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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


타는 듯한 감각.

몸을, 좀먹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우읏……」


시야가 돈다.

편안함을 주는 이 요람조차도, 지금은 그저 나를 괴롭히는 연옥의 불길.

땀으로 습기를 머금은 옷도, 불쾌감을 가속시켰다.


「스읍……하아……」


깊게, 숨을 쉬었다.

하지만, 심장의 고동은 더욱 격렬해졌다.

이 땅으로 내려오기 위해 빌린 그릇도, 슬슬 한계라는 걸까

후후훗……현세도, 나쁘지 않았어……

안녕을 추구하듯, 나는 조용히 눈꺼풀을 감으――


「요시코!엄마는 일 가지만, 꼭 제대로 쉬어야한다!」

「……네에!콜록콜록!」


으으……머리가 아파, 머리가 뜨거워……

쓸데없는 생각을 했더니, 더 아파졌어……


「감기약도 잘 먹고!」


……나, 츠시마 요시코는, 현재 감기로 누워있다.

타천사인 이 내가, 인간계의 바이러스 따위에 지다니……

학교와 Aqours의 모두들에겐, 오늘은 쉰다고 전해뒀다.


「콜록……우으」


평소라면, 쉬는 김에 이불 속에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이라도 할텐데, 이번 감기는 상태가 나쁜 거 같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른함과 동시에 고양감을 느꼈다.


『요시코, 상태는 어떤가요?』


스마트 폰 SNS 앱에 표시된 단 하나의 메시지, 단 한마디 뿐인 메시지

Aqours의 그룹방에 쉬어야 한다는 말을 전한 뒤, 멤버들은 그 곳에서 바로 답장을 해줬다.

하지만, 딱 한사람, 개인 SNS 쪽으로도 메시지를 보내준 사람이 있었다.


「다이아 언니……」


안 돼, 표정이 풀어져버려.

그저 메시지 일 뿐인데, 어떤 특효약보다도 효과가 느껴지는 것 같다.

게다가, 경칭 생략이고.

그것 뿐인데, 왜 이렇게 기쁜거지

가끔씩은 감기도 나쁘진 않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지만, 몸상태에 대해서 속일 만큼 여유롭진않다.


『꽤나 심해. 오늘은 하루종일 움직이기 힘들 것 같아.』

『확실히 쉬셔야 합니다. 가능하면 제가 가고 싶지만……』


다이아 선배가 와준다면, 감기를 좀 더 오래 걸려도 괜찮을지도

하지만, 다이아 선배는 성적도 좋고, 학생회장이고

조퇴같은 걸 하긴 어렵겠지


『신경쓰지마. 조금 자면 분명 좋아질거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걱정해준 거 만으로고, 진심으로 기쁘니까

역시, 좀 더 학교에서 함께하고 싶고, 빨리 낫자


『느긋하게 쉬어주세요. 방해해서 죄송했습니다』

『전혀 방해 아니야!걱정해줘서, 기뻐』


스마트 폰을, 가슴에 품는다.

빨리, 회복하자.

자기전에, 딱 한마디만 더.


『잘자, 언니』

『안녕히주무세요, 요시코』





『요시코, 상태는 어떤가요?』


정신을 차리고보니, 메시지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룹방에서 상황은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그 성실하고 착한 아이인 요시코 씨가 굳이 학교를 쉰다는 건, 결코 가벼운 증상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생각이 드니, 민폐일 수도 있겠지만, 참을 수가 없던겁니다.


『――전혀 방해 아니야!걱정해줘서, 기뻐』


너무, 휴식을 방해하는 것도 좋지않죠.

그렇게, 전화기를 내리려는 순간, 


『잘자, 언니』


다시 한마디, 메시지가 왔습니다.

오늘의 요시코 씨는, 평소 이상으로 응석쟁이군요.

……기뻐요.

답변을 보내고서, 이번에야 말로 내리기로 하죠


『안녕히주무세요, 요시코』


「다이아, 뭘 히죽거리고 있는 거야~?」

「넵!?」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에는 마리 씨.

흥미롭게, 제 쪽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나, 저는 히죽거렸던 걸까요.

지적당한 것이 부끄러워, 저는 마리 씨의 시선 끝에 전화기 화면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했습니다.


「와우……」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마리 씨를 보니, 눈이 동그랗게 되어 있었습니다.


「왜 그러시는 거죠?마리……씨……!」


그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마리 씨의 눈을 쫓아 제 수중으로 시선을 내리자, 저는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아, 아뇨!이건!」

「뭐가 아니라는 걸까……?언・니?」

「그, 그만두세요 마리 씨!」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 아이와 같은 표정을 짓고있는 소꿉 친구.

지금의 저에겐, 악마의 미소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언니 플레이는 매니악한걸 다이아. 루비만으론 부족한 거야?」

「프픗 플레이 같은 게 아니에요!이, 이건 요시코 씨와 친애의 증거랄까……그……」

「뭐 됐다치고, 다이아 병문안 안 가도 괜찮아?」

「중병은 아니라는 것 같아요. 학교를 쉬면서까지 병문안, 이라는 것도 역시 오지랖이죠」

「그럼, 방과후엔?Aqours 모두에게 전해둘게」

「……학생회장 일이 있으니까요」


이럴때 만큼은, 학생회장이란 입장이 성가시게만 느껴지는군요.


「다이아도 성실하다니까. 좀 더, 요시코를 위해 일 따위는 집어치우고 런 어웨이 하는 게 좋을텐데」

「그럴 순 없습니다. 게다가, 그런 짓을 해도 요시코 씨는 기뻐하지 않을 거에요」

「역시, 요시코의 언니답게 잘 알고있는 거구나」

「잠깐 마리 씨!?」

「잇츠 조크!」


――그 후에도, 저는 아침 조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놀림 받았습니다.





「……우으……」


나른함과 함께, 눈을 뜬다.

아직, 머리가 멍하다.

시계를보니, 저녁.

약을 먹고 이불로 돌아와, 그대로 계속 잤던 모양이다.


「……하아……」


많이 좋아진 거 같긴 하지만, 움직일 기운이 날 정돈 아니다.

하지만, 체력이 많이 쓴 건지, 배가 고프다.

나는, 힘 없이 혼자 중얼거린다.


「……배고프다……」

「그럼, 여기 사과를」

「사과……?」

「네, 아-앙」

「아-앙……」


샥샥하고, 편안해지는 식감.

적당한 소금기가 사과의 단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했다.


「한 입 더, 자요. 아-앙……」

「아-아……」


……맛있어.

사과를 먹으며 고개를 들자, 자애로 가득찬 미소를 짓는 언니가, 그곳에 있었다.


「다이아 언니……?」

「네, 요시코」

「와준거야……?」

「네」


이건, 꿈인 걸까.

어떻게, 언니가 이곳에?


「학생회 일은?」

「참견쟁이 소꿉친구가 대신해줬습니다」


역시 소꿉친구만한 건 없다, 라는 거려나요 

그렇게 작게 말하며, 언니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 가콜록!콜록!」

「괜찮으세요!?」


맞장구를 치려다, 기침이 나와버렸다.


「역시, 아직 완전 나은 건 아니군요. 열은 있으신 가요?」

「조금, 있는 거 같아……」

「잠깐, 실례할게요」

「에……앗」


언니의 손바닥이, 이마에 닿는다.

서늘해서, 기분 좋아.


「제법있는 모양이에요. 수건을 준비하죠」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혼자가 됐다.


「……후우……」


혼자가 된 것으로, 멍해진 머리로도 상황이 이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밀려오는 감정에 정신이 아득해져왔다..


「……~~~~~!」


나, 지금, 몇 번 「언니」라고 했지!?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어……!!

다이아 선배가 너무 상냥해서, 쓸데없이


「읏……」


너무 신경쓰니, 머리가 울린다.

그냥, 오늘은 이대로 어리광부릴까……

그야말로, 이제와서란 느낌

흐트러진 이불을 정돈하고서, 나는 언니가 돌아오는 걸 기다린다ーー





대야에 쌓이는 물을 바라보며,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려 봅니다.


「……하아……귀여웠어요……」


요시코 씨가 감기에 걸려서 힘들어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새근새근 자고있던 요시코 씨.

평소보다 온순한 요시코 씨.

뺨을 부풀리며, 나의 사과를 씹던 요시코 씨.

나에게 몸을 맡기며, 언니라고 말하며 응석부리던 요시코 씨.

사과를 준비하고, 계속 대기하고 있던 보람이 있군요.

그 두 사람에겐, 감사해야겠어요.


――


잘- 가-!


종례 시간이 끝난 후, 반 친구들은 각각 돌아가는 사람, 부활동을 가는 사람들로 나눠집니다.

자 그럼, 저도 학생회실로 가 볼까요.

일만 없었으면……아니, 생각하지 말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다이아!』』

『무슨 일이죠?……마리 씨 카난 씨』

『지금부터 학생회실 가는 거지?』

『그런데요』

『여전히 딱딱하다니까 다이아는. 그러니까, 다이아 씨나 선배라고 불리는 거라고』

『이예스!』

『지금, 그런 호칭은 관계없잖아요!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뭐죠?』


그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두 사람의 의도를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가끔씩은, 의지해』

『그래 그래, 이 이사장을 의지하라고!』

『두 분……』


――


수도꼭지를 잠그고, 대야 속 물에 수건을 적십니다.

놀림 받은 값을 했다, 라는 걸까요.

아니, 그 두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도와줄 생각이었을 테니까, 역시 놀림 받은 건 손해인게……


……자, 요시코에게 돌아가 보죠.

병세가,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 것 같았고

확실하게, 돌봐줘야 하니까요


――


준비한 수건과 물을 가지고, 방 문을 엽니다.


「요시코?기다리게해서 죄송해요.」


요시코는, 이불속에 잠겨, 눈가만 빼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뭘까요, 미묘하게 아까랑 분위기가 다른 듯한……

컨디션이 안 좋아진 걸까요?


「수건을 가져왔어요. 괜찮으세요?」

「고마워……」


이불에서 얼굴을 내밀고, 열로인해 살짝 촉촉해진 분위기로 올려다 보는 요시코 씨.

너무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귀엽네요……


「수건을 올려줄테니, 가만히 있어 주세요」

「응」


수건을 다시 물에 담갔다, 요시코의 이마에 올립니다.


「아 차가!」

「죄송합니다, 참아주세요」

「아으……」


눈을 꽉 닫고, 서서히 표정을 풀어가는 요시코.

감정이 풍부한 그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질리질 않는군요


「뭔가, 다른 부탁할게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그럼……손, 잡아줘……」

「에? ㄴ, 네」


이불 속에서 살짝 나온 손을 잡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이렇게까지 직구로 응석을 부려오다니……


「잠시만, 이대로…… 언니……」

「후훗……물론이죠」


요시코는, 표정을 풀고, 눈을 닫습니다.

생각해보면, 친해진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네요.

이 아이가, 솔직하게 의지하고 응석부리는 건, 분명 저에게만 하는 것이겠죠.


요시코가 손을 살짝 강하게 쥐고, 저는 그것에 응하듯 손에 깍지를 끼웁니다.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돌리고 말았습니다.

손은, 더욱 강하게 잡고 있지만

이쪽을 보지 않고서, 요시코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와줘서……고마워. 그……다이아 선배도, 돌아가봐야, 하잖아? 그러니까……」


아무래도, 저를 걱정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그런 것 보다도……

……아아, 호칭이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아니, 일단 진지 모드가 된 것이지, 다시 언니라고 불러줄 겁니다.

요시코 씨와 겹친 손은, 더욱 강하게 잡고있으니

저는, 요시코 씨의 말을 기다립니다.


「……내가, 잠들기 전까지만……함께있어 줄래?」


조심스러운 어조에서 나오는, 사랑스런 부탁.


「……얼마든지, 있어 드릴게요」

「고마워……언니」


……결정했어요.

저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하아……오늘도 늦어버렸네……」


딸이 몸이 안 좋다는데, 교사라는 직업은 정말이지 융통성 없다니까

담당하는 반은, 스스로 처리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엄마로서 한심해도, 이전번에 다이아쨩한테 여벌 키 줘서 다행이야.

