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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절부절

안절부절

오늘은、다이아 선배네 집에 가는 날
출발하기 좋은 시간까진、아직 조금의 여유가 있다
……고、공부하러 가는 것 뿐이니까!

분명 그런데……
밤에 전혀 잠이 안와서
아침、5시라는 평소라면 절대로 자고 있을 시간에 깨버렸다.

이미 깨버렸고、모처럼이니 입고 갈 옷이나 고를까
……라곤 해도、결국 늘 입는 사복으로 결정
목과 배부분에 리본으로 장식된、반소매의 고스로리 옷
어깨 부분은 흰색 원단으로、전체적으론 검붉은 색으로 통일돼있다
스커트 부분도、프릴로 돼있어서、맘에 든다.
그리고、화장도 조금 하자
……공부하러 가는 것 뿐이니까!

……생각해보니、여름방학도 거의 끝났다
공부회도、앞으로 1、2번 정도려나

여름방학이 끝나면、어떻게 되는 거지
신경쓰지 말라고는 하지만、다이아 선배네 3학년은 수험공부도 있고
특히、다이아 선배는 명가의 아가씨니、실패는 용납 안 될 거야
다이아 선배는、역시 언니 기질이라고 할까、돌보기를 너무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제대로、확인하고 싶어

이런 생각을 하는 시점에서、나는 받아들여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요점은、두렵다. 다이아 선배와의 접전이 없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슬슬、갈까……。」

침대에서 일어나、나는 방을 나선다

「엄마、다녀 올게요ーー!」

 

얘기는 자주 듣지만、생각이상으로 굉장한 집이다
이런 대문이 있는 집、처음 봤어
게다가、넓은 정원에、고풍스런 전통 가옥
집으로 눈을 돌리면、또 널찍한 복도가 비친다
복도조차 넓다니 이게 뭐야……。

다이아 선배나 루비와 친분이 없었다면、황공해 몸둘바를 모를거야
평소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을 지나치면서、나는 현관에 도착했다

남의 집에 들어가는 순간은、상대가 아무리 친해도 왠지 긴장되지
나、나만 그런 거 아니지……!?

 띵동

「안녕하세ー。」

 드르륵

「요시코 씨、어서오세요 저희 집에. 부디 들어오세요」
「시、실례합니다……。」

놀랄 정도로 바로、다이아 선배가 집밖으로 나왔다

안으로 발을 옮기니、목조의 독특한 향과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어우러져、그리운 기분이 든다.
두리번두리번 실내를 살펴보고 싶은 욕구를 억누른다

「우선、제 방으로 가시죠」
「으、응」

다이아 선배의 방……어떤 느낌일까……。
기、긴장 돼……。
나는、앞을 걷는 다이아 선배의 머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

「여깁니다. 사양말고、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다이아 선배에게 불려、발을 내딛는다
집의 크기에 비례해、그렇게 크진 않다
정면에 큰 유리창이 보이고、베란다가 있다
유리창에는 약간 붉은 커튼、안쪽에 하얀 꽃무늬 레이스가 달려있다
오른쪽에는 침대、분홍색 이불과 베개가 올려져있다
작은 쿠션도 함께
그 맞은 편엔 책상이있고 …… 3학년 조의 사진이 장식되있다
그리고、어째선지 중앙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바닥은 다다미로、은은한 온기가 느껴진다

