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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ー……다이아、선배」

「……왜 그러죠、요시코씨」

「요하네!」

「정말이지……또 그런 말이나 하시고。혼자 그러시는건 상관없지만、루비한테 이상한 영향은 끼치지 마시라고요?」

「너무해!」


 내 앞에서 한숨을 쉬는 그녀는、내 친구의、언니。두 살 연상의、다이아 선배。
 ……나의、애인。


 어째서、좋아하게 된걸까。애초에、거기서 부터 모르겠다。


 루비나 즈라마루랑 함께 노는 중에、쿠로사와 집의 실례하는 일도 많아졌고。연습중에도 마주치는데、놀러가서도 마주치다보니……점전、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이상한 말이지만、이게 가장 딱 맞는다고 생각해。
 나도 모르게 끌리고、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졌다。


 그녀의 장점을 꼽으라면、끝이없다。용모단정、학생회장、유서 깊은 집안의 아가씨。그런 모두가 아는 부분도 있지만、언니 처럼 모두를 지켜봐주는 부분이나、그런 주제 실은 어린애 같은부분까지、전부가 매력이다。
 인간은、누구나 단점이 있다。그건 알고있다。……하지만、나한텐 그게 보이지 않는다。분면 난、지금 장님이 된걸지도 모른다。사랑은 장님、이라는 누가 말했는지 모를 명언이、머리에 스친다。
 그녀의 모든 것이 좋아서、본래 단점이라고 할 만한 것까지、사랑스럽게 느낀다。
 그러다 보니、좋아해라는 마음이 참을 수 없을만큼 솟구쳐서、멈추지 않게 됐다。


 하지만、나란 사람。마음을 전하는 걸、좀 처럼 할 수 가 없어서。
 스스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상당한 겁쟁이라고 자부한다。
 키스하고 싶어、라던가、만지고 싶어、같은、음흉한 마음이 흘러 넘치는 주제、좋아한다는 한 마디를 전하는 것 조차、할 수 없다。
 게다가、좋아한다는 마음을 숨기지도 못할 정도로 서투른 나는、정신 차려보니 다른 멤버 전원에게 짝사랑을 들킨후였다。
 그렇다고 할까、눈치 못챈게 본인뿐이라니、어떤 의미에선 목이 졸리는 것 같은、그런 감각。
 심지어 즈라마루한테 까지「요시코쨩은 정말로 서투르구먼유~」라는 말을 들었을 땐、내 안에서 프라이드 같은 무언가가 쨍그랑하고 깨졌다。


 길티키스끼리 모이면 주로 마리가「빨리 허그허고 키스해서 홈런이야!」같이 잘 모르겠는 말을 하고、1학년끼리 점심을 먹고 있으면 루비가「저기、언니는 녹차 푸딩을 특히 좋아해……그러니까、사주면 기뻐할지도!」같이 신경도 써주고。
 솔직히、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까지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

 

* * * * * *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마리랑 카난 선배 요우쨩의 주도로、왕게임을 멤버 전원이서 하게 되었다。
 훗날 다시 생각해보면、그건 셋이서 한패로 짠 판임이 분명하다。게임 중반、요우쨩이 왕이되자「4번이 5번한테 사랑의 고백!」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고。그 때 4 번을 들고 있던건 나、5 번은 물론、다이아 선배。
 주변에서「빨리 고백해!」라며 아우성을 질렀고、결국 그 기세에 밀려、진심어린 고백을 하고 말았다。
 그 때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리곤、눈물이 맺힌채로 도망갔다。나는 그녀를 쫓아가 잡아서、숨을 헐떡이며「대답은?」이라고 물었고。
 다이아 선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무익한 사람이지만、잘부탁드립니다」라며 시집가는 아가씨처럼 대답했다、그 후 내 얼굴이 불을 뿜어낸건 두 말 할 것도 없다。


 그녀를 대리고 부실에 돌아오자 그곳엔 아무도 없었고、화이트 보드에 녹색 마커로「다이아를 잘 부탁해」보라색 마커로「Fall in love…yes!!」하늘색 마커로「사랑의 바다로 전속전진 요ー소로ー!」같은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그때 내가 지른 소리를、문자로 표현면 도대체 어떤걸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그 내 비명과도 같은 그 소리는、승강구에 있던 모두에게도 들렸다는 것 같다。