현관문을 열고서, 집으로 들어간다.


「……후우」


하이힐을 벗고, 한 숨을 내쉰다.

우선, 사랑하는 딸을 보러가야지

나는, 요시코의 방으로 향했다.


――


방을 노크하며, 지금의 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문 손잡이에 손을 걸친다.

조심스레, 손목을 꺽으며


「……요시코……?」


대답이 없을 걸 알면서도, 딸의 이름을 부르고 만다.

방은 어둡고, 침대 쪽은 잘 보이질 않는다.

나는, 천천히 방으로 들어갔다.



「……어라?」


어둠의 익숙해진 덕분인지, 나는 침대 근처에 사람의 그림자가 있음을 깨달았다.


「……새근……새근……」


그곳엔, 의장에 앉아, 딸에게 기댄 채 잠든 다이아쨩의 모습이 있었다.

교복인 채였다.

쭉 붙어서, 딸의 간병을 해준 모양이다.

단단히 잡은 손이, 요시코의 신뢰를 말해주고 있었다.


「고마워, 다이아쨩……」


가족 분들을 포함해서, 다음번에 제대로 인사를하지 않으면 안되겠는데

일단 지금은, 다이아쨩에게 덮어줄 담요같은 걸 가지고 오자

감기가 옮거나 하면 큰일이지

다이아쨩의 어머니를 볼 면목이 없어.

나는, 방을 뒤로한다――





「다이아 선배, 정말 미안해!」

「아뇨, 기운을 차려서 다행입니다」


회복이 된 요시코 씨가, 전력으로 사과를 하고 있습니다.

꽉하고 제 손을 놓지 않은 건 사실이긴 하지만, 제가 돌아가지 않은 건 제 의지였는데도


「다이아쨩, 요시코를 위해서 정말 고마웠어. 다음번에 인사라도 하러 갈게」

「아뇨아뇨!제가 좋아서 한 거니까요」


숙인채 그대로 있는 요시코 씨의 머리에, 살짝 손을 올립니다.

머리를 쓰다듬자, 요시코 씨는 부끄럽다는 듯 살짝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보다, 학교에 갈 준비를 해야해서」

「그, 그렇지. 안 늦었어?」

「아직 이른 아침이고, 곧있음 마중이……아, 마침 딱 온 거 같군요」


전화기에 착신.

조금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지만, 평일이란 걸 원망하기로 하죠.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요시코 씨, 어머님」

「……있다, 학교에서 봐」

「또 보자, 다이아쨩. 앞으로도 요시코를 잘 부탁해」

「네. 실례했습니다」


요시코 씨의 집을 뒤로하고, 마중온 차를 향합니다.

햇볕이 기분 좋지만, 아직 쌀쌀

……아니, 춥네요

물찬 숯처럼, 몸의 심지가 식는 듯한 감각.


「……으읏」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목의 위화감.

설마……그런 만화같은 전개가……

아니, 만일 그렇다고 해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차를 타고, 저는 운전자 분에게 말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해주세요」

「네, 아가씨……괜찮으신가요?얼굴이 약간 붉으신데……」

「걱정할 거 없습니다. 아침 해 때문이니까요」


……어라? 붉어지는 건 석양이던 가요……?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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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의 청소는 끝났나요?


――요리 준비는 어디까지 진행됐죠?


――아가씨께서 입으실 옷은!?



「……뭐랄까, 여기 정말로 누마즈 맞지?」


이만큼이나 사람이 있던가?

저택의 울려퍼지는 소음들 속에서,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정부 분들과, 그것을 지휘하는 다이아 선배 어머님의 모습이 보인다.

설날은 친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라, 그 준비로 시끌벅적한 것이다.

그리고, 다이아 선배와 루비는, 그 회합의 자리에서 입을 기모노를 갈아입고 있다.


――누마즈에서도, 유달리 고풍스런 가문인 쿠로사와 집안

그 연말연시의 광경은, 정말이지 상상 그대로였다.


그래, 오늘은 섣달그믐 날 밤.

나는, 쿠로사와 집안 본가에 실례하고 있다.


――


『자 그럼, 이걸로 끝이네』


펜을 놓고, 한 숨 돌린다.

나는, 내 방에서 겨울 방학 숙제를 하고 있었다.

아니지, 끝낸 참이었다.

겨울 방학에 들어가고 며칠, 학기 동안의 복습을 확인하기 위한 숙제 쯤이야, 이제와서 딱히 힘들 것도 없었다.

그럼, 겨울 방학은 어떻게 보낼까나

그다지 길지 않은 휴가는, 반대로 여유롭게 둘 수가 없는 것이다.

우선, 연말 방송 내용이라도 생각해둘까, 하고 고민하던 참에


내 방의 문이 똑똑하고, 딱딱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엄마?벌써 밥 먹을 시간인가

나는, 문 앞에 있을, 엄마에게 말을 건다.


『뭐야?열려있어』


문을 열며, 만면의 미소를 띤 엄마가 말했다.


『요시코, 너 섣달그믐이랑 설날에 한가하지?』

『하아?한가하지 않아!나는 전국의 리틀데몬에게 Aqours의 선전을 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그런 예정은 없다.

아니, 연말 방송 내용을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엄마의 말을 순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아니, 아예 없는 건 또 아니긴 하지

다이아 선배랑, 첫 참배에 가고 싶어……

아직, 초대는 안 했지만……

게다가, 생일이고.

그런 생각들에 휩싸여, 나는 엄마가 다음에 한 말을 듣지 못 했다.


『……쨩의 집에 다녀올래?』

『……에?』

『그러니까, 다이아쨩네 집에 다녀올 거냐고 묻는 거야. 아까, 쿠로사와 씨가 권유해줬어』

『아니……에……』


갑작스러워서, 혼란스러워.

즉, 그거……

쿠로사와 씨라는 건, 다이아 선배네 어머니가 직접, 이라는 건가.


『대답은 엄마가 해둘테니까, 준비해둬』

『에, 아, 잠……』


내 말을 기다리지 않고, 문이 닫힌다.

……정말이지, 뭐저렇게 멋대로지

하지만, 가야 할 이유는, 이 뺨의 느껴지는 열이 뭣보다 웅변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지금 엄마 히죽히죽 거리고 있었지……




――



섣달그믐 날, 막상 쿠로사와 집에 와 보니, 다 같이 해넘이 소바를 먹으며, 첫 참배를 하는 그런 정석대로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연초 중요한 행사가 있다던가 뭐라던가

다이아 선배도, 저택에 왔을 때 문 앞에서야 만나고


『요시코 씨,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이야 말로, 불러줘서 기뻐. 근데, 바쁜 거 같네』

『네. 쿠로사와 집안은 매년, 설날에 친척이 모인답니다. 섣달그믐엔, 그 준비를 하는 거죠』

『저기, 나, 와도 괜찮은 거야?』

『물론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신년 연회에도 함께해주세요』

『기쁘긴 하지만, 나는 외부 사람이잖아. 괜찮아?』


이런 건, 가족끼리 하는 게 항례일 터이다.


『……네. 부디.』


왜인지, 다이아 선배가 붉어진다.

어떻게 된 거지. 수줍어 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그 순간, 다이아 선배의 뒤에서 타닥타닥하고 발소리가 들렸다.


『요시코쨩!안녕!』

『루비, 안녕』


――루비 씨, 복도에서 달리지 말랬죠!


어머니라고 생각되는 목소리가 들린다.

루비는, 멋쩍다는 듯이 혀를 날름 내밀었다.


『루비, 슬슬인가요?』

『응. 준비됐대!』

『알겠습니다. 가도록하죠』


나를 두고 이야기가 흘러간다. 준비의 이야긴가


『죄송합니다, 저랑 루비는 이제부터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해서. 느긋하게 얘기하는 것도, 내일 밤이나 될 것 같아요. 오늘은 방에서 느긋이 기다려주세요』


『알겠어』


――


그런저런 일로, 쿠로사와 집안에 온 나는, 응접실로 와 느긋하게 쉬고있다.

손님용으로 나온 차를 홀짝거리며


「……후우」


지금 쯤, 다이아 선배는 한 발 빠르게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을까

오늘, 나 올 필요 없었던게……

아니, 불러준 건 기쁘지만 말야, 뭐라고 할까

방해가 되는 게 아니려나

이 응접실도, 원래라면 무슨 준비용 창고 같은 걸로 쓰려던게 아니었을까

문득, 밖에서 동동거리는 소리가 들려 방의 미닫이문을 바라본다.


『요시코 씨』

『응?다이아 선배?』


확실하게, 다이아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들어오질 않는다.


『다이아 선배, 왜 그래?』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괜찮아. 애초에, 여기 다이아 선배네 집이고』


나무와 나무가 스치는 소리.

미닫이문이 열리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

「어떤, 가요?」


검정을 기조로 한 바탕에, 빨강과 흰색, 파란색 장미가 박힌 기모노

소매에서 살짝 보이는, 하얀 피부

검고 부드러운 머리는, 뒤쪽에 경단으로 정리한 채, 커다란 붉은 장미가 장식돼 있다.

엷게, 화장도 한 것 같았다.

그 아름다운에, 나도 모르게 숨이 멈췄다.

마치, 족자에 그려진 기모노 입은 전통 미인이 그대로 빠져나온 것만 같은

게다가, 


「저, 요시코 씨……?」


부끄러운 듯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애처로워

차림새와의 갭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


「예뻐, 다이아 선배」

「저, 정말요?」

「어, 미의 천사 조피엘 조차도, 지금의 다이아 선배에겐 미치지 못할거야」

「……감사합니다」

「근데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실은, 그게……」

「응?」

「기모노 모습을 봐줬으면 해서, 오늘부터 와달라고 한 거예요……」

「아, 그랬었구나」

「죄송합니다,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일부러 불러서」

「괜찮아, 그……나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


내가 말했지만, 상당히 부끄럽다.


「네……」


뭐, 다이아 선배가 기뻐보이니까, 됐나……


「요시코 씨」

「왜?다이아 선배」

「봐주신 답례로……」


다이아 선배가, 방에 정좌한다.

나는, 그 의도를 바로 이해했다.


「설 준비는, 괜찮아?」

「조금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그럼, 조금 응석 좀 부릴게」

「네」


다이아 선배에게, 다가간다.

꽤나 오랜만이라, 걸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강해진다.

나는, 무릎에 머리를 올렸다.


「후후……오랜만이네요」

「쓰다듬어줘……」

「네……」


기모노 때문인지, 평소보다 다이아 선배의 감촉이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마음은 평소보다, 훨씬 가까운 기분이든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모여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 쿠로사와 집안 장녀, 다이아입니다――」


넓은 방에 긴 테이블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신년 연회가 시작하려 하고 있다.

방을 채운, 정장이나 하카마 등을 입은 사람들

그 중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을 곁들인 전통복을 몸에 걸친 다이아 선배는, 한 층 다른 빛을 뿜고 있었다.

평소와 분위기가 다른 탓도 있어설까


「쿠로사와 집안은――」


의연한 모습으로 친족들에게 얼굴을 향한 모습에서는, 적당한 긴장이 느껴졌다.

그 반면, 약간 미소를 지은 얼굴에서는 여유가 넘쳐 보였다.

스쿨아이돌일 때와도, 학생회장일 때와도 다르다

이것이, 쿠로사와 집안 장녀의 얼굴, 이라는 걸까


「그럼――」


그건 그렇고, 이 방의 모습이 잘 보인다

왜냐고?

그건, 내가 묻고 싶어

나는 지금, 새해 인사를 하는 다이아 선배의, 

옆에 앉아 있거든

참고로, 반대쪽에는 루비가 앉아있다.


심지어, 나만, 사복.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아.

계속, 전통이 뭐가 어쩌고……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게다가……


「여기서, 오늘의 게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나는, 다이아 선배를 흉내내서 앞을 바라본다.

의연하게.


