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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이라는 말을 듣고 무엇이 떠오르려나?
 학교를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이나? 아니면 성인과 같은 청렴한 인물 같은? 변화구로 원래 불량아인 것을 숨기고있다, 란 것도 있을 법하지
 나는, 그래……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싫은 존재」려나
 딱히 이건, 이몸 요하네(지상에서의 임시적인 이름으론 츠시마 요시코)가 타천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싫어하는 건 아냐. 그건 좀 더, 다른──
「요시코 씨, 서있지 말고 의자에 앉으시는게?」
「아, 으, 응……」
 눈앞에 떡하니 앉아있는 여성이 한 말을 주뼛주뼛 따른다. 이 방, 학생회실에 들어온 이상, 온몸을 감싸는 긴장은 의자에 몸을 맡긴다 한들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의자 자체는 지극히 평범한 파이프 의자인데 이상하게 불편한 기분이 스멀스멀 몸을 타고 올라와 나는 마음속으로 저주의 말을 내뱉고 있었다.
(루비……네 언니가 있다니 그런 건 못 들었다고!)
──어떻게 해서든 요시코쨩이 도와줬으면 하는 게 있어, 부탁할게!
 그렇게 간절히 부탁해온 건 나와 같은 1학년인 쿠로사와 루비. 내가 여기 우라노호시 여학원에 입학하고 사귄 친구로, 평소엔 소심하게 누군가의 등에 숨어있는 듯한 허약한 성격인데, 이 때 만큼은 결코 굽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정을 내비쳤었다.
 나는 아무래도 루비의「부탁할게」에 약한 부분이 있는 건지, 이번에도 이렇게 도움을 청하니 서툰 학생회실까지 찾아온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어차피 금방 끝날 심부름일 거야. 라며 별거 아닌 일을 할 거라고 어슬렁 어슬렁 찾아간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루비가 아닌, 언니인 쿠로사와 다이아였었다, 라는 일이다
「루, 루비가 불러서 온건데, 몰라?」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굉장히 대하기 어려운 학생회장 님께 그렇게 물어보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루비에게 부탁해서 데려와달라고 했습니다, 요시코 씨.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녜에?」
 무심코 이상한 소리를 내버린 나를 넘기고 「그러니, 루비를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이어가는 학생회장.
 그렇지만 내 머릿속은 루비가 어쩌고말고를 생각할 여유따윈 없이, 가벼운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다.
 쿠로사와 다이아. 용자단려, 미목수려, 재색겸비 있는 그대로의 재주많은 여인으로, 우라노호시 여학원 3학년이며 학생회장을 맡고있다.
 엄격하게, 또 상냥하게, 를 모토로 한 그녀의 학생들을 접하는 방식은 지지도 두텁고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고있다. 들은 이야기로는 다른 학교에도 팬이있다든가 뭐라든가. 물론 그건, 그녀가 1학년 때 스쿨아이돌을 했던 것도 영향이 있는 거 같긴 하지만
 그런 그녀는 일단 스쿨아이돌을 그만뒀지만, 2년의 침묵을 거친후 지금은 다시 동료들과 함께 무대위에서 반짝이고 있다. 그리고 그 인연속에 무슨 인과인지 나도 있긴한데
 같은 스쿨아이돌 부의 동료이며, 학교의 선배인……데,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싫은「학생회장」이었다.
 그런 그녀가 나한테 이야기? 그것도 직접?
 나 스스로 즐거워지면 그만 신바람을 타버리기 쉬운 성격이라 자부하지만, 눈에 띄는 문제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입학했을 때쯤 등교거부를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걸로 선생님한테 호출된다면 모를까 학생회장에게 불릴 이유는 없다.
 몇번이나 머리를 쥐어짜도 짐작가는게 없다 고로, 그렇게 됐으니. 지금 취할 행동은 단 하나. 그래, 줄행랑──
「요시코 씨, 당신의 지옥 사투리에 대해선데……」
「지옥 사투리가 아냐!」
 이쪽이 도망치기도 전에 던진 말에 나도 모르게 반응해버렸다, 아차-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후. 대답을 해버린 이상, 도망갈 수도 없게 돼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빨리 듣고 빠르게 이 자리를 벗어난다는 마음으로, 나는 결심했다.