 

* * * * * *

 

 이리하여 우리는 교제를 시작하여 연인、이라는 사이가 됐지만……그렇다고해서、뭐하나 나아가질 않았다。
 데이트、뭐 데이트라고 할만 한진 모르겠지만、딱히 친구끼리 놀러갔을 때랑 똑같고。
 미토 씨 파라다이스는 몇번이나 갔고、심해수족관은 초등학생때도 중학생때도 소풍으로 갔었다。아와시마 마린 파크를 가자니、어딘가의 아와시마 조가 냄새를 맡고 미행할게 뻔하고。
 사실、이렇게나 데이트 장소가 없는게 시골의 나쁜점。버스를 타고 후지의 쇼핑몰에 가서、쇼핑을하고 밥을 먹다……루비랑 즈라마루를 만나、심장이 터질뻔하다가 끝났다。참고로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가면、같은 영화를 같은 시간에 보러온 2학년 조가 보러오고。


 벌써 사귄지 3개월은 되가는데、실은 키스조차 해보질 못했다。딥 같은 것은 물론 못했고、그냥 터치같은 가벼운것 조차도、아직。최근 겨우겨우、집안에서 손을 잡을 수 있게 된 정도。


 예의 바른 요조숙녀같은 아가씨도、물론 겁쟁이。
 우리는 어느쪽도 적극적이 되지 못했고、그저 함께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물론、함께있는 것이 지루 한 건 아니다。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기쁘고、억지로라도 키스하고 싶다、라는 것도 아니다。이 현상에、불만이 있다고 하기엔 조금 다르다。
 그저、키스를 하고 싶나 안하고 싶나、라는 질문에、답으로「하고싶다」일뿐。
 불만은 없다。그저、욕심이 있을뿐。
 할 수 있으면、키스를 하고싶다。피부를 쓰다듬고 싶다。좀 더 좀 더、여러가지 얼굴을 알고싶다。
 어린 마음에 그저 기세로 진행시키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실제로、고백도 그러했다。
 그래도、난 첫사랑이긴 하지만、기세로 모든것을 진행하고싶진 않다。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앞으로 좋아하게 될 사람은、평생 이 사람 뿐이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이제부터 신중하게……보물을 다루듯、소중히 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까、나아가질 못하는 건가。

 

* * * * * *

 

「아직 키스도 안했어!?」
「시끄러워! 이쪽도 계획이란게 있는거라고!」


 오늘은 학교가 쉬는 날 이여서、유닛 별로 신곡 회의를 하기로 했다。나는 마리의 집、즉 호텔 오하라에 있다、놀란 나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그녀의 집。


「계획같은건 처음엔 필요없다고! 키스하고 혀를 싶게 넣은다음 just go in bed 야!」
「너무 빠르잖아!」
「두 사람다 진정해……」
「리리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런짓 했다간 주먹이 날라온다고!」
「리코도 스피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두 사람다 어느쪽도 안틀렸으니까。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는 걸로、되지 않을까……」
「noー! 난 시간 끌면 때릴거야!」
「마리 선배는、키스까지 어느 정도 걸렸어?」
「고백하고 나서 2초。대답은 듣지 않았어」
「이상하잖아!?」
「처음 혀를 넣은건?」
「키스하고 5초후」
「하프 무셔!」
「……처음 한건?」
「딥 키스에서 2분정도 지나고 스타트 했을걸」
「이상해……마리 이상해……」
「아니、그건 카난 선배도 꽤나……」
「나랑 카난은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걸。……근데、리코도 키스정도 금방 했을거아냐?」


 이야기를 들을 수록 다가슴이 두근두근하고、얼굴이 뜨거워 졌다。이야기의 바톤을 이어받은 리리는、으음、하며 턱에 손을 올리고 기억을 더듬는다。


「치카쨩과는 꽤 빨랐을 거야。요우쨩과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너희들의 연애는 너무 고차원적이라고!」
「아ー、확실히 치카는 빠를 것 같지만、요우는 좋아하는 아이 앞에선 헤타레가 되니까~」
「평범하게 이야기 진행시키지마!」