「저와 루비와 함께 스쿨아이돌을 하고 있으신, 츠시마 요시코 씨입니다」

「츠, 츠시마 요시코입니다. 오늘은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다이아 선배와 루비……양에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고개 숙이며 인사

마, 말씹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아아, 표정 굳지 않았으려나……

내 인사를 받고, 방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헤-, 저 아이가 소문의 요시코쨩인가


――귀엽네~


――나, 실은 시청자예요



몇 개인가, 신경쓰이는 발언이 들린 것 같지만, 못 들은 걸로 하자……


「요시코 씨는, 저의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다이아 선배의 말에 따라, 다시 한 번 인사를 한다

……어라?뭔가 말이 이상하지 않았어?보통은 친구나 그런……


「그러면 여러분, 앞에 잔을 들어주세요」


그런 나의 의문은 뒤로한 채 , 연회는 시작되어 버렸다.



――연회 동안, 다이아 선배와 루비는 계속 친척 분들의 상대를 해서, 만족스럽게 얘기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도 묘하게 유명인이라, 끊임없이 여러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


「자네가 요시코쨩인가!젊은데 스쿨아이돌이라니 고생이 많아!내가 어렸을 적 아이돌보다, 요즘 애들이 더 귀엽구만」

「가, 감사합니다」


――


「츠시마 요시코 씨, 처음 뵙겠습니다. 소문은 익히……」

「아, 처음 뵙겠습니다!저, 소문이란 건 무슨……?」

「다이아 아가씨와 막상막하로, 재색겸비한 분이라는. 아가씨와 어울리는 분이 계시다니, 정말로 기쁘답니다」

「가, 감사합니다……?」


――


「츠시마 씨, 저 Aqours 중에서도, 츠시……요하네 씨의 열렬한 팬입니다!만나 뵙게 되어 기뻐요!」

「감ㅅ……큭큭크, 오늘 이 연회에 잠시 나타난 건 사탄에 의해 정해진 운명. 연회는 아무것도 신경쓸거 없이, 마음껏 즐기라고, 리틀데몬」

「요하네 님……!」


조금 정돈, 서비스해도 괜찮겠지

아무도 안 보는 사이에


「자, 준비는 됐겠지?」

「네!」

「「기랑」」


――


문득, 다이아 선배를 바라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 보자


「다이아쨩도, 조금 못 본 사이에 많이 컸네!생일 축하한다!」

「이모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거 작년에도 들었어요」

「아니아니, 다이아쨩도 루비쨩도 매년 팍팍 성장하고 있다고!」

「저희, 이제 고등학생인데요?」

「그렇지, 훤칠해졌어!」


얘기를 하는 상대가 취해서인지, 대화가 통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요시코쨩이던가. 다이아쨩은 좋은 아이를 만났네」

「……네」

「소중히 대해줘야 한다!친하게!」


음, 친구를 소개해주는 대화치고는, 뭔가 분위기가 다른 듯한……

아니 그보다, 다이아 선배 왜 저렇게 수줍어하는 거야?





연회도 끝자락이 되어, 나랑 다이아 한 발 앞서 퇴실, 다이아 선배의 방으로 왔다.

청소는, 많은 가정부 분들이 전부 해준다고 했던가

우리 집에도 와줬으면 좋겠다.


「요시코 씨, 오늘은 어울려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아냐, 즐거웠어. 나야말로, 불러줘서 고마워. 그리고, 생일 축하해」


나는, 내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이거, 선물이야. 늦어지긴 했지만」

「가, 감사합니다……!열어봐도 괜찮을까요?」

「응」


작은 상자에서 나온 건, 검은 깃털로 장식된 비녀


「예뻐……!」

「고, 고마워하라구」

「네, 정말 소중히 할게요. 지금, 써봐도?」

「괘, 괜찮아」


그 자리에서, 비녀를 쓴다.

역시, 자주 써 본 것 같은 익숙함이다.


「요시코 씨와, 함께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무, 무슨 부끄러운 소릴 하는 거야」

「정말이니까요. 마음이, 따스해졌어요」

「당연하잖아, 이 요하네의 가호를 받은 거니까」


비녀의 손을 대며, 정말 기뻐하고 있다.

눈앞에서 그러면, 쑥스럽잖아

얘기를 돌리자


「다이아 선배네 집은, 매년 이렇게 성대하게 하는 거야?」

「그렇네요. 대대로 이어온 전통이라고 들었습니다」


역시나,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

전통이라 하면, 그런 것과는 안 맞는 게 있었었지


「그러고 보니, 나, 정말로 사복으로 괜찮았던 거야?엄청 붕 떠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나 말고는 전부 깔끔한 정장이었으니까

기업 설명회에 정말 사복을 입고 가버린 사람이 이런 기분일까


「아아, 그건……저……」

「?왜 그래?」


그렇게나 말문이 막힐 얘기인가


「할머님이, 할아버님을 친족 분들에게 소개시켜 줬을 때의 모습이, 그……사복이었다고 해서」

「네?」

「할머님은, 꽤나 호쾌하신 편이신데…… 그래서, 그 영향을 강하게 이어 받으신 어머니도, 완전 똑같은 일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저도 똑같이 하려고, 그런……」

「헤, 헤에……」


다이아 선배네 어머님,  고풍스런 분위기를 뿜으며, 딸이 라이브에 참가하고 싶어하는 기질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건가……

……어라?


「에?그럼, 혹시……오늘, 나를 소개한 건, 그, 런……」


에, 잠깐……

그런, 갑자기……에?

급격한, 체온 상승이 느껴진다.


「아, 아뇨!저희는 아직 고등학생이고, 어머니도 더 가벼운 의미로, 그……」


……그렇구나, 다이아 선배의 모습이 이상했던 것도……

친척들의 말 뉘앙스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그런 거였던 건가!!


「먼저 말 하라고!그러면, 나 좀 더 제대로 차려입고, 화장도!」

「그, 그러니까, 조금 더 편안하게 생각해주세요. 어머니도, 저에게 친한 사람이 생겨 기쁘게 생각하시고……」

「그렇다고 해도!」

「민폐, 였나요……?」


갑자기 시무룩해지는 다이아 선배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닐까


「딱히, 민폐 같은 거 아니야……」

「정말이요?」

「타천사는 거짓말 하지 않아!그러니까, 올해도 잘 부탁해!……그, 이래저래」

「……네, 부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청초하게 고개를 숙인다.

비녀의 날개가, 흔들린다.

그 모습은, 마치 그, 결혼 피로연 같이……


「저, 정말 앞으론 그렇게 하지 마……푸흣」

「후후훗」


정말이지, 다이아 선배는 진짜 이래저래 심장에 나쁘다니까

어쨌든, 이렇게 우리의 한 해가,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한 것이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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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코와 다이아와 낙제점:season2 숙박편

 

 

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0183868

 

 

「――친척회의, 말입니까?」
「네. 급히, 내일 금요일 밤에」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루비와 함께 거실로 호출됐습니다.
뭔가 있겠구나 했더니, 그런 거 였나요
묘하게, 집안이 분주하다 했는데
내일의 준비를 위해, 시끌벅적하단 거군요

「그럼, 저랑 루비는?」
「갑자기 정해진 거고, 학교도 있으니, 이번엔 여러분이 도와줄 건 없습니다. 모두들, 배려해줬어요.」
「괜찮은 건가요?」
「네. 그 대신, 집안사람들이 한명도 남질 않아요」
「알겠습니다.」

저와 루비만 남는다, 라는 거군요
어라?확실히 내일은 연습도 쉬는 날이던가요

「내일은, 루비도 없어」
「하나마루 씨네 집에서 숙박하신다고 했었죠」

라는 건, 저만 남는단 거네요
어떻게 할까요……

「내일 어떻게 할지는, 다이아 씨에게 맡겨두겠습니다. 집에 있어도 좋고, 누군가 친구집에서 묵으셔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문단속만 잘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어머님」

갑자기 내일 묵고 가겠다, 라는 것도 상식적이진 않군요
내일은, 집에서 공부라도 할까요
……평소대로네요

「언니, 내일은 어쩔거야?」
「이야기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집에 있으려고요」
「……흐음」

루비는,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하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도, 방으로 돌아가도록 하죠

딩-동-댕-동

오전 수업이 끝나고, 나는 점심 먹을 준비를 한다.
오늘은 학생회실에 가지 않는 날.
그러니까, 밥을 먹은 후에는 반 친구들의 공부를 봐주기로 했다.
가방을 열자, 루비와 즈라마루가 다가왔다.

「저기, 요시코쨩. 오늘, 학교 끝나고 한가하지?」
「하?」

입을 열자마자, 저 무슨 무례한 동급생인가.
나에겐 중요한 예정이있다고.

「뭐야 갑자기. 난, 오늘 전국의 리틀데몬과 중요한 회의가 있어」
「한가하네」
「한가해유」
「좀 들어!」

그러니까, 한가한게 아니라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타천식 점성술을 선보이려고 했다고
생방을 상상하며, 조금 텐션이 올라버린 나는, 오른손을 얼굴 앞으로 뻗었다.
내가 타천을 하는 것과, 루비가 그것을 입에 담는 것은, 동시에 일어났다.

「오늘, 방과후 언니가 묵으러 갈 테니까 잘 부탁해」
「큭큭크……오늘 밤도 방황하는 수많은 리틀데몬과……엣, 하?」

루비의 말이, 바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혼란해 하는 나에게, 루비가 싱글벙글하며 스마트 폰의 화면을 보여줬다.

「이미 연락해뒀으니까」

거기엔, SNS 창이 열려있고,

『사정을 얘기 했더니, 오늘, 요시코짱이 꼭 자기 집에서 묵고가라고 말했어!』

「에, ……잠……에?」

오늘, 집에서 묵고 가라고 요시코가 다이아 선배에게……
……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자, 잠깐 루비!뭘 멋대로, 그보다 사정이란 건 또 뭔데!?」
「아, 응. 오늘, 중요한 친척들 모임이 있어서, 집에 아무도 안 남거든」
「그리고, 루비쨩은 마루네 집에서 숙박이구먼유」
「아, 그렇구나……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싫어?」
「시, 싫은 건 아닌데, 하지만……」

그, 그게, 오늘은……

『요시코, 오늘 엄마 좀 늦을테니까, 미안하지만 저녁 밥 스스로 챙기렴?냉장고에 이것저것 들어있긴 한데, 일단 돈도 주고 갈테니까』

……엄마가 없다고!!
그래서 평소보다 텐션 올려서 방송하려고 했는데!
어, 어째서 하필 이럴 때!
하지만, 내 심정 따위 상관없이, 루비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럼, 언니 잘 부탁해!요시코쨩네 엄마한테도 전해 둘까」
「아니……오늘, 엄마, 늦는다고……」
「그렇구나. 그럼, 단 둘이네」
「단 둘이네유」
「그,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돼!」

우리들의 대화는, 당연하게도 반 친구들에게 세어 나갔고
이야기를 들은 동급생들이, 소란스러워졌다.

――역시 요시코쨩이랑 쿠로사와 양네 언니는……

――약간 분위기도 닮았고, 어울리네-

――나, 이전에 학생회실에서 요시코쨩이 무릎베개 받는 거 본 적 있어!

――꺄-!

제, 제멋대로들 얘기하기는……!!
아니 그보다, 봤었어!?
너무 부끄러워서, 닭살이 돋는다.

「자, 잠깐!너희들 때문에 멋대로 떠들고 있잖아!」
「뭐 잘못됐어유?」
「루비는, 언니랑 요시코쨩이 사이 좋아서 기뻐」
「우으으……읏!」

즈라마루는 그렇다 쳐도, 루비의 저 말은 비겁하다.
그런 식으로 말해버리면, 아무말도 못 하잖아.
……주위의 소란이 가라앉을 기세는 없지만
뭐, 일단 점심……

「……자, 점심 먹자. 난 바쁘다고」
「응!」
「요시코쨩이랑 같이 먹는 건 오랜만이네유」

그러고 보니, 학생회실 밖에서 먹는 건 오랜만일지도 모른다.
가끔씩은, 이 둘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걸
이제 남은 건……
두 사람이 도시락을 준비하는 동안, 할 것이 있다.
난, 스마트 폰의 잠금을 풀고, SNS 앱을 열었다.
……그리고, 딱 한마디.

『기다릴게』

그렇게, 메시지를 보낸다.
답장은 기다리지 않고서, 바로 화면을 내린다.
약간 부끄러워져서, 보고 있을 수가 없다.