 좋아, 들어주겠다 그거야. 천계에서 타천한 타천사 요하네에게 무서운 것 따위 아무것도 없으니까!
 한쪽 다리를 다른쪽 허벅지에 올리며, 팔짱을 끼고「뭐든 상대하겠어」란 듯이 전투태세를 취한 나에게 돌아온 말은, 또 다시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우선, 저번에 무례를 사죄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가벼이 생각한 것, 정말로 면목없다고 생각합니다……죄송합니다」
「헤?」
 사과? 학생회장 쿠로사와 다이아가, 나한테? 어째서? 너무 놀란 나머지 얼빠진 소리를 내버린 나에게, 눈 앞에 강직한 사람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요시코 씨의 지옥 사투리나 자신을 타천사라 자칭하는 행동들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루비에게 들었습니다. 그 배경에 복잡한 생각들이 있다는 것도. 그런 것도 모르고, 저는 경솔하게 「파렴치」란 말로 일축해버리고 말았어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정직한 다이아의 말에, 나는 드디어 짐작가는 부분이 생겼다.
 그건 확실히, 내가 아직 스쿨아이돌 부에 임시입부 단계일때, 대중의 주목도가 제자리인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타천사의 의복 요소를 도입하는게 어떨가 한, 인터넷 사이트에 업로드 된 영상을 보고 다이아가「이런 건 파렴치하다고 하는 겁니다!」라고 분노를 내뿜던 것이 기억난다.
 뭣보다 그건, 사랑해 마지않는 소중한 여동생 루비에게 노출이 많은 복장을 입힌 일에 대한 분노였던거 같고, 나 스스로도「이 학생회장 역시 남들이랑 똑같구나」정도로만 생각해서, 딱히 신경쓰지도 않았고……
「자, 잠깐, 고개 들어! 요하네는 딱히 신경쓰지 않으니까!」
 너무 올곧고 바보같이 정직한 이 학생회장에게, 나는 끼고 있던 팔을 풀어 눈앞에서 크게 휘적였다.
「하지만, 요시코 씨는 어딘가 저를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단말이죠. 그게 분노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하시면, 도대체 왜──」
 숙였던 고개를 들며 그렇게 말한 다이아는 정말로 곤란하다는 듯 눈썹이 내려가 있었다.
 그 모습은 딱딱한 학생회장의 무언가가 아닌, 몇 시간이 걸려도 못푸는 퀴즈 문제에 골머리를 썩히는 그 나이대의 소녀 같아, 무심코 나는 깜짝놀랐다.
「저, 요시코 씨에 대해 좀 더 알고싶어요. 앞으로 함께 할 동료로서, 또 친구로서」
 어딘가 다급해진 듯한 그 모습에서, 그녀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당장이라고 울 것 같지만 강한 의지가 깃든 눈동자를 나는 알고있다. 다름 아닌, 그녀의 여동생인 루비. 둘 다 같은 비취색의 눈동자를 가진 이 자매는, 평소에는 정반대의 성격처럼 보이지만, 이럴 때는 아 역시 가족이 맞구나 하고 느낀다. 그래, 내가 도무지 거역할 수 없는 강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는 걸, 말해주세요. 당신에게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요시코 씨」
 지그시 곧게 꿰뚫려, 마침내 나는 항복했다. 아아 진짜, 기브업이야, 기브업
「알았어, 알았다고, 말할테니까!」
 그러니까 이 이상, 그 아름다운 빛으로 요하네를 꿰뚫지 마
 양손을 올리며 항복의 뜻을 나타내자, 드디어 다이아는 안도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쪽에 향했던 비취색의 눈동자를 일단 거둬갔다
 그 모습에 나도 후우 한숨을 내쉬곤 재밌는 얘기는 아니니까? 라며 전재를 깔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루비한테 어디까지 들었는진 모르겠지만, 나 말이야, 예전부터 항상 운이 안 좋았어. 외출이나 할까? 하는 순간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는 건 흔히있는 일이고, 뽑기류는 당첨된 일이 없고, 강풍에 우산이 날라가, 쫓아간 끝에 도랑에 발이 빠지거나, 이외에도──뭐, 어쨌든 운이 나빠」
 거기까지만 말하고 일단 말을 끊으며 다이아를 응시한다. 그 표정은 진지했고 이쪽의 정보를 조금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듯 보였다.