심플함 속에、소극적이지만 세련된 장식들이 걸쳐져있다

……그런데、한 가지 신경쓰이는게 있다
신경을 안쓰려해도、눈에 들어오는 그 존재감
벽에、
『一意専心(일의전심)』

라고、이상하리만큼 달필로 적힌 족자가 걸려있다
아래 쪽에、쿠로사와 다이아、이것 또한 달인 처럼 아름답게 이름이 쓰여있다

그러고 보니、학생회실에서 본 스쿨아이돌 부 활동 신청서도 이런 느낌의 글자로「요하네」가「요시코」로 고쳐져있었던 걸 기억해낸다


「……저기、요시코 씨?」
「에!……아、아어、왜?」
「너무 빤히 쳐다보시면、부끄러워요……。」
「아!미、미안해……。」

바로 전에、주변을 너무 보지말자고 다짐했는데……。
근데、다이아 선배의 방인 걸……。

「마실만한 걸、가져오겠습니다. 편히 있어주세요」
「알았어」

그렇게 말하곤、다이아 선배가 방을 나선다
테이블 앞에 앉고
너무 주변을 보지않기 위해、아래를 보고 눈을 감는다
그러자、이번엔 다이아 선배의 방 향기에 의식이 쏠리기 시작한다
조금 달콤하고、어른스러운 다이아 선배의 향을 느낀다
눈을 감고 있어서 인가. 전신을、다이아 선배가 감싸고 있는 것 같은 착각
……큰일이다 큰일、다이아 선배、빨리 돌아와 줘!

 철컥
앗!
문이 열리는 소리

「기다리셨죠」

다이아 선배가、쟁반에서 차를 나에게 건네 줬다

「보리차로 괜찮을까요?」
「응!고마워!」

나는、보리차를 받고、절반 정도 마신다

「……후우」
「후후……그렇게 목이 마르셨던 거에요?」
「마、맞아!요하네의 목을 축인 것을 칭찬해주지!」

그렇게 말하면 앞을 보니、다이아 선배가 맞은 편에 앉아 팔꿈치를 괴고、해맑게 웃고 있었다。
다이아 선배를 잘 보니、짙은 청색을 기조로 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목 부근엔、붉은 리본이 어우러져 있었다
지금까지、긴장해서 전혀 보질 못했다
처음 보는 옷이다.
옷 자체는 어린 인상을 주지만、다이아 선배가 입으니 어른스러운 아가씨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요시코 씨는、저희 집에 오는 건 두 번째 였나요」
「그렇지. Aqours가 9명 모이기 전이니까、꽤나 전이네」

분명、카난 선배랑 마리 선배의 사정을 듣기 위해 왔었지
그건 그렇고、시간이 참 빠르네

「그때도 느꼈지만、정말 큰 집이야」
「그렇네요. 아마、마리 씨의 호텔 다음으로 큰 것이 아닐까요」
「마리의 집、이라고 할까 호텔은 별개로、이 근처에서 가장 크단 거네
조금 부러운데」

이만큼 크면、마음껏 의식 같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그렇지도 않아요. 목조 때문인지、겨울 때는、외풍이 굉장해요」
「그건 안 좋네……。우치우라는 누마즈보다 추울 것 같고」
「저는、요시코 씨네 집 같은 아파트에서도 살아보고 싶어요」
「그래?……그、그럼 다음에 자러 오는거 어때. 요하네의 의식에 끼워줄게!」
「의식은 좀 사양하고 싶지만……숙박은 나쁠 것 같진 않군요」
「정말!?그럼、나중에 일정 맞추자!」
「알았습니다」

기뻐서、조금 몸을 앞으로 내밀고 말았다
다이아 선배、빈말은 아니지?
없던 일이 되지 않도록 해야……。
나중에 다시 얘기를 꺼낼 용기가 있을진 모르겠지만、우선은 슬슬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자

「그런데、오늘은 뭘 하는 거야?」
「……그렇군요. 슬슬 시작해볼까요. 오늘은……。」
「오늘은?」
「습자에요」
「……에?」
「습자입니다」

……생뚱맞은 것도 정도가 있지
하지만、잘 못 들은 건 아닌 모양이다

「……습자?5과목 같은게 아니라、습자?」
「지금의 요시코 씨는、5과목에 대해선 상당한 실력이 있습니다」
「그런가」
「예、틀림 없습니다」

「후후훗 이 요하네의 두뇌에는 불가능은 없군!」
「제 교육방법이 좋아서 그런거죠」

나랑 다이아 선배、동시에 입을 열었다

「「에?」」

결국、나랑 다이아 선배의 말이 겹친다

「요시코 씨?」

다이아 선배가、갑자기 미소를 짓는다
……분위기는 전혀 웃질 않는다

「아……」
「누구 덕분 일까?」
「다이아 선배입니다……。」
「알면 됐어요」

우으으……그래도、나도 꽤 힘냈는데……。
조금、기운이 빠진다

「후후훗 농담입니다、반절. 확실히、요시코 씨도 힘내주셨어요
게다가、제가 봐도 대단할 정도의 학습 속도였습니다.」
「……!그렇지!역시 요하네는 인간을 뛰어 넘은 거야!」
「너무、기고만장해지지 말것」
「……네ー에」