요시코쨔-앙

루비와 즈라마루가 도시락을 가지고 이쪽으로 온다.

「빨리 오라고」

……나중에 일단 엄마한테도 연락은 해두자――

 

「――그렇구나, 집에 아무도 없는 거네」

점심시간, 저는 카난 씨와 마리 씨에게 어제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다이아네 집은 이래저래 힘들구나ー」
「요시코를 부르거나, 요시코네 집에 가면?」
「과연 당일에 말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으니까요……」

친한 사이에도 예의 있다, 라고 하니 말이죠.
그 순간, 핸드폰에서 메시지 수신 소리가 들렸습니다.

삐삐삣

「……어라?」

상대는……루비군요.
메시지를 확인해보죠.

『사정을 얘기 했더니, 오늘, 요시코짱이 꼭 자기 집에서 묵고가라고 말했어!』

「……하?」

갑작스런 일에, 저는 말문이 턱하니 막혀버립니다.

「뭐야?무슨 일이야 다이아」
「Aqours의 누가 연락한 거야?」
「아뇨……그……」

혼란한 저의 휴대폰 화면을, 두 사람이 들여다 봅니다.
루비의 메시지를 읽고서, 소란스러워지는 소꿉 친구들.

「잘 됐잖아, 다이아!」
「요시코랑 숙박 파티네!」

요시코 씨네 집에서 숙박……

요시코 씨랑, 단 둘……?

……제, 제가 무슨 생각을……

그저, 사이 좋은 친구네 집으로 묵으러 가는 거잖아요.
그래도, 카난 씨나 마리 씨들과 숙박을 할 때와는 다른, 이 기분은……

「……후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문득 두 사람에게 의식을 돌렸습니다.
그러자, 옛날에는 셋이서 자주 숙박하고 그랬지 라고 말을 시작한 마리 씨 네는, 첫날밤을 보내는 방법 같은 화제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슬슬 말리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자, 잠깐 기다려 보세요」
「에?」
「왜-에, 다이아. 지금, 다이아랑 요시코의 첫날밤으로 분위기 타는 중인데」

마리 씨의 문제 발언을 무시하며, 냉정하게 생각합니다.
……애초에, 정말로 요시코 씨의 의사일까요.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말아주시겠어요?우선, 요시코 씨에게 확인을 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요」
「에-?괜찮지 않아?」
「아뇨, 루비가 멋대로 말을 꺼냈을 가능성도 있으니」

역시, 폐는 아닌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요시코 씨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화면을 돌리려는 그 순간.

『기다릴게』

한 마디 뿐인 심플한 메시지가, 요시코 씨에게서 도착했습니다.
제 불안과 우려를 간파한 듯한 타이밍

저는 안도하며,

동시에……

심장 박동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얼굴이, 뜨거워요……

대답을, 해야 겠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시코 씨에게 맞춰, 심플하게.
전송 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닫습니다.
아마, 바로는 보지 않으실 테니……
게다가,

「자, 다이아!작전 회의 입뉘da!」
「나도 분위기 탔다고!」
「자, 점심이나 먹죠」

참견쟁이 소꿉친구들의 상대를 해야 하니까요――

 

――시계를 보니, 바늘이 18시를 향하려고 하고 있다.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그 바늘의 움직임을 그저 바라본다.
약속 시간은, 18시.
하지만, 한 번 돌아갔다 준비해서 다시 오는 거니, 시간에 딱 맞춰서 올 거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이 쓸데없이 진정을 못하는 게 하는 걸까.

「괜찮은 거지, 방……이상하진 않지?」

종례가 끝나자마자, 즉시 귀가해, 어질러져 있던 방을 정리했다.
눈에 들어오는 건, 책장 위에 올려둔 소품이나, 수정같은 것들……
저정돈 조금 특이한 취미정도로 보이겠지?

「……잠깐, 왜 이제와서 그런 걸 신경쓰는 거지 난!」

지금까지, 공부회 하면서 몇번이나 내 방도 썼고
마침 인터넷에서 산 타천사 굿즈가 방에 어질러진 채로 방치 된 건, 그야말로 몇번이나 있었잖아.

그런데 이런……마치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방에 초대한 중학생 같이……
조,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아, 아냐, 좋아하긴 하는데……

「아아아아아아아~~~~으!」

자신의 머리가, 제멋대로 말들을 쌓아 올린다.
나는, 침대 위를 몸부림치며 뒹군다.

데굴데굴데굴

띵-동

「에!?온 거야!?」

시계를 보니, 마침 18시
……역시 다이아 선배, 네.
우리 집까지, 꽤나 시간이 걸릴텐데.

뭐 어찌 됐든, 마중을 나가야.
순식간에 일어나, 급하게 흐트러진 머리를 매만지고
나는, 현관으로 달려갔다.

――

「실례하겠습니다. 오늘은 신세를 질게요」
「어서와. ㄴ, 나밖에 없으니까, 편하게 있어?」
「아, 알겠습니다.」

입으론 그렇게 말한 다이아 선배도, 움직임이 딱딱하다.
고, 공부회 하면서 몇번이나 왔잖아.
왜 이제와서, 이런……

「일단!내 방으로 가자!」
「ㄴ, 네」

방으로 데려가기 위해, 평소처럼 다이아 선배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 버렸다.
다이아 선배가, 작게 반응한다.

「앗」

더욱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나는, 잠자코 그대로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뭐야 이 분위기……

――

「ㅈ, 자!우선 숙제를 하는 겁니다!요시코 씨!」

방에 들어와, 짐을 내린 다이아 선배.
그 말은, 이런 때에도 다이아 선배 다웠다.
아니면,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는 걸까?
하지만, 조금은 불만을 표출하고 싶다.

「조금 놀고서……」
「숙제를 끝내고 나서요, 알겠죠?」

다이아 선배는, 작게 윙크

「……으, 응」

나의 불만은, 목소리와 함께 쏙 들어가 버렸다.
……단순하네, 나.

 

「우으- 끝났다아-……」

마지막 문제를 풀고서, 나는 기지개를 핀다.
테이블 맞은 편으로 눈을 돌리자, 다이아 선배도 끝난 듯 했다.

「……저도 끝났어요」

다이아 선배는 필기구를 정리하고, 앉은채 내 침대에 기댄다.
그리고서, 나를 부른다.

「요시코 씨」
「……응」

의도를 이해하고, 다이아 선배의 옆으로 이동해.
살짝, 어깨에 기댔다.
처음 왔을 때와는 달라진, 온화한 분위기가 흐른다.

「요시코 씨의 방에는, 다양한 게 있네요」
「맞아. 상급 리틀데몬에게만 보여주는 거니까」
「감사합니다……요시코 씨는, 평소, 생방송……이란 것에서 뭘하시나요?」
「흥미있어?」
「요시코 씨가 하는 일이라면, 흥미있어요」
「이, 이런저런 게 있어. 점이나, 잡담같은……」
「누가 보는 거죠?」
「당연히, 전세계의 리틀데몬들이지」
「저도, 보고 싶어요」
「에!?」

당돌한 다이아 선배의 발언에 놀랐다.
……농담인지 아닌지 알기가 힘들다.

「상급 리틀데몬이라면, 봐도 괜찮죠?」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장난스러움과 순수함이 뒤섞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좀 진심 같다.
하지만……그냥 보여주는 건 부끄러워.
……좋아.

「다, 다이아 선배는 그……이번에 특별히 내 옆에서 방송에 참가시켜줄게!」
「제, 제가 말입니까?」
「그래!상급 리틀데몬을 모두에게 소개시켜주는 거야!내 권속이얏라고!」
「후훗 왠지 혼약회견 같네요」
「에?」

뭔가 지금, 엄청난 말을 하지 않았나!?

「어라?」

뒤늦게, 다이아 선배가 붉게 물든다.
어쩨서 말한 본인이 부끄러워 하는 거야!

「저, 저는 그런 생각으로……!」
「어떤 생각이면 그런 말이 나오는 건데!」
「권속이라는 관계에 대해, 쿠로사와 집안의 장녀로서 진지하게 고려하고……」
「무, 무슨 소리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태도 바꾸지 마!」
「애, 애초에, 권속이라는 말에는 원래 가족이나 피가 이어진 관계라는 의미도 있다고요!요시코 씨야말로 말의 의미도 잘 모르면서 적당히 멋진 말을 쓰는 거 아니신가요!?」
「으엣!?」

에, 거짓말……권속이란 건 뭔가 의식적인 뭔가로 계약을 맺은 사역마 같은 뭔가가 아니였던 거야!?
내, 내가 고백스런 말을 했다는 거잖아!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 시선이 빙빙도는 그 순간,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덧, 20시에 접어들려 하고 있었다. 이거닷.

「그, 그런 거 아니야!그런 거 아니니까 말이야!그런 것보다, 벌써 이런 시간이잖아!저녁 먹자!」
「……어머, 벌써 이렇게 늦었네요」

내가 보기에도, 정말 억지스럽게 이야기를 돌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다이아 선배도 저녁 밥은 같은 의견인 것 같고

어떻게든 흐지부지하게 넘기는데 성공한 나는, 다이아 선배와 함께 방을 뒤로한다.

 

「요시코 씨, 아-앙」
「아, 아-앙……」

우물우물

다이아 선배의 수제 우엉 조림을 아-앙으로 받는다.
맛있어.

「요시코 씨」
「아-앙……」

우물우물

이번엔, 계란말이
살짝 달콤하다. 역시 맛있어.
다이아 선배는, 부엌 테이블에서 일부러 내 옆에 앉아, 내게 손수 요리를 먹이고 있다.

「요시코 씨」
「아-앙……」

우물우물

흰 쌀밥
이미 오래전, 저항 할 마음 따윈 버렸다.
……손수 요리를 만들어 주는 것까진, 상상할 수 있었다.
나도, 먹고 싶다고 생각했고

――아-앙
――우물우물

하지만, 오늘은 모두 직접 준비한 요리라 그런지, 평소 이상으로 먹여주겠다는 오라가 굉장했다.
심지어, 행복해 보이는 모습으로 아-앙 하는 것 뿐으로, 자기는 일절 먹지도 않는다.

――아-앙
――우물우물

다이아 선배는 돌보는 걸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 뭐라고 할까
그래선지 나도, 그만 계속해서 응석을 부려버리는데
그래도……

「요시코 씨, 여기」
「다이아 선배」
「왜 그러시죠?」
「다이아 선배도 먹어. 나만 계속 먹잖아」
「저는 괜찮아요. 먹는 것만 봐도 기쁘니까요」
「그래도 안 돼, 잘 먹지 않으면. 자」
「요, 요시코 씨?」

다이아 선배로부터, 억지로 젓가락을 뺏는다.
먹으려고 하지 않는 다면, 할 일은 하나 뿐.

「다이아 선배, 아-앙」
「저, 저는 괜찮아요」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젖히는 다이아 선배.
자기는 잔뜩했던 주제.
근데, 확실히 내가 먹여주는 건 지금까지 없긴 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만 둘 수는 없다.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마. 리……리틀데몬이라면, 타천사의 말에 따르는 겁니다」
「그, 그럼……」

나는, 다이아 선배가 만든 요리에서, 계란말이를 집어, 내밀었다.

「아-앙」
「아, 아-앙……」

눈을 감으면서 씹는 다이아 선배의 움직임은 어색하고
분명하게, 익숙해 보이지 않는다.

「어때?」

다이아 선배 자신이 만든 거긴 하지만

「……마,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금방 익숙해질거야」

나도 그랬고
그 후는, 그대로 공수역전
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젓가락을 계속해서 내민다.

――이거, 좋을지도
다이아 선배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녁 식사 후, 나는 목욕을 마쳤다.
지금은, 방에서 침대에 걸터 앉아, 다이아 선배를 기다린다.

같이 들어가는 건, 너무 부끄러우니까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치, 친구끼리면 같이 들어가는 게 평범한 거려나……
아니아니아니!사귀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언니나 다름 없으니까?지금이라도 같이……

「아니야, 역시 무리!」

나는, 누가 듣는 것도 아니지만 소리치며, 침대를 향해 쓰러진다.
약간 달아오른 몸에, 서늘한 이불은 상쾌했다.