「거기서 난 생각한 거야. 이렇게나 운이 나쁜 이유는 분명 하늘이 이 나의 무언가를 질투하는 거라고, 아아 그래서 나는 이렇게나 운이 없구나. 슬프고 애처로운 타천사구나……하고」
 내가 생각한 거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신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이아는, 내가 하는 말에 적어도 혐오감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서류작업을 하던 손을 멈추고, 가만히 이쪽에 집중해주고 있다. 그것에 만족감을 느끼며, 나는 이어간다.
「그리고 나는 타천사 요하네가 된거야. 하지만, 그걸 받아 주는 사람은 반에 한명도 없었어. 당연해, 타천사는 그토록 고독한 존재인 걸. 외롭지는 않았어.……하지만 말야, 아주 조금, 마가 꼈어」
 말을 하다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묵은 상처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들키지 않도록, 어깨를 움츠리고 괜히 장난스럽게 굴었다. 여전히, 다이아의 시선은 똑바르게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복도를 걷고 있던 내 눈에 밟힌 건『고민상담 상자』라고 쓰여진 간소한 정육면체였어. 학생회실 앞에 놓여 있던 그것에「친구에게 자신을 이해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쓴 쪽지를 넣은 것도 정말 순간의 변덕이었어. 그런데, 뜻밖에도 반응을 해준 사람이 있던거야」
 허리까지 닿는 긴 검은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온화한 미소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딱봐도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은, 한살위에 선배였다. 학생회에 소속되어 있었고, 차기 학생회장으로 주목도 받고있었던 거 같았지.
 그 선배는 나를 독실로 불러내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지
「츠시마 양의 고민을 해결할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거야」라고. 나는 그 말을 믿었어. 아, 이 사람에게 털어놓길 잘했다고. 근데 말야, 역시 현실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질 않는 거지.
 어느 날의 일이었지. 무의식적으로 학생회실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고 있던 내 귀에 마침 복도 모퉁이에서 그 다정한 목소리가 튀어나왔어. 거기서 내 성이 그 사람 입에서 나오더라고, 뭔가 부끄러워져서 숨어버렸지만, 이어서 들려온 내용은 귀를 의심하는 내용이었지
──점수 따는 것도 쉽지가 않아
 라고
 1학년에 이상한 학생이 있어서, 주변에선 어떻게 대할지 몰라 피하기만하더라. 그런 학생을 무사히 갱생시킬수 있다면, 그 공로자인 자기 자신의 차기 학생회장 입지는 견고해 질거라고. 심복인 듯한 다른 학생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어.
──애초에, 타천사가 뭔데 바보같아.
 그때까진, 귀에 들어오는 내용을 뇌가 이해하길 거부했지만,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내 안에 뭔가가 터지는 듯했어
 어딜 어떻게 지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학교 지정 실내화를 신은 채로, 내 방에서 무릎을 감싸안고 있었어
 엄마는 굉장히 걱정을 했지만, 나는 아무말도 안했어. 말할수 있을리가 없지. 멋대로 혼자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겼다고 들뜨고 고조되서, 출세길에 밑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의심조차 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바보멍청이야
「뭐, 그런 이유로, 학생회장이라는 존재 자체가 싫어진 거야. 그러니까 다이아가 뭐 그렇다 하는게 아니야──」
 우직.
 둔탁한 소리가 내 말을 가로 막았다.
 소리가 난 쪽을 보자, 다이아의 손 안에 있던 연필이 쥐고 있던 부분을 지점으로 두 동강이 나 있었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아직 8할도 쓰지 못한 불쌍한 연필은 역할을 끝냈다.
「……정말로, 바보네요」
「그치? 뭐, 아직 나도 미숙했었다고 할까──」
「요시코 씨는 바보가 아니에요!」
 학생회실의 벽을 뒤흔드는 듯한 고함이 울려 퍼지다.
 무심코 그 성량에 놀라 눈이 버쩍 뜨인 이쪽은 신경 안 쓰고, 다이아는 빠르게 
「바보는 그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학생회장이 되고 싶다면 인심장악을 위해 무고한 타인을 이용하는 일 같은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하물며 신뢰를 준 요시코 씨의 기분을 짓밟은 행위……용서 못해요!」
 계속 상냥했던 비취색의 눈동자는 이젠 분노에 불타고 있다. 이 사라은 진심으로 화내고 있다. 나를 위해.