 이젠 싫어。하프나 도시 아이 사이에 끼는 것도、힘들어。외국도 도쿄도 무서워。


「딥 한건?」
「치카쨩과는 역시 빨랐지。키스하고、다음에 만났을때 했지。요우쨩과는……첫 키스후 2 주정도 지나고 나서 일까。이쪽에서 꼬셔서、그렇게 각오를 다졌단 느낌」
「요우는 귀엽네~」
「근데、끝가지 간건 동시에 였으니까……요우쨩이랑 첫 키스 하고 한달정도?」
「뭐 그런거지ー」
「그런게 뭔데!」


 빨리 돌아가고 싶다。……정말이지、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탓에 왠지……이상한 기분이 들잖아……!


「아ー아。요시코도 참、이상한거 생각하는 구나~。이래서야 이젠、신곡 회의 못 하겠네」
「그러게。신곡 회의보다 중요한게、생긴 것 같은데」
「잠ㄲ!?」
「그게、전하고 싶은게 생긴 거지? 알기 쉽네~」
「카난쨩이랑 요우쨩 요시코쨩은、엄청 알기 쉬우니까」
「……~읏!」
「빨리 다녀오는게 어때? 다이아라면、카난네 집이니까」
「아제리아는 카난 선배네 집에서 회의 중이야。참고로、샤론은 치카쨩네 집。……쿠로사와 가에는、아무도 없네」
「으읏、리리!」
「나는 들은걸 전한 것 뿐이야? 욧쨩、빨리 다녀와」


 마리는 싱긍벙글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있고……아아 정말、너희들 때문이니까!


 ……하지만、나도 확실히 전하고 싶은게 있어。
 키스를 하고 싶다든가 안 하고 싶다는、그런게 아니라、절대로、전해야 하는게 있어。겁쟁이인 나와、겁쟁이인 너。그렇기에、좀 처럼 말 할 수 없었던、중요한게。


「내일! 회의、한 번 더 하자!」
「나는 찬성。리코는?」
「물론、찬성」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마리의 방에서 뛰쳐 나왔다。

 

* * * * * * 

 

「찾았ー다!」
「엣、요시코씨!?」


 카난 선베네 다이빙 샵에가니、마침 테라스에 세 사람이 있었다。내가 소리를 지르자、모두들 놀란듯 일어섰다。


「어ー? 어떻게 된거야、길티키스는?」
「요시코쨩、혹시 방해하러 온거에유?」
「아니야! ……아니、맞을지도。저、그쪽의 다이아 선배、좀 빌려 주시겠습니까!」
「무、무슨 소릴하는 겁니까!?」
「아ー、그래그래。내일 정도까진 빌려줄게」
「빌려만주는거에유?」


 계속 마이 페이스인 두 사람에게「잠깐!」이라며 화를 낸 그녀지만、뭔가 포기한 듯이 나를 흘깃 쳐다본다。


「죄송합니다、회의는 내일 이어서 라는걸로」
「괜찮아~。마루、간식먹자ー」
「먹을래유~!」


 왠지 다이아 선배의 관자놀이 부분에 빠직 한 것 같지만、그건 깊게 묻지 말자。

 

 우리들은 연락선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와、그녀의 집으로 향했다。이건 절대 이상한 속샘이있는게 아니라、단순하게 우리집보가 가까우니까 간거다。


「……그래서、설명 해주실 거죠?」


 거실에서 팔장을 끼고 조금 화를 내는 그녀에게、우선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그래도、어떻게 해서든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하고 싶은 말? ……혹시、마리 씨나 리코 씨에게 무슨 바람이라도 든건가요?」
「아니、그런게 아닌……게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그래도、그런건 아니니까!」
「하아……、알겠습니다。그래서 무슨 말이죠」


 나는 정좌를 하고、허리도 꼿꼿하게 핀후、정면에서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 본다。아아、큰일이다、긴장돼。


「그、저기……。나、딱히 내 기분을 전하는걸、잘하지도 못하고……」
「잘 알고있습니다」
「그렇죠ー……」


 뿌끄러워。또 얼굴에서 불날 것 같아。에잇、여기까지 왔는데、이 후는 될대로 되라지。후회따위、나중에 얼마든지 해주겠어!