에헤헤、칭찬받았다

「그러면、준비를 할까요」
「알았어」

 

나와 다이아 선배는、현재、복도에 있다
집에 왔을 때 본、널찍한 복도
작은 책상과 책받침을 두고、종이와 먹물을 준비해 준비완료

「우선、이름을 써 볼까요」
「이름?」
「습자의 기본은、우선 자신의 이름을 똑바로 쓰는 것 부터 입니다。
우선、제가 시범을 보여드리죠」

왜일까、오늘의 다이아 선배는 평소보다 팔팔해 보인다
다이아 선배가、종이 앞에 정좌하고
나는、그 모습을 옆에서 엿본다

「……。」

다이아 선배의 표정이、진지하게 변했다
패기가 느껴지는 것도 기분 탓이 아닐 것 이다

다이아 선배는 눈을 감고、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붓을 들고、먹물로 떨어뜨린다

「……후우」

다이아 선배는、다시 한번 심호흡하며、붓을 종이에 떨어뜨린다
조용히、붓이 미끄러진다
나는、그 화려한 손놀림에、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다됐습니다」
「……앗」

그곳엔、

자신감 넘치는 다이아 선배와 같이、강하게
그러면서도、글자의 한끝 한끝까지 섬세하게

『黒澤ダイヤ』

그 완급이 붙은 절묘한 균형은、아름답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고
나는、난생 처음으로、「글자」그 자체에 넋을 읽었다.
그건、더 이상「글자」가 아닌、다이아 선배의 영혼이 담겨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코 씨?」
「에?아、아아、미안. 글자에 감탄해서」
「감사합니다. 하지만、조금 질투되네요. 제가 쓴 거긴 하지만」
「아、아니!다이아 선배처럼、강하고、섬세하구나 해서、다이아 선배에게 넋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야!」
「후훗 그럼 됐습니다. 자、다음은 요시코 씨의 차례에요」
「좋아. 해주겠다고!」

나는、다이아 선배와 자리를 바꿔 습자 세트앞에 정좌했다
다이아 선배의 글을 옆에두고、새로운 종이를 깐 후
붓을 손에든다.

「……。」

막상、내가 쓸 차례가 오니、긴장된다
습자를 하는게 오랫만인 탓도 있다
츠시마(津島)의 츠(津)는、정확한 쓰는 순서가 뭐였지?
쓰는 방식이 정확히 어떤 느낌이었더라?
그러니까、그ー으……。

「요시코 씨」
「에!?」
「어깨에 힘을 빼고 쓰세요. 괜히 긴장했다간、좋은 글자를 쓸 수 없습니다」
「기、긴장 같은 거」
「허풍은 좋지 않아요」
「딱히、읏……。」

다이아 선배가 내 옆에 앉아、허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마음을 편하게. 한 번 심호흡 하죠」

스ー읍 후ー

「그대로 붓을 들고、손끝에 의식을 집중하세요」
「……。」

겨우 이것 뿐인데、전까지의 긴장은 거짓말 같다
심호흡 덕분일까、아니면 다이아 선배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어서일까
다시 한 번、나는 습자 용지를 마주본다

「……읏」

아까 전의 다이아 선배와 겹치듯、조용히 붓을 움직인다

―――

「……좀처럼 잘 안 되네」
「누구라도、처음엔 그런 거랍니다」

津島善子。
내가 쓴 그것은、각각 글자의 모양은 물론、전체적인 균형도 포함해 엉망까진 아니지만、엉성하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공간 배분을 실패해、「子」가 비정상적으로 작다。
또、다이아 선배를 따라하는 것을 너무 의식해、「黒」라고 쓸뻔해、「津」의 모양이 살짝 이상하다