이불에 누운 것으로, 심장 박동을 강하게 느꼈다.
친구를 묵게하는 건 오랜만이라, 조금 텐션이 이상하다.
이럴 때, 밤 늦게까지 수다떨거나 하는 거겠지
어떤 얘기를 하게 되려나
연애 얘기라던가?
……아니아니, 하필이면 다이아 선배랑 연애 얘기라니……
같은 이불 속에서 그런 이야기 했다가는, 나 진짜로 타천해버려!

……

어라?

「같은, 이불?」

아아아아앗!

「잘 곳, 준비 안 했다!」

무의식적으로, 같이 자는 걸 전제로 하고 있었는지.
정말, 뭘 느긋하게 이불에 누워있는 거야 난!
어쩌지, 손님용 이불 어디에 있더라……
급하게 벌떡 일어난다.
하지만,

철컥

「기다리셨죠」
「아」

고뇌하며 끙끙대던 것은, 예상 외로 시간의 흐름을 꽤나 잊게 해버린 건지
다이아 선배가, 돌아와 버렸고
급하게 일어난 나와, 눈이 맞는다.
목욕을 나온 다이아 선배는, 언젠가 본 것처럼 머리를 땋고 있었다.
머리를 정리한 것으로 목덜미가 드러나고, 약간 달아오른 것이, 굉장히 요염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엣!?」

그만 넋놓고 바라만 보던 나를, 다이아 선배가 의아한 듯한 모습으로 보고 있었다.
맞아, 이게 아니야!
이런 걸 생각하기 전에 할 일이 있잖아……!

「다, 다이아 선배!미안해, 아직 손님용 이불을 준비 못해서. 잠깐만 기다려줘, 」
「저는, 저기 침대도 상관없어요」
「……에?」
「같이 자는 것이야 말로, 숙박이라는 거랍니다」

폭탄 발언을 하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다이아 선배.

「아, 그러니까……괜찮아?」
「예. 요시코 씨만 괜찮으시면……」
「가, 같이 자고 싶어……」
「그런가요. 그럼, 이제 시간도 늦었고, 이불에 들어갈까요」
「응……」

불을 끄고 이불을 넘겨, 침대 뒤쪽으로

「조그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 주시겠어요?」
「으, 응」

말하는대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눕자, 눈앞에는 다이아 선배.
내, 침대 속에, 다이아 선배와 단 둘.
시키는 대로 이렇게 되긴 했는데,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내 마음이 아직 진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 다이아 선배가 싱긋 웃으면서 말을 한다.

「요시코 씨랑 이렇게 나란히 자는 건, 처음이네요」

이, 이런 거……난 못 들었어~~~~!!

「다, 다이아 선배는, 다른 사람 곁에서 함께 자는 거에 저항없어?」
「그렇군요……옛날에는 자주 카난 씨와 마리씨 셋이서 숙박하고는 했으니까요……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구나……」

따끔한 감각이, 세차게 두근거리며 심장에 울린다.
뭔가, 안 좋은 기분.

「하지만……」

다이아 선배가, 조금 이쪽으로 가까워져 온다.
뭐, 뭐야?
내 머리를 두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고는, 꼬옥 끌어 안는다.
귀에 숨이 걸릴만한 거리에서, 다이아 선배가 말했다.

「아무나, 라는 것은 아니랍니다……요시코 씨?」
「읏!」

그 말에, 아까 전과는 다른 감각이 심장을 뚫는다.
이 고동은, 목욕후라서 그런 것인지, 그 이외의 다른 무언가 탓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살며시, 다이아 선배의 파자마 끝을 집는다.

「……」

왠지 엄청 좋은 냄새가 나……
조금 덥긴하지만, 이 대로 잠들어도, 괜찮겠지……
아, 아니 안 돼!이런 리얼충 이벤트를 앞에 두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자다니 말도 안 되지
뭔가 화제를……

「다이아 선배는, 좋아하는 사람 있거나 그래?」
「조, 좋아하는 사람이요?」
「으, 응」

말한 후, 자기가 터무니없는 걸 물어봤음을 깨닫는다.
……아까 연애 얘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탓이다.
물어볼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끓는 머리가 멋대로 입을 움직이고 말았다.
나는, 온몸에서 땀이 솟아나는 걸 느끼며, 다이아 선배의 말을 기다린다.

「……네. 있어요」
「……그, 그래」

심장을 두드린 것같은 충격과, 땀이 기분 나쁜 습기로 변했다.
나는 어떻게든 평정을 유지하며, 말을 뽑아낸다.

「어떤, 사람이야」
「글쎄요.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에요」
「이상한?」
「항상 마이 페이스에,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아이죠,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선 기발하게 보일지도 몰라요」
「응」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세계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런 반면에, 남들보다 주변을 잘 살피기도 하고」
「그거 참, 이상하네…… 어, 어쩌다, 좋아하게 된 거야?」
「처음엔, 손이 많이 가는 여동생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었어요」
「여동생?」
「네. 하지만, 사람도 잘 따르고 여동생 같은데, 가끔씩 보이는 모습에 두근 거리기도 하고」
「……응」
「뭣보다」
「……뭣보다?」

다이아 선배의 말은 거기서, 한 번 중단됐다.
다음에 다시 입을 연 다이아 선배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 가장, 상냥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아이가 노력하고 있던 것을, 가까이서 계속 봐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 구나……」

귀에 들어온 것은, Aqours의 누구든, 꽤나 들어 맞을 것 같기도……아닌 것 같기도 한 사람의 이야기.
불안과 기대, 약간의 안도.
나는, 조금 몸을 둥글게 말아, 다이아 선배와의 거리를 좁혔다.
지금은, 좀 더 다이아 선배와 가까이 있고 싶으니까

「다음은, 요시코 씨의 차례에요」
「……에」

……그렇, 겠지.
물었으면 다시 물어오는 게 자연스런 흐름.
이렇게 마쳐야, 연애 이야기다.
어, 어쩌지……고백같은 건……아직……
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를 이어간다.

「그, 그러니까……」
「사모하고 계시는 분, 없으신 건가요?」
「나, 난……」

지, 진정하자
다이아 선배처럼 얘기하면 괜찮을 거야

「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굉장히 똑바른 사람이야」
「똑바른 사람……인가요」
「응. 의지가 되서, 언니 같고……」
「……요시코 씨는, 외동이니까요」
「응⋯⋯그래서, 끌린 거려나」
「연상의 사람이, 취향이신 가요?」
「그것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근데, 그 사람 늠름하고 , 굉장히 멋있는데다⋯⋯그리고⋯⋯」
「⋯⋯」

다이아 선배는, 내 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으, 응석을 받아주거나 해서⋯⋯눈치 채보니까, 어느새 그 사람에게 푹 빠져있었어……」
「후후, 요시코 씨에게 이렇게 까지 이야기 하게 하다니, 질투 할 것 같네요」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런 말을 입에 담는다.
나는 이미, 고백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부끄러움을 넘어,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 그러고 보니 다이아 선배도 언니 포지션이지」
「루비가 있으니, 일단은 그렇죠」
「저, 저기⋯⋯」
「왜 그러시죠?」
「가끔⋯⋯그⋯⋯언니라고, 불러도 될까?」
「⋯⋯후훗 역시 요시코 씨는, 역시 어리광쟁이 씨네요」
「다, 다이아 선배한테만 그러는 거니까」
「우후훗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뭔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불러주세요」
「에⋯⋯」
「지금 불러만 주시면, 나중에 언제든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에⋯⋯으⋯⋯」

말을 꺼낸 건 나긴 하지만, 마, 마음의 준비가⋯⋯
다이아 선배는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놓치지 않을 모양이다.

「⋯⋯다, 다이아 언니⋯⋯」
「예, 요시코」

「에!?」
「루비는 항상 루비라고 부르고 있으니까요」
「⋯⋯그, 그래」

깜짝 놀랐다⋯⋯
가뜩이나, 얼굴에서 불이 날 것 같은데, 갑자기 이름으로만 부르다니⋯⋯

「저도, 가끔 요시코라고 부르겠습니다」
「⋯⋯요하네」

수줍어 하는 내 머리가, 상냥하게 쓰다듬어 진다.
긴장이 풀리는 것과 동시에, 폭신폭신한 졸음에 휩싸인다.

「다이아 선배⋯⋯」
「졸린가 보군요, 요시코 씨」
「타천사의 밤은 이제부터 라고⋯⋯」

졸음을 감추지 않은 목소리가, 오히려 졸음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조금 더, 리얼충 타임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조금 과하게 두근두근 해버려
약간 지쳐버린 것 같다.
⋯⋯게다가, 기분이 너무 좋아

「오늘은, 이만 주무세요. 착한 아이니까요⋯⋯」
「응⋯⋯안녕히 주무세요⋯⋯언니⋯⋯」
「안녕히 주무세요」

피부로 전해지는 체온의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의식을 놓았다――

 

「……쿨……쿠울……」

요시코 씨는, 제 쪽을 향해 몸을 돌리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습니다.
그 손가락이나 다리가 약간 닿아, 그런 모습이 굉장히 귀엽고 갸륵해서……
……사랑스러워
이렇게 잠자는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심장 박동이 멈추지 않는다.
무언의 방 안에서, 요시코 씨에게 들리는 게 아닐까 하는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걸 들키지 않고 같이 자는 걸 제안하기는,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저는, 살짝, 요시코 씨의 머리를 쓰다듬어 봅니다.

「……으응」

요시코 씨가, 간지럽다는 듯이 몸을 꼼지락 거립니다.
그것조차, 귀여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상하네요.
루비처럼, 소중한 동생같은 존재.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으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터질 것 같은 진동

쿵쿵쿵

터무니 없을 만큼 나를, 홀리게 만든다.

쿵쿵쿵


요시코 씨의 냄새에 쌓인채,

눈 앞에는 무방비한 요시코 씨가 있고,

조금정돈, 못된 장난을 쳐도,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으……」

전, 요시코 씨의 이마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으읏⋯⋯」

안 일어난, 거죠?

「후우⋯⋯」

오늘은, 좀 과하게 들떴군요
저도, 자도록 합시다.

「⋯⋯잘 자, 요시코――」

 

「……하암⋯⋯」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나는 눈을 떴다.
눈 앞에는, 이쪽을 향해 조용히 잠든 다이아 선배가 있었다.

「……쌔액……쌔액……」

아직 이른 아침이고, 아마 일어나지 않겠지.

「다이아 선배, 」

나는, 살짝 다이아 선배에게 안겨 붙는다.
파자마 너머로 느껴지는 체온은 , 평소 이상으로 따뜻했다.
그 적당한 체온이 기분 좋아, 나는 다시 졸음에 휩싸였다――

 

「으읏⋯⋯」

잠에서 깨보니,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요시코 씨가, 안겨 있는 모양이군요
호흡에 맞춰서, 몸이 오르내리고 있어요.
조용히 잠든 것 같습니다.

「⋯⋯쿠울」

천진난만한 자는 얼굴이, 귀여워요.
이대로, 계속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으흐⋯⋯」

꼬옥

요시코 씨가 잠든 채 더욱 달라붙어 왔어요.
제 바로 앞까지 얼굴이 다가왔습니다.
조금 더 다가오면, 입술이 닿을 것 같이⋯⋯

「요시코, 씨⋯⋯」

전, 양손을 요시코 씨의 얼굴에 곁들여,

요시코 씨에게⋯⋯

「⋯⋯다이아 선배⋯⋯?」
「!!!!!?」

요시코 씨의 눈이 살며시 열리고, 저는 즉시 떨어집니다.
요시코 씨는, 아직 의식이 멍한 것 같은 상태.

「다이아 선배, 무슨 일이야⋯⋯」
「아, 아뇨」
「얼굴에, 손⋯⋯」
「아, 아아, 죄송합니다」

요시코 씨 얼굴에서 아직도 손을 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하며 손을 뗍니다.
전, 새하얗게 질려 입이 움직이는 대로 변명을 뱉습니다.