「그、그래서! ……그、우리들、연인、이잖아요」
「그렇죠」
「그런데……연인 다운 걸、별로 하질 안았구나、하고」
「……그렇、죠」
「자、잠깐 얼굴 붉히지마!」
「요시코 씨가 이상한 말을 하시니까 그런거 잖아요!?」
「그러니까 요하네!」


 앗、아니아니。말하고 싶은건、이런게 아니야。힘내라、나。핵심을、제대로 전하는 거야。


「나……다이아 선배랑、키스、같은게、하고싶、다고……생각했었는데」
「키、키스……」
「아、근데 끝까지 들어!」
「네、넵」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고、폭발하기 직전이였다。하지만、안돼。이제부터가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정신차리자、나。여기서 부턴 마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스스로의 힘으로!


「난、너를 아주 좋아햇。그래서、나만 아는 너를 잔뜩 늘리고 싶고、좀 더 알고싶어서……그래서、키스도 하고싶어。음흉한 생각은 없어、라고 말하면、거짓말이지만。그래도、가장 큰 이유는、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거야! 키스가 싫으면 안할거고、딱히 바라지도 않을거야。근데、나는 너가 좋아、사랑해。그 결과、나는 키스가 하고 싶어。……이상、입니다」


 말해버렸다。어쩌지、저쪽의 얼굴을 못 보겠어。고개를 못 들겠어。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화났나、아니면 질렸나?


「……요시코씨」


 이름을 불려도、움직이지 않는다。고개를 숙인채、무릎 위에 꽉 쥔 주먹 만을 바라본다。이 상태에서、일시정지 된 것만 같은 나。


「요시코씨。요시코씨、요시코씨。요ー시ー코ー씨ー」
「그러니까 요하네얏! ……아」
「겨우、이쪽을 봐주시는 군요」


 망했다。그만 하계의 이름을 연속해서 불리니까 나도 모르게、고개를 들어버렸다。


「……앗、뭐야 그 얼굴」
「뭐야、라고 말씀하셔도。제 얼굴인데요」


 그녀의 얼굴은……한마디로 말하자면、아름다웠다。
 눈꼬리를 내리고、상냥한 얼굴로。하지만 뺨은 살짝 물들어있었고、그게 마치 볼터치를 한 것 처럼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완만한 호를 그리고 있던 입술은、숨이 멎을듯 반들반들 했다。
 ……역시、좋아해。나는 누가 뭐래도、그녀가 너무 좋다。


「요시코씨。……당신의 마음、잘 받았습니다。무척、기뻐요」
「아、아니……」
「전、말이죠。……그、지금까지 교제라든가、해본 적이 없어서。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어떤식으로 전해야 하는 걸까、몰랐어요。……가장 가까이 있는 커플이、그 모양이라」
「뭐……그런 애들이알 계속 있으면、그치」
「그래서、잘알지 못해 요시코 씨를 괴롭게 했다면、죄송합니다。……저도、당신을 사랑해요。그러니까、키스、도……하고、싶어요。그걸로 이 기분을 전할 수 있다면、해도、좋아요」
「저、정말!?」
「예。……저희들、서로 낯선 것 투성이고、분명 앞으로도 힘들 텐데、늦은걸지도 모르지만……함께해、주시겠습니까?」
「……읏、무、물론! 나야 말로、제대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힘 낼 테니까……그러니까、계속、함께해、주세요」
「네、기꺼이」


 고개를 갸웃하고 미소 짓는 그녀가、정말로 아름다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것이、너무 당연하다고 느겼다。
 이렇게 예쁘고 멋진 사람에게……사랑에 빠지지 않을、이유가 없다。


 우리는 책상에 손을 얹고 다가가……서로의 마음을、입술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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