「그렇지만、요시코 씨는、우선 기본 부터 배울 필요가 있겠네요」
「기본?」
「그래요. 우선、그 붓을 잡는 방법 각도. 전부 뿟뿌에요. 게다가、처음에는 괜찮았지만、곧 자세도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바로、올바른 습자의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대로、가만히 있어 주세요」
「에?……」
「처음엔、자세. 등을 폅니다.」
「응……。」

다이아 선배가 어깨의 손을 대고、내 자세를 정돈한다
나는 움직이는 대로、등을 꼿꼿하게 핀다

「다음、약간 몸을 숙입니다」

이번엔 허리에 손을 얹고、내 자세를 약간 기울인다

「……。」

뭘까、아까부터. 스킨십이 많은 것 같은……。

「이제、붓을 잡는 법을 알려드리죠」
「네……。」
「그 자세 그대로、붓을 들어 보세요. 먹은 없이요.」

아까 썼을 때랑 똑같이 붓을 든다、붓을 든다. 라곤 해도、살짝 직각으로 든 것 외에는 의식하는 것이 없다

「붓의 각도는 그대로 좋습니다. 중간에、무너지지 않도록 의식해 주세요」
「네」
「하지만、손가락 쓰는 방법이 안 돼있군요」

다이아 선배가、내가 붓을 든 손에 양손을 겹친다

「저、저기、말해주면 알아서……。」
「아뇨、이런건、말이나 직접 보는 것만으론 잘 모를겁니다」
「우우우……。」

내 손가락에 다이아 선배의 손가락이 더해진다
뭐야 이거、너、너무 부끄러운데요……!!
마치、어린 아이가 젓가락 잡는 법을 배우는 것 같은……。

「――엄지는、이렇게」

아니、애라도 스스로 젓가락 잡는 법 배우잖아?

「――검지는、이렇게」

다이아 선배는 굉장히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무슨 말을 하려 해도 말할 수 없었다
다이아 선배는、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입가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아주 즐거워 보인다
평소에도 이런가?정말이지……。

「――이걸로 됐어요」
「다됐구나. 고마워. 내 손이긴 하지만」

다이아 선배의 과보호도、곤란하단 말이지……。
이래저래、심장에 나빠

「그러면、다시 한번 해 볼까요. 글자의 세세한 완성도는、하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네ー에。」


다시 한번、다이아 선배의 오니와 같은 지도가、시작된 것이었다.
……왜인지、글자가 마구 흔들린 탓에、평소보다 더 힘들었다는 느낌이 들어……。

 

「후아아……。」

나는、몸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폈다.
내 주위에는、잘못 쓴 거부터 운좋게 잘 쓴 것까지、습자 용지가 널브러져있다
그 광경이、꽤나 시간이 지났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왠지、평소보다 지친 것 같아……。」
「습자는、한 글자 한 글자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의식하지 않아도、상당한 집중력을 쓰고 있는 거니、당연한 거죠」

「그런 거였어?」

습자、무시무시한

「그런 겁니다 ……자、무릎베개 해드릴게요」
「아……응」

조금 떨어진 곳에、다이아 선배가 정좌한다
피로는、그 말은 들은 순간 사라졌다. 나도 뒤따라
다이아 선배의 옆에 앉아、천천히 머리를 내린다
허벅지의 부드러운 감촉에、몸을 맡긴다
머리를 감싼 온기에 치유를 느낌과 동시、생각하고 싶지 않던 걸、떠올리게 된다

「저기……다이아 선배……。」
「왜 그러시죠?」
「그으게……。」

여름방학이 끝나도、또 이렇게……。
그 한 마디를 하는게、무섭다

「……다이아 선배의 허벅지、기분좋아」
「그、그런 건 직접 말하지 않아도 돼요!」
「루비가、부러워」
「……그렇게 마음에 드셨다면、얼마든지 해드릴게요. 항상、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요. 학교에서도 못하고요」