「요시코 씨의 귀여운 얼굴을, 잘 보고 싶어서 그만」
「그래⋯⋯?」

다행히, 그렇게 까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정신을 차린 것인지
이번에는, 분명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어라⋯⋯?다이아 선배, 왜 그래」
「아, 안녕히 주무셨나요」
「좋은 아침⋯⋯아, 미안, 안고 있었구나⋯⋯」
「괜찮아요. 그러려고 함께 자는 거 아니겠어요」
「으⋯⋯」

정신을 차리며 서서히, 요시코 씨는 뺨을 물들입니다.
안겨있는 채로 부끄러워 하는 것도, 이상한 기분이네요.

「요시코 씨, 잠은 잘 주무셨나요?」
「응, 기분 좋게⋯⋯」
「슬슬 일어날까요?」
「⋯⋯저기, 」
「네?」
「조금만 더, 이대로 있고 싶은데⋯⋯」
「이유라도 있으신 가요?」
「나, 딱히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잔 적이 없으니까⋯⋯그⋯⋯」
「알겠습니다」
「괜찮아?」
「오늘은 원하는 만큼, 옆에 있어 드릴게요」

살며시, 요시코 씨를 고쳐 안아 봅니다.

「아⋯⋯」

오늘은, 휴일
가끔은, 이런 날이 있어도 괜찮겠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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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710689

 

 

위잉

자동문이 열리고、안에 들어가자、헌책의 독특한 냄새가 휩싸인다.
주위를 둘러보니、책상의 앉아 책을 읽는 사람、노트를 펼쳐 놓은 교복의 아이、선반 앞에서 서서 읽는 사람、모두 제각각 할 일을 하고있다.
그렇다、오늘 우리는 도서관 데이트를 온 것이다.

「누마즈에 이런 도서관이 있었구나」
「예、집중하고 싶을 때 자주 이용합니다」
「자주 와?」
「그렇네요. 옛날부터 자주 이용하는 편이죠. 요시코 씨、이쪽으로」

다이아 선배에게 이끌려、도서관의 안쪽으로
……갑자기 손을 잡으면 심장이 놀라잖아
다이아 선배는、파란 블라우스에 흰색 타이트 스커트、그 위에 얇은 노란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고
나는、체크 무늬 원피스에 갈색 재킷을 입고 있다.
데이트지만、도사관이고 하니、서로 그렇게 눈에 띄는 옷은 아니다.

「자、여기가 열려 있네요. 들어가죠. 요시코 씨」

도착한 곳은、공부용 별실.
네모난 방에는 벽에 창문이 하나、그 아래로 책상과 의자가 한 개씩 있었다
입구에는、커튼이 달려 있어、집중해서 공부하기에는 안성맞춤 인 것 같지만
……명백하게、일인용이다.


「……저、저기 다이아 선배?」
「왜 그러시죠?잠깐만요 의자를 하나 더 가져올게요」
「아……」
「딱 있었네요. 안성맞춤이에요」
「다이아 선배、여기 개인실인게……」
「맞아요. 저、이 개인실에서 공부하는 게 차분해져서 좋아하거든요. 이렇게、커튼도 있고」
「개、개인실에 두 사람이라니……괜찮은 거야?」
「딱히、두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는 어디에도 써 있지 않답니다」

화、확실히 그렇지만……
조심스레、자리에 앉자
옆에 놓은 두번째 의자에、다이아 선배도 앉는다.
서로의 팔꿈치가、닿을 듯 닿지 않는、그런 거리

「자、그러면 시작해볼까요」
「으、응」

이、이럴 줄은……몰랐다고오!

 

저는 지금、요시코 씨와 둘이 나란히 、묵묵하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이렇게 친한 친구와 공부를 하러 오는 것이 꿈이었어요
카난 씨나 마리 씨는、같이 공부를 할만한 느낌은 아니니까요.

옆에있는 요시코 씨에게、시선을 돌려봅니다.
노트를 바라보는 그 표정은、진지함 그 자체
반듯한 얼굴이 더욱 빛나는군요

「……응?」

요시코 씨가、이쪽을 눈치채고 말았네요
일단은、웃어 볼까요

「뭐、뭐야……」
「아뇨、요시코 씨、감사합니다.」
「뭐、뭔데 갑자기」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공부하죠」

얼굴을 붉히고、석연치 않은 모습 그대로 요시코 씨는 공책으로 시선을
되돌렸습니다.

오늘은、즐거울 것 같아요.

 

「……」

장난치고 싶다.

그렇게 결심하고 몇분이 지났을까
지금은 문제를 푸는 건 손에 맡기고、머리는 어떻게 해야 혼나지 않고 건들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

그게、어쩔 수 없지 않은가
다이아 선배가 옆에있고、왠지 모르게 갑자기 웃어주고……
생고문이다.

게다가、사실、두 사람이 따로 공부하는 건 처음이다.
지금까진、다이아 선배가 나를 봐줬었으니까
시간이 갈수록、가만히 못 있겠다
귀에 바람을 넣어볼까、아님 무릎에 다이빙할까
……절대로 혼나겠지

――그렇게、공부를 시작하고 얼마후

나는、무료한 왼손을 책상에서 살며시 내린다
몇번이나、상황을 살피고선

「……으」

화내지 않기를...
그렇게 염원하며……다이아 선배의 허벅지에、살짝 손을 올렸다.
다이아 선배가、순간 움찔하는 것을 느낀다.

뭔가、반응이 있을까……아니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다이아 선배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진다

「……!」

다이아 선배의 손이、내 왼손에 겹쳐졌다

그리고、손가락이 교차한다.

「읏……」

심장이、튀어 나올 뻔 했다

슥슥슥
펜이 움직이는 곳 아래、서로의 손이 얽혀있다
다이아 선배의 손、부드러워……

「……스읍……하……」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마음을 진정시킨다
기대버릴까 하는 욕망을 누르고서、왼손에 약간 힘을 준다
그것에 반응하듯、다이아 선배도 힘을 줘 돌려준다

공부하는 곳 아래로、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재차 확인했다.

――

「요시코 씨、저、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아、아아、어. 다녀와」
「그래서 그、일단 손을 놔 주셨으면 하는데……」
「미、미안」
「그럼、잠시 실례」
「응」

철컥

다이아 선배가 별실을 나갔다.
갑자기、방이 넓게 느껴진다.
……아니、반대로 좁았던 거겠지만

「……후우」

손、놔 버렸네……
따스함을 잃은 왼손이、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끼게 했다――

 

손을 씻다보니、왼손에 의식이 쏠립니다
아까까지、요시코 씨를 잡고 있던 손

「……후훗」

자연스레、미소가 번집니다.
뭔가하지 않을까 했지만、손을 잡다니
역시、요시코 씨는 응석쟁이군요
……뭐、무릎에 눕는 것 정도 까지는 상정하고 있었지만요

생각해보니 두 사람이 따로따로 공부하는 건 처음인 것 같네요
돌아가면、조금은 응석쟁이 씨를 돌봐주도록 해볼까요――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샥하고、커튼이 닫히는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왜인지 다이아 선배는 자리에 앉지 않는다
무슨 일 일까、하고 생각한 순간、다이아 선배가 뒤에서 어깨의 손을 얹어왔다

「요시코 씨?」
「으아……뭐、뭐야 다이아 선배」
「외로웠나요?」
「아……」
「조금、봐 드릴께요」

몇 번 내 머리를 쓰다듬은 후、다이아 선배는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오른쪽 귀 근처 어깨 너머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겨우 이정도 일 뿐인데、전신이 뜨거워진다
가슴의 고동이、별실 전체에 울리는 것만 같다
찰싹붙어 저 상냥함에 몸을 맡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히면서、나는 묵묵히 공부를 이어간다.

「……」

집중력을 내기에、적당한 고양감
펜이 춤추며、차례차례 문제를 풀어간다.
몇 페이지를 더 나갔을 쯤、다이아 선배가、속삭였다

「……요시코 씨?」
「……읏……응?」

내 집중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상냥한 배려였던 것 같지만……숨이 귀에 들어가서…….
살짝 얼굴을 들자、다이아 선배의 아름다운 손가락이 노트를 향한다.

「여기」
「에……」
「계산、틀렸습니다」
「아……」

허둥지둥 지우개로 지우고、문제를 다시 푼다
간단한 실수였다.
역시、머리가 좀 우쭐해져 있는 건가
……
그런 나를 보고서、다이아 선배는 즐거운 듯 보였다.

「우후훗 노력하셔야겠네요」
「펴、평소엔 이런 실수 안 하거든」

다이아 선배는、키득키득 웃으며 내게서 떨어졌다

「아……」

갑자기 등뒤가 쓸쓸해져、무의식적으로 조용히 소리가 새어버렸다.

토닥토닥

내 소리가 들린건지、내 분위기를 읽은 것인지、2번 내 머리를 만지고선、다이아 선배는 옆자리로 돌아왔다

다시、우리들은 조용히 책상으로 집중
힐끗하고、다이아 선배에게 시선을 돌려봤다

「……읏!」

눈이 맞았다

싱긋

「……!!」

다이아 선배가、웃어준다.
나는、나도 모르게 아래로 시선을 돌리고、크게 날뛰는 가슴을 억누른다.
이 사람、눈이 맞으면 반드시 웃는 뭐 그런 거야!?
슴을 가다듬고서、다시 노트로 눈을 돌렸다

――

「다이아 선배、나도 잠깐 다녀올게」
「알겠습니다」

별실을 나와、나는 화장실로 향한다

――

「……스읍……하아……」

손을 씻으면서、다시 한번 심호흡

……즐거워
그저、같이 하루종일 공부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예전같으면、도서관은 오려고도 하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조용한 분위기는 좀 별로였지
그것이、같이 오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바뀌다니
……아니、다이아 선배와 함께라
다이아 선배、덕분
내 작은 장난에도、부드럽게 대답해준다
도서관 데이트는、정기적으로 하고 싶네

몇번이나、껴안고 싶은 충동을 억제 했는지
생각해보면、잘도 집중하고 있다

……역시、마음이 있는 거지?
먼저 오자고 한 것도 다이아 선배고

자、빨리 돌아가자
하아아……좋아하는구나……

――

철컥

별실에 돌아오니、다이아 선배가 묵묵히 공부중이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왠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애초에、꽤나 고양된 상태니까

조금、조금은……

나는、최대한 다이아 선배의 집중을 깨지 않도록、조용히 걷는다.
한 걸음씩 걸을 수록、심장이 강하게 뛴다

「……으」

다이아 선배의 뒤에 선다
눈치챈 다이아 선배가、말을 건다

「……요시코 씨?무슨 일 있나요?」

나는、다이아 선배의 목에 손을 두른다.

「읏!……요시코 씨?」
「요、요하네가……봐줄게……」
「……그건 참 믿음직하네요」

다이아 선배는、크게 저항하는 것 없이、공부를 이어갔다
문제집에 몰두하고 있는 다이아 선배를 보는 건、처음있는 일이다
……뭐 이렇게 두근거림이 전해질 정도의 거리가 된 건、기세였다고 할까 뭐랄까
다이아 선배의 노트를 멍하니 바라본다

「……」
「……」

안 틀리네……
아까전의 답례를 할까 했는데、보기엔 틀리는 거 없이 잘하고 있다
3학년 범위를 전부 아는 건 아니긴 하지만
그건 그렇고、예쁜 손이다……
아니아니!이게 아니지、나는 미스를 찾는 것 뿐이야!
몸을 쑥 내밀고선、잠깐 뚫어지듯 노트를 바라본다
……아

「다이아 선배、거기……」
「네?」
「틀렸어」
「에?……아아、감사합니다」
「우후후……정신 똑바로 차리라구」
「요、요시코 씨에게 듣고 싶진 않군요」

아、조금 얼굴이 붉어졌어
다이아 선배 귀여워
팔을 두른채로、귓가에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장난을

「……요하네、야」
「으흐……뭡니까……」
「힘내. 타천사 요하네가 응원하고 있으니까……」
「으읏 고맙습니다」

아쉬움을 느끼며、다이아 선배에게서 떨어져
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이 이상은、혼날 것 같고
……뭣보다、심장 박동이 위험해

필기구를 손에 들고、나는 다시 한번 잠깐、다이아 선배를 본다.