「요시코 씨, 그 사람의 이름과 주소는 아시나요? 지금부터 제가 찾아가서 설교를 해드리겠습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인지, 이 쿠로사와 다이아가 직접 지도해──」
「자, 잠깐 다이아, 스톱! 스-톱! 침착하라고!」
 말 그대로, 진짜 그냥 문을 박차고 뛰쳐 나갈것만 같은 기세의 다이아에게 매달려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지만, 되려 이쪽을 질질끌고 계속 나아가려하자, 내가 두 발로 그 자리에 버텨 겨우 기세가 줄어들었다.
「제가 요시코 씨랑 같은 중학교를 다녔으면……그럼, 당신이 이런 표정을 지을 일도 없었을텐데……!」
 뛰쳐가려는 다이아의 등에 매달렸기 때문에, 그녀의 표정은 이쪽에서 알수는 없지만, 그 손은 강하게 쥐고, 몸은 작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마치, 속에서 솟구치는 분노의 불길과 싸우는 것처럼
「다, 다이아가 그렇게까지 화낼거 없잖아. 나같은 걸 위해……」
「아까도 말했지만, 저에게 있어서 당신은 이미 동료이자 친구입니다.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요, 저 나름대로 당신을 보고 있어요. 확실히 요시코 씨의 말은 조금 개성적이긴 하지만, 장소의 분위기를 헤아려 스스로를 광대로 만드는 능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를 가진 멋진 여성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그런 당신이 바보일리 없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다이아는 약삭빠르게 몸을 빙글 돌려, 딱 나와 밀착하면서 마주보는 모습이 되어 말했다
「요시코 씨, 저는 당신이 참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아는 정말로 요하네의 이야기를 듣고있었을까. 타천사인 이 요하네를 붙잡아, 달리 할 말도 있을 텐데 「상냥해」라니. 진짜, 학생회장은 역시 질색이라니까 난. 이상한 사람만 잔뜩이야. 정말로……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요하네라고」
 눈동자 깊은 곳에서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눈물 때문에, 나는 그 말을 입에 담는 것이 고작이었다.
「……후후, 드디어 저에게도 말해줬군요, 그 말」
 마치 착한 일을 한 아이를 칭찬하는 어머니처럼 다정하고 따뜻한 그 목소리에 휩싸이면서, 나는 엉엉 소리를 지르며 계속 울었다.

◇◆◇◆◇◆◇◆◇◆

「조금은 진정되셨나요? 요시코 씨」
「……그러니까, 요하네라고」
「후후, 그랬었죠, 죄송합니다」
 한바탕 울고 난 후, 나는 다이아에 딱 달라붙어 학생회실의 파이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같은 의자일 텐데, 이상하게도 조금 전까지의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좀 더 이렇게 있고 싶은 느낌마저 드니 신기하네.
「꼭 언젠가 다이아가 나를 요하네라고 부르게 할테니까」
「어머, 그건 기대하고있죠」
 떼쓰는 아이처럼 일부러 입을 삐죽거리며 그렇게 말해도, 다이아는 뭐가 웃긴지 키득키득 이쪽을 보고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저기, 다이아」
「왜요? 요시코 씨」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질색하던 다이아의 이름만 불러도 뭔가 근질근질하고 좋아서, 요하네라고 불러주지 않는게 답답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해서. 내 안의 가치관이 한꺼번에 뒤집혀 버린 것 같은 감각이지만 불쾌하지는 않았다.
「이번 신곡, 우리들만에 안무 생각해보지 않을래?」
「뭐, 그것도 재밌을거 같군요」
「그치! 저기 말야, 전부터 해보고 싶은 게 있었어──」
「과연, 저와 요시코 씨라면 키도 비슷할거고 확실히 화면이 돋보일거 같아요──」
 우연히 떠오른 제안에 다이아가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 너무 기뻤고
 우리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안무는 정말 다음 곡에 채택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완벽하게 완성하기 위해 꽤나 고생하게 되지만──그건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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