학교、라는 말에 따끔하고 가슴이 아프다
기쁜데、괴로워、이상한 기분
나는、불안한 기분을 감추기 위해、더 다이아 선배의 배에 머리를 누른다
다이아 선배가 쓰다듬어 온다

「싫어……?」
「아뇨、기뻐요 ……귀여운 여동생이 늘어난 것 같아서요」
「……언니」

부끄러움으로、얼굴이 달아오른다
나는、이 엉망인 마음을 어떻게하면 좋을지 몰라서、머리만 움직여 다이아 선배에게 시선을 돌린다

「――언니」
「……읏」

그것은、굉장히 이상한 느낌. 평소、루비의 말로 익숙해져 있는 말
하지만、요시코 씨의 입으로 들은 그 말은、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색조를 풍깁니다
이 아이는 이렇게、저를 시험에 들게 한다니까요.
저에게 머리를 문질러 오는、요시코 씨
루비가、부탁이 있을 때 자주 하는 그것도、요시코 씨가 하면、전혀 다른 사랑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저는、요시코 씨에게로 시선을 내렸습니다

「――!」

마침 딱 맞는 티이밍에、요시코 씨가 올려다 봅니다
시선이、맞았어요

붉은 뺨、조금 젖은 눈동자

 두근

……이렇게、이 타천사 씨는 저를、항상 현혹시키는군요
붉은 눈동자에、빨려 들어 갈 것만 같아
그러니까、전、저도 모르게――

――이윽고、요시코 씨의 눈동자만이、서서히 눈앞의 세계를 지배해 갑니다
――그대로、눈앞의 세계 가득……。

「――언니ー、요시코쨔ー앙、차 가져왔어ー!」

「!?!?」

뒤에서 들린 여동생의 목소리에、저는 정신을 차리고、고개를 듭니다
조용하게、루비에게 대답합니다

「……루、루비. 고마워요」

나、나는……지금、대체 뭘……。

「루비!누、눈치 빠르구만!역시 나의 리틀데몬이이야!」

어느새인가、요시코 씨도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후후훗 요시코쨩、언니랑 사이 좋네. 내가 방해한 건가?」
「뭐、뭘」
「그럼、언니、요시코쨩、또 봐. 요시코쨩、느긋하게 쉬어」

저는、그 대화를 멍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루비는、빠르게 우리에게서 떠나갔고
복도를 나서기 직전、루비가 이쪽을 돌아 보고선、말합니다

「루비도、언니의 무릎베개 정말 좋아해」
「루、루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요시코 씨의 비명과、루비의 달리는 소리가 울립니다
집안에선 달리지 말라고、항상 말했는데

「……。」
「……。」

폭풍이 지나고、남겨진 우리들
이 분위기、어쩌면 좋죠……?

 푹

제가 타개책을 궁리하는 동안、요시코 씨는 다시 제 무릎에 머리를 올립니다
……우선、쓰다듬죠

「……。」
「……。」

타개책이、떠오르지 않아요

「……。」
「……。」

서로의 한숨조차 들릴 정도의 침묵
평소라면、편안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지금은 긴장감이 커질 뿐입니다.

「……。」
「……음」

……지금、숨소리가 들린 듯한?
요시코 씨의 머리가、그렇게 느껴서인지 갑자기 무거워 진 건、기분 탓일까요.
몸의 움직임이 규칙적으로、마치 자는 사람 같이……기분 탓일까요.

「……으……흐음……。」

이대로、자버리면、이래저래 곤란해요
이렇게 된 이상……。

「……자、요시코 씨!슬슬 재개해야죠!」

요시코 씨의 몸을 흔들며、말을 겁니다

「……에에……조금만、더 쉬고……。」
「안됩니다. 요시코 씨는、적어도 저 만큼은 쓸 수 있게 돼야 해요」
「……에에!?그런거 무리야!뭐가、적어도、야!다이아 선배 엄청나게 잘 쓰잖아!」
「아뇨、저같은 건 어머님의 발 끝에도 미치치 못 해요. 자、재개합시다!」
「히익!」

다이아 선배와의 습자 연습을 재개했다
나름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왔지만、약간의 어색함은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든다
어디의 리틀데몬 때문에……기억해 두겠어……!