힐끗

「……!」

눈이 맞은 다이아 선배가、이번엔 바로 시선을 돌려버린다
옆모습이、붉다.
너무 심했나……

적당히 달콤한 공기 속에서、우리들은 각자의 과제로 돌아갔다――

 

「요시코 씨、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나야말로」

저녁이 되어、도서관을 나온 우리는 어느 카페에 와있다.
내가 추천한 곳이다

「저、누군가와 오늘처럼 도서관에 오고 싶다고 늘 생각했어요」
「그랬어?카난 선배나 마리 선배는……」
「그 두사람은、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아아……」
「그래서、오늘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나、나라도 괜찮으면 언제든 어울려줄게」
「감사합니다 요시코 씨와 친해져서、정말 다행이에요」

다이아 선배의 얼굴 가득한 미소가、다시、내 심장을 꿰뚫는다

「다、다이아 선배는 자주 그런 부끄러운 소릴 딱 말하네」
「어머、생각한 것을 말 한 것 뿐이랍니다」
「……스、슬슬 뭐라도 주문하자. 요하네 배고파졌어. 이 가게、맛있다구!」
「후훗 그건 정말 기대되는군요」

다이아 선배의 직구를 견디지 못하고、나는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메뉴를 펼쳤다

「나는 이 파스타로 할래. 그리고、코코아라도 시킬까」
「그럼……저는 오므라이스랑、녹차라떼로 할게요」
「녹차 참 좋아하네. 알았어」

점원을 부르기 위해、주위를 둘러본다
……어라?
가게 입구 쪽、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사람
누굴 닮은 것 같은……?
그저 착각인 경우일지도 모르니 계속 보는 것도 실례고、마침 점원도 근처에 있기에
나는 주문을 우선하기로 했다

「저기요!」

네-!

대답과 함께、점원이 우리의 자리로 온다

「주문은 정하셨습니까」
「저는 이 파스타랑、코코아」
「저는 오므라이스랑 녹차라떼로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더 시키실 건 없으신가요?」
「「예」」

메뉴와 함께、점원은 안쪽으로 들어갔다

「저기、다이아 선배는 언제부터 성적 좋았어?」
「성적이요?……옛날부터 쿠로사와 집안의 장녀로서 염격하게 자랐으니……처음부터려나요」
「어、엄청나네…… 힘들진 않았어?」
「그런 시절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어느새 익숙해졌네요」
「그런 거야?그 것 말고도 이것저것 배우는 것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렇네요. 무용과 거문고、다도같은 이런저런게 있죠」
「역시 다이아 선배는 굉장하네」
「그렇지 않아요」
「아니 그런 걸. 나라면 절대로 무리야 분명 연습중에 타천할걸」
「요시코 씨도、저와 하는 공부회에서 도망치지 않았잖아요」
「다이아 선배랑 함께니까」
「그、그런가요……」

후훗 아까의 답례
마침 적당한 타이밍에、점원이 왔다

「코코아랑 녹차라떼 입니다」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신다.
입 한 가득 달콤함이 퍼진다. 맛있어.

「다이아 선배、정말 녹차 좋아하네」
「예、아주 좋아합니다」

공부회에서도、녹차 푸딩을 자주 먹는다

「녹차는、맛있어?」
「어머、마셔보고 싶나요?」
「괜찮아?」
「예、여기요」

다이아 선배에게 컵을 받는다
간접키스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이제와서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이번 만큼은 다를지도 몰라

「……읏」

컵에 남아있는、다이아 선배의 입술 흔적
……의식하지 않는 게 무리다

「왜 그러시나요?」
「아、아니……」

다이아 선배는、깍지를 끼고선、이쪽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마셔도 돼?괜찮은 거지?
나는、컵에 남아있는 입술에、살짝 입을 겹쳤다

「……으」

단 맛과 은은한 쓴 맛이 섞이는 독특한 맛
강하게 뛰는 가슴을 억누르기 위해、필사적으로 맛에 집중한다

「꽤、괜찮네……」
「그렇죠!?알아주시다니 기뻐요!」

약간 몸을 앞으로 내밀며、몸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뭐、녹차는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으니까

「맛있는데. 녹차도 꽤 하는 걸. 달콤함 속에 숨어있는 쓴맛、요하네에게 적합해」
「다음에、요시코 씨에게도 녹차 푸딩을 드릴게요」
「기대할게」
「예、굉장히 달고 진하니까、타천사 씨의 입맛에 분명 맞을 겁니다」
「요하네는 어른스럽게 쓴맛이 강한게 취향이라고!」

이번엔 내가 조금 몸을 내민다
최근、어린애 취급을 받는 게 많아진 듯한……

「알겠어요. 기대하고 있어주세요」

싱글벙글 웃으며、다이아 선배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정말 안거야...?」

점점 어린애 취급을 받는 듯 하지만、기분은 좋으니 묻어둔다
분위기를 바꿔、이번에는 내 컵을 내민다

「다이아 선배、내 코코아 줄게」
「어머、감사합니다」

컵을 받고선、입으로 향하는 다이아 선배
그 자연스러운 행동에、자기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너무 신경썼던 거려나

「코코아도 좋네요 그러고 보니、요시코 씨는、초코를 좋아했죠」
「그렇지」

기억하고 있었구나、기쁘다……

「이번에、초코를 같이 만들어 볼까요. 간식 만드는 것에도 흥미가 있어서요」
「정말!?응!만들래!!」

다시 한 번 몸이 앞으로 나간다

「예、조만간 시간을 맞춰봅시다」

미소짓는 다이아 선배를 보니、마음이 춤춘다
그런데、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이아 선배는、진로 어떻게 할 거지
수험 공부 같은 것도 있지 않나……
그렇게 시간 있으려나……

「다이아 선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다이아 선배에게 진로에 대해 물으려 한 순간、점원분이 요리를 들고 왔다

「감사합니다」

조금 허둥대며、나는 다이아 선배와 접시를 받았다

「「잘 먹겠습니다」」

나는 파스타를、다이아 선배는 오므라이스를
진로 이야기는、나중에 물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파스타를 입에 넣는다
여기 음식、추천할만하단 말이지

 

「「잘 먹겠습니다」」

오므라이스에 숟가락을 넣으니、부드럽게 계란이 깨지고、치킨라이스가 드러납니다
숟가락을、입으로 향하자
솔직한 감상평이 새어나와 버립니다

「……맛있어요」
「그치!?」

제 얘기를 듣는 요시코 씨는、기쁜 듯이 웃었습니다

「이런 가게가 누마즈에 있다니……」
「흐흥、숨겨진 맛집이라고」

정말로 맛있어 손이 저절로 움직이고 맙니다
요시코 씨에게도、맛보여 주고 싶은 맛이네요
파스타를 입으로 옮기는 있는 요시코 씨에게 말을 걸어보죠

「요시코 씨」
「응?……으응、왜?」
「아-앙」
「!?……아-앙」

숟가락을 입에 넣고、우물우물 하는 요시코 씨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고마워」

조금 쑥스러운 듯하네요
학교에서 몇 번이나 하는 건데 말이죠
아까 전의 녹차라떼로 의식해버린 거려나요
후훗 귀여워요

「한입 더 어떠신가요?」
「으、응」
「자、여기요」
「……아-읍」

제가 내미는 숟가락을 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그 후로도 절반 정도를 요시코 씨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잠깐、화장실 다녀올게」
「알았어요」

화장실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저도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참견쟁이 소꿉친구를 혼내기 위해

「……두분. 이런 곳에서、뭐하시는 거죠」
「에、사、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닐까나」
「맞아yo 저희는 그냥 관광객입니da」
「얕보지 마세요?요시코 씨는 속여도、저는 못 속입니다. 폼으로 소꿉친구를 하는게 아니라고요」
「……이런- 들켰나……」
「당연하죠. 가게에 들어온 순간부터 알았어요」
「그래서、어때?다이아. 마음은 확실해졌으려나」
「그렇네요……」

오늘 하루가、머릿속에 떠오릅니다

――둘이서 나란히、공부를 한 시간

「아무 일 없이 흘러간 시간마저 사랑스러워서……」

――웃을 때、수줍어하던 얼굴
――머리를 쓰다듬을 때、기뻐하던 얼굴

「그저、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뒤에서、안겼을 때의 고양감. 실수를 보인건、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저는、분명……」
「그래…… 응원할게、다이아」
「감사합니다」
「뭐、꽤나 전부터 요시코는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지만」
「그럼 다이아…… 그건……」
「그렇네요、이렇게 된 이상、숨기고만 있을 수는 없겠네요」
「어떻게 된다해도、우리들은 다이아랑 요시코를 응원하고 있어」
「예、고맙습니다. 그럼、슬슬 가봐야 겠군요」
「응. 여기에서 확실하게 지켜봐주자!알았지、마리!」
「예스!확실하게 엿보……응원할게!」
「……두 분、역시 돌아가 주시겠어요?」

정말이지……어쩔 수 없는 소꿉친구라니까요
하지만、그런 소꿉친구의 가벼운 농담이、저의 긴장을 풀어주는군요
자、슬슬 요시코 씨도 올 때가 됐어요――

 

손을 씻으며、생각에 잠긴다
하루가、벌써 끝나는 건가
……즐거웠어
연습이 없는 날은、매일 오고 싶네

물을 멈추고、손을 닦는다.

다이아 선배、진로 어쩔까
이번에야 말로、확실히 물어봐야지……

나는 한 번 심호흡을 하고、화장실을 나선다

――

「기다렸지、다이아 선배」
「예」

자리에 앉아、다이아 선배를 보니、조금 분위기가 바뀐 기분이 든다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있지만、약간 진지한、뭔가를 느끼듯

「……」
「……」

「다이아 선배、고등학교 졸업하면 어쩔거야?」
「전……」
「응」
「……요시코 씨、저 도쿄의 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래……에에!?」

지금……뭐라고? 도 쿄?

「다、다이아 선배…… 도쿄로 간다고……」
「……네」
「난、분명……」

뭐랄까、다이아 선배 같은 명가의 아가씨는 현지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그런 이미지였다.

「그렇네요. 언젠가 가업을 잇기 위해서、돌아올 예정이긴해요. 하지만、학생시절 동안은 자유롭게 해줬습니다」
「그렇、구나……」

점점 냉정을 되찾고、도쿄에 간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이해되기 시작됐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모르겠다.

「……그런 얼굴하지 마세요. 평생 이별하는 게 아니니까요」
「……」

평생 이별하는 게 아니다、확실히 그렇긴하다
게다가、만나러 간다면 못 갈 거리도 아니다.
……난 막연하게 그럴 줄 알았던 것이다、지금의 3학년이 졸업한 뒤
자주는 아니더라도、만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날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안 돼、이런 얼굴하면
그래도……

「다이아 선배……」
「네」

나의 모습을 보고、다이아 선배는 곤란한 듯한、면목없는 듯한 얼굴로、옅게 웃고 있었다
뭐라도、말을해야

「무슨、대학이야?」
「아아、이름은――」

그 대학은、전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대학이었다.
학과는 경제라는 것 같다
일단은、가업의 참고로

「정말 대단하네……다이어 선배」
「뭐、3년간 노력했으니까요」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하는 게、역시나 과연 다이아 선배다.

그 후로도、다이아 선배에게 이런저런 대학 얘기를 들었다
캠퍼스 안에 뭐가 있다던가、학교 주변에 뭐가 있다던가、녹차 푸딩을 파는 간식 가게같은 곳도
가지도 않았는데 확실하게 조사한 부분이、그야말로 다이아 선배였다
나는 그 얘기에 집중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모를、기묘한 상태였다.