津島善子
津島善子
津島善子

오늘 만큼、자기 이름을 많이 쓴 날은 없을 것이다
나、내 이름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말이지
도중、몇번인가 요하네라고 쓰려고 했지만、항상 옆에 있던 다이아 선배에게 전부 저지되고 말았다.
어떻게 문자를 쓰기도 전에 아는 거야……!

―――

「……후우」

됐다. 오늘 최고의、「津島善子」를 써냈다
벌써 노을녘이다

「열심히 하셨습니다. 꽤나 실력이 좋아졌어요」
「당연하지!그리고、다이아 선배의 가르치는 방법이 좋은 덕이야」
「후훗……그러면、마지막으로 한 장만 더、써 볼까요」
「에、또 써?」
「마지막은、좋아하는 단어를 쓰죠」
「좋아하는 단어?」
「네. 저는、아무 말도 안 할게요」
「……아무거나 괜찮아?」
「예. 요하네라고 써도 된다고요」

막상 써도 된다고 해도、요하네는 하란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단 말이지
타천사 적으로
어쩌지
꼭 이럴땐、왜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신경쓰는 거나……。
신경쓰이는 일 같은、그런거……。
옆에 앉은 다이아 선배에게、슬쩍 시선을 돌린다

……결정했다.

黒澤ダイヤ

……내가 보기에도、처음치고는 꽤 잘 쓴 거 같다
뭔가、엄청 긴장 된다
힘을 빼자.

「왜、제 이름이죠?」
「아니、지금 신경쓰이는 걸 생각해 봤더니……。」
「그、그런가요……。아직 멀었지만、처음 치고는 잘 나왔네요」

다이아 선배는、어딘가 기뻐보이는 느낌이었다
어라?나 지금 、꽤나 부끄러운 소릴 한건가?……깊이 생각하지 말자

「그래서、이 후는 어쩔거야?」
「슬슬 늦은 시간이 되긴 했지만、요시코 씨만 괜찮다면 조금 더 계실수 있을까요?만약 버스가 끊기면、저희 집에서 돌려 보내 드리겠습니다」

거절할 이유는 없다.

「좋아. 그럼 조금 더、요하네가 어울려 주겠어. 그래서、뭐할건데?」
「……조금、이야기라도 할까요」
「이야기?」

 

습자 도구를 정리하고、우리들은 다이아 선배의 방에 있다.
어째선지、서로 정좌를하고 한 사람 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선 마주보고있다

「요시코 씨、뭔가 할 말이 있으신거 아닌가요?」
「에!?」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왠지、그렇게 말할 것 같았다
잘 속였다고 생각했는데、역시 다이아 선배에겐 이길수 없다는 걸까

「……。」

다이아 선배는、부드러운 표정으로、내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저、다이아 선배……。」
「예」

그저、한 마디、물어볼 뿐이다
전에도 같은 것을 물어 봤었고 확인만 하는 일이다
나는、마음을 다잡고、입을 연다

「여、여름방학 끝나도、공부회 해줄래!?」
「상관없습니다」
「다이아 선배가 싫으……에에!?」
「혹시、말하고 싶다던 게 그건 가요?」
「으、응……。」
「프흐흡」
「뭐、뭐야!」
「요시코 씨는、정말로 착한 아이네요」
「그러니까!요시코가 아니라고 했잖아!나는 타천사로……근데、다이아 선배、수험이라던가 있잖아?」

조건 반사로 언제나 처럼 말하며、내 마음 속에선 안도가 퍼진다

「전에도 말했지만、그런거、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저를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저、정말?」
「물론」
「학생회실에도 들어닥칠 거야?」
「부디. 항상 아무도 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합니다」

 아싸!

 화악!

무심코、정좌하고 있는 다이아 선배에게 안겼다
그런 나를、다이아 선배는 부드럽게 받아주고、머리와 허리에 팔을 감았다

「……요시코 씨는、그렇게 공부가 좋은 건가요?」

다 알고있는 주제……。
다이아 선배의 목소리에서、장난기가 느껴진다
복수를 하고 싶다

「그것도 있지만……。」

나는、안겨있는 채로 다이아 선배의 눈을 본다
나는、가능한 한 최고로 색기있고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매료되어 버린 거야……。」
「요、요시코 씨……?」
「너의 그 맑은 눈동자、흔들림 없이 자신에 찬 행동들、지식.그 모든 것이、나를 매료시키고、놓지 않아……。」

지금의 나는、악마조차 매료시킬 수 있다고……。

「읏……。」

다이아 선배는 숨을 삼키고、순식간에 뺨을 붉힌다
봐、내가 말하대로
이 상태면……。
이 기회에、다이아 선배를 설복시킬만한 기세로 가고 싶은데
이대로 한번에……。

어라、왠지 다이아 선배의 얼굴이 가까운 듯한……。

 쪽

「읏!?!?!?」

에!?지금……뺨의 부드러운 감촉이……。
뭐가 일어난 거야、지금、키、키……。
나는、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어쩔 수 없이 다이아 선배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 껀、저 나름대로의 새로운 계약의 증거입니다」
「계、계약?」

귓가에 느껴지는 다이아 선배의 숨

「요시코 씨를 매료시킨 책임을 지고……당신의 전속 리틀데몬이 되어 드리겠어요……。」

 쪽

「흐핫」

이번엔 아까와 반대 편의 볼에、、

「이건、그것을 위한 의식……。」

시야가、다이아 선배의 녹색 눈동자로 채워진다
어느새、내 허리에도 팔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이번에야 말로、하는 거야?
ㄴ、나……
눈을、감는다.

「읏」

뭐、뭐지?손가락을 입가에 맞춘 것 같은……。
다이아 선배가、속삭인다

「역시、여긴、당신의 진짜 권속이 됐을 때를 위해、남겨 둘게요」
「권속?」
「그렇습니다……。언젠가、당신과 함께 어둠속에 떨어질 때、당신의 진정한 권속으로 함께 지옥을 걷게 되면、이어서 하죠……。」

나는 눈을 뜨고、자그마한、허세를

「……좋은 각오네. 당신은 반드시、이 요하네의 포로가 될거야. 왜냐면、너 또한、요하네의 마력에 빠져있으니까……。」
「후후……。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서로의 눈동자가、빨강과 초록으로 물든다
그렇게、영원같기도、순간같기도 한 시간이 지나갔다
갑자기、다이아 선배가 입을 연다

「그럼、오늘은 이정도로 연회를 마치죠. 배웅해드릴게요」
「에?……어、그렇네」

다이아 선배의 분위기가 평상시로 돌아오고、멈췄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허리엔 다이아 선배의 팔이 감겨 있는 그대로、다이아 선배가 일어나는데 끌려、나도 일어섰다
가、가까워

「읏!」

아주 잠깐、다이아 선배에게 안겨진다

「또、와주세요」
「……응」

그 후、돌아갈 준비를 마친 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이끌려、현관으로 돌아왔다
나무의 냄새가、왠지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도、고、고마워. 다이아 선배.」
「네. 앞으로도、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응!그럼!」

아쉬움을 억누르고、나는 다이아 선배의 집을 나선다

 철컥

요시코 씨의 배웅을 마치고、문을 닫았습니다

「……」

전、빠른 걸음으로 제 방으로 돌아옵니다
방에 쭈그리고 앉아、

「~~~~~~!!!!!!」

저、저는、무슨 짓을……!
무릎베개를 해줬을 때도 그렇고
요시코 씨의 정갈한 얼굴과、뭔가를 구하는 것만 같은 눈동자를 보고있으니……。
가슴이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크게 울려서、저도 제가 모르게……。

「키、키스라니……무슨 파렴치한……。」

미움받으면……아니、전에도 요시코 씨가 안겨온 적이 있었고、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겁니다
오히려、얼빠져 있던 요시코 씨는、꼭 싫지만은 아닌 것 같은……。

「……。」

마음을 누르고、오늘을 되돌아 보죠
습자를 가르쳐 줄 때도、요시코 씨를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그 후、요시코 씨에게 무릎베개를 해줬더니、이쪽을 올려다봐서
만약、그때 루비가 오지 않았다면、저는 분명……。

 똑똑

「언니?들어가도 돼?」

「……!예、됩니다」

 철컥

문을 열고、루비가 조용히 들어온다

「요시코쨩、돌아갔어?」

그러고 보니、루비에게 말하는 걸 잊었군요
아까 전의 그것도、모르는 모양이에요

「예. 죄송합니다、루비에게도 얘기했어야 했는데」
「괜찮아. 그 정도로、요시코쨩과 있는게 즐거웠다는 거니까」
「루비도、요시코쨩과 언니가 사이 좋게 지내니까 기뻐」
「요시코 씨는、착한 아이니까요」
「근데、언니」

싱글벙글하던 루비의 표정이、약간、히죽거린다는 뉘앙스로 바뀌었습니다
언니가 아니라면 눈치 못 챌거에요

「진짜 권속이라는게、뭐야?」
「!!!!!」
「진짜 권속이되면、요시코쨩이랑 뭐하는 건데?」
「그、그건、」
「응응、루비、궁금해……。」

이제、루비의 표정은 완전히、히죽거리고 있습니다
이、이상 기어오르게 두면、언니의 위엄에 영향을 줍니다

「……루비는、계속 엿보고 있었던 건가요?」

약간 목소리를 깔고、조용히 따집니다.

「삐기!?아니야、우연히 들려서……。」
「……어디부터 들은 거죠?」
「마、마지막 쯤부터?……그리고、루비 깜짝 놀라서、방으로 돌아갔어!」
「그런가요……그러면 됐습니다」

조그맣게、루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저런 분위기의 요시코 씨는 처음이네요. 요염……이라고 해야 할까요」

평소에 타천사 모드、때의 요시코 씨는、좀 더 유치한 느낌이 있죠

「맞아맞아、루비도 보는 것만으로 두근두근……。」
「루비?」
「아、언니……그게……。」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우리 여동생은、한 눈에 보일정도로 새파랗게 질립니다.

「처음부터 전부……듣고 있긴커녕 보고 있던 것 같은데요!」
「죄、죄송합니다!!」

다다닷 하고 루비가 방을 뛰쳐 나갑니다
이렇게 간단히 걸리다니、제 동생이지만 걱정되는군요
하지만、그만큼 그 요시코 씨가 색기있었다는 거겠죠
자 그럼、불초의 여동생을 혼내볼까요

「거기!기다리세요 루비!!――」

나는、지금、막차를 타고、제일 뒷좌석에 앉아서 버스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있다
석양에 비춰지는 내 몸은、아직 흥분속에 있다.

뺨에、손을 갖다댄다

다이아 선배의 집에 가고있을 때、뭔가 있을까 기대는 했었다
하지만、설마、이런……!

다이아 선배도、나를 좋아하거나 하는 거려나……。
다이아 선배“도”라……。
역시、난 다이아 선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처음엔、응석을 받아주는 언니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그 이상의 것을 바라고 있다
Aqours에 들어가고、친구가 생기며
선배중엔、처음 조금 무서운 사람도 있었다
학생회장 같은……。
그런 내가、그 선배를 좋아하게 되다니

나란 사람은、단순하다고 할까 쉽다고 할까
하지만、계기야 어쨌든、단기간에 이렇게 가까워지면、어쩔 수 없지 않아?
두둥실 하고 들뜬 기분 속에 있는 동안、어느샌가 집에 도착해 있었다
엄마의 어서와라는 말에、대충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에 다이빙.

「……우아……。」

기억이 다시 떠올라、또 두근두근 해진다……!
우선、오늘은 이만 잘、까
엄마가 이런저런거 묻는 것도、부끄럽고

뭐가 어찌됐든
2학기가 시작되면、학교가 더 즐거워질 건 분명하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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