 

「――오늘은、감사했습니다」
「나야말로. 즐거웠어」

가게를 나와、작별 인사를 한다
나는 버스 정류장
다이아 선배는 여기서 마중을 기다릴 것이다

「또、오죠」
「응、그럼」
「예、학교에서 봐요」

등을 돌리고、걸어간다
시야에서 다이아 선배가 사라지고、석양이 비치는 길과、길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왠지 그 광경이、앞으로의 미래처럼 느껴져서
이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그런 기분이 들어

「……!」

뒤를 돌아 달린다

「어라、요시코 씨――」

뭔가를 말하려는 다이아 선배를 무시하고 난――

「뭔가……!?」

있는 힘껏、껴안고
있는 힘껏、힘을 담아

안절부절해서 가만히 못있듯한 마음을

「다이아 선배……떨어지기 싫어……」
「요시코 씨……저도 그래요……」
「……」
「지금 대학에 진학하는 건、전부터 생각해두던 겁니다……하지만、막상 진학할 때가 오니、이런 기분이 되다니……」
「다이아 선배……」
「요시코 씨、혹시……당신이……아뇨、아무것도 아닙니다……」
「다이아 선배……?」

다이아 선배는、그저 내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뭘 말하려고 한거지……?

「……자、요시코 씨. 슬슬 시간이 늦었어요?」
「응……」

다이아 선배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어보니、다이아 선배는 곤란한듯、쓸쓸한듯 웃고 있었다.

 

――고마워、미안했어
――아뇨、그럼

짧은 말을 나누고、나는 이번에야 말로 귀갓길에 올랐다
버스 창문으로 거리를 바라보며、앞으로의 일을、생각한다

「……」

창문에 비치는、익숙한 거리
……도쿄의 버스는、어떤 경치가 보일까

――

「나왔어!」
「어서와」

내 방으로 들어가、컴퓨터를 켠다
그걸、알아보기 위해

「……역시、있었어」

열려있는 건、오늘 들었던 대학의 소개 페이지
유명 대학이면、규모도 클 것이다
그러니、있을 줄 알았다

「……교육학과」

전부터、줄곧 생각해봤다
나는 장래의、무엇을 하고 싶은지

떠오르는 건、자신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던 다이아의 모습
그리고、반 친구들을 가르쳐주던 내 모습

――나는、선생님이 되고 싶어

엄마와、마찬가지로
소탈할지도 몰라
하지만、가장 마음이 끌려

「그럼……」

엄마에게、말하러 가야겠다.
나의 장래와、진학에 관한 걸

 

「――그럼」

작아지는 요시코 씨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며、아까의 일을 되새겨 봅니다

「……쓸데없는 소릴、해버렸네요」

――만약 요시코 씨만 괜찮으면、함께
저는 분명、그렇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이러면 안돼요、요시코 씨의 진로인 걸요」

요시코 씨의 진로는、요시코 씨의 것입니다
제 형편으로、멋대로 바꿀 순 없어요

……그래도、만약 가능하다면
요시코 씨와 함께、또 학교에 다니고 싶어
분명、매일이 반짝반짝한 날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누마즈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검은 자동차가、이쪽을 향해 오는 것이 보입니다.
마중、온 것 같네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응」

엄마를 부르고、테이블 너머로 마주 하고
나는、생각하던 것들을 털어 놓았다

「요시코가 선생이라. 힘든데?」
「놀라진 않아?」

예상외로、엄마의 반응은 가벼웠다

「요시코、학교에서 반 친구들의 선생님 역할중이지?그런 소문 들었어」
「딱히、조금 가르쳐 주는 것 뿐이야」

엄마에게 알려지니 부끄럽다
즈라마루네 부모님이나 뭐 그런 분들이 알려준 거려나……

「가르치는거、재밌니?」
「응. 설명한 걸 알아주니까、왠지 기뻐」
「그래. 힘내」
「괜찮아?」
「요시코가 스스로 결정한 건데、무슨 말을 하겠어. 근데、각오하는 게 좋다?선생은 체력 승부야」
「스쿨아이돌하고 있고、체력은 괜찮아. 그런데……」
「왜?」

이것이、본제
허락해줄까……

「대학、말인데……」
「어머、벌써 거기까지 정했어?」
「응」

핸드폰으로、대학 홈페이지를 열고서
조심조심、화면을 보여준다
도쿄의 유명대학、페이지

「이 대학、말인데……」
「잠깐 보여줘?……어라」

대학의 이름을 본 엄마가、순간 놀라고、
이쪽을 보고선……왜 웃는 거지?

「근데、왜 이 대학으로 한 거야?」
「에、그게……이 대학이라면 유명하고……맞는 학과도 있고……」

솔직히、다이아 선배 말고는 이유가 없던 나는、우물거릴 뿐이다
역시、너무 일렀나……

「다이아쨩?」
「에!?」
「다이아쨩이 진학하는 곳이지?이 대학」
「어떻게 아는 거야!?」
「다이아쨩네 엄마한테 들었어」
「에에!?」

엄마、다이아 선배네 엄마랑 친분이 있었나?
생각해보니、다이아 선배는 늘 공부를 봐줬으니까、엄마가 감사의 전화를 한다해도 이상할게 없다.

「무슨 이상한 소리한 거 없지!?」
「글쎄、어떠려나?」
「엄마!」
「근데、요시코의 얘기는 자주 들었어. 지난번 시험 1등이었잖아?그 때、다이아쨩이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며」
「에、아……그래……」

물론 직접 말했을 때도 굉장히 기뻐해 줬지만、다른 사람에게 또 들으니 부끄럽다

「그래서、다이아쨩이 있으니까?」
「에、아니、딱히、그런 건……」

정곡을 찔려、땀이 흐르고
얼굴이、뜨거워진다

「다이아쨩도、분명 기뻐할거야」
「그럴까……」

다이아 선배와 함께 하는 풍경을 떠올리니、가슴이 뜨거워진다
……아
내 모습을、엄마가 재밌다는 듯이 보고 있다.

「역시 맞잖아. 힘내렴. 잘만 성적유지하면 괜찮을거야」
「괜찮아!?……그게、도쿄、인데……」
「생활비는 엄마가 잘 보내줄테니 안심하고」
「고마워、엄마……나、힘낼게」
「좋아. 아、합격하면 다이아쨩이랑 같이 살게 해달라고 하면 어떨까?생활도 편해질 거고、다이아쨩이라면 안심이고」
「에!?어、엄마!?」

터무니없는 소릴 꺼냈다
그、그야、같이 산다면 기쁘겠지만……그게、그게그게……!

「다이아쨩네 엄마한테 얘기해볼게. 아、그럴려면 다이아쨩이 먼저 이사할때 큰 방으로 잡으라고 말해야겠네. 그 만큼의 임대료는、엄마도 내는게 좋겠지. 그리고……」
「잠깐!잠깐 엄마 멋대로 얘기를 진행하지 마!!」

엄마가 이상한 스위치가 들어간 것 같다.
엄마를 막기위해 몸을 일으키며、우선 다음 도서관 데이트 날짜를 정해야 겠네、같은 생각을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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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266978

 

 

「――츠시마양、잠깐 교과서의 이 부분 좀 가르쳐줄래?」
「그래、좋아. 보여줘?」

사람은 변한다.
이 말을、내 몸으로 이만큼 실감 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내가 이런 입장이 되다니

「여기 말인데――」

지금、난 반 친구들과 공부를 하고 있다
쉬는시간마다、반 친구들은 여러가지를 물어온다

「아아、이건――」

……여름방학이 끝나고 바로、실력확인 테스트라는 것이 실시되었다
요는、여름방학에 제대로 숙제는 했는지、지금까지의 복습은 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다
방학 직후 답게、그 범위또한 꽤나 넓다
여름방학에 확실히 공부했는지가、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나는、이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1등을 따냈다

「고마워!역시 츠시마양 설명 잘하네!여기도 가르쳐줄래?」
「좋아. 이 식의 의미는――」

거기다、전 과목 1위라는 쾌거
그것을 실현한게 여름방학 전까지 낙제점을 받았던 학생
게다가、한때 등교거부까지 했었다면、화제가 안 될리 없다.
일약 주목의 대상이 되다보니、언제부턴가、뭔가 모르는게 있으면 츠시마양.
미니 선생님같은 위치가 되었다.
그렇다 치더라도、이렇게나 빨리 다이아 선배와의 약속을 이행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라는 거야, 그러니까――」

이것 저것、전부 다이아 선배 덕분이다
복습은 물론、거의 끝부분까지 예습을 할 수 있게 된 나는、대부분의 질문엔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고마워!또 부탁할게!」
「응、언제든지」

반 친구에게 손을 흔든다.
그런 나에게、다가오는 발소리

「요시코쨩、오늘도 인기 넘치네」
「마루는 아직도 못 믿겠어유」

말을 걸어 온 건、루비와 즈라마루였다
나는、입가의 미소를 지으면 대답한다.

「아아、루비랑 즈라마루잖아. 뭐야?너희들도 뭐 가르쳐 달라고 온 거야?」

내가 보기에도、엄청난 허세
하지만、이럴 때 만큼은、괜찮잖아?
타천사에겐、하계의 학문따위 누워서 떡 먹기라는 거라고

「그렇네、다음에 가르쳐 달라고 할까」
「의지되는 소꿉친구가 돼서 마루도 든든해유」
「언제든 오라고. 나에게 불가능은 없어」

라곤 말해도、뭐、즈라마루는 원래 적당히 성적이 좋고
게다가、루비에게도 변화가 있었지
나 만큼은 아니지만、테스트의 평균점이 꽤나 올랐다
왤까、「쿠로사와 집안 사람으로서、요시코 씨에게 질 순 없어요」라는 일이 있어서、다이아 선배의 지독함에 걸린 거려나

「자자、또 방황하는 리틀데몬이 왔어유」
「큭큭크……아무래도 다시 타천사 요하네의 두뇌를……잠깐 뭘 시키는 거야!」
「아하핫……루비、역시 요시코쨩은 그쪽이 더 팟하고 오네」

타천사는 교실에선 숨기고 있는 중인데、즈라마루 녀석!
……머릿속에서、정신을 다잡는다
지금의 나는、츠시마 선생님이니까

「츠시마양、잠깐 괜찮을까」
「응、무슨 일이야?――」

 

딩ー동ー댕ー동――

오전 수업이 끝나고、점심시간이 됐다
나는、어떤 장소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한다.
그런 나에게、빠르게 반 친구가 다가온다

「츠시마양!밥 먹은 후에、조금 시간 있을까」
「미안해、점심엔 나 볼일이 있어서」
「아、나야말로 미안해!츠시마양 항상 점심엔 가는 곳이 있었지」
「어. 오후 수업 쉬는 시간엔 괜찮으니까」
「알았어. 그럼、줄 게 있었으니까、그것만」
「줄 거?」
「응. 이거」

반 친구가 꺼낸 건、쿠키가 들어간 상자였다
갑작스런 일에、눈을 부릅뜬다.

「에、이거、뭐야?」
「내가 만든거. 항상 신세 지니까 답례를 하고 싶어서」

다시 쿠키를 보니、조금씩 다른 그을음과 모양、직접 만들었다는 것을 딱 알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정말、일부러 직접?

「괘、괜찮아?」
「응!항상 고마워!」
「……그럼、잘 받을게. 고마워」

상자를 받고、가방에 넣는다
가방속에、상자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겉에서 다시 잡아본다
마음 속이、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다
뭐야 이거、뭔가、엄청 리얼충같지 않아?
눈치 채보니、입이 헤벌쭉 해져있었다
나는、다시 한 번、반 친구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말로 고마워」

감사의 마음을 담아、적어도 될 수 있는 최고의 미소로 인사한다

「……읏!아!그러고 보니、츠시마양 항상 어디 가는 거야?」
「그、그건.....」

난、점심 시간에 꼭 가는 곳이 있다
하지만、그건 반 친구들에겐 말해주지 않는다
……왠지、부끄러우니까
자 그럼、어떻게 얼버무릴까……。
내가 타개책을 생각하기 시작하자 마자、

「언니를 만나러 가는 거지」
「으에!?」

어느샌가 곁에 온 루비가、터무늬 없는 것을 떠들었다

「루、루ㅂ」
「요시코쨩은、다이아 선배를 정말 좋아하니까」
「뭣!!」

나의 따지는 말을 끊으며、즈라마루가 추가로 폭탄 발언
그러자、주위의 주목을 받는 나
군데 군데、꺄ー꺄ー하는 환성이 들린다

「아、아니야!나는 그저、공부를 하러!」

그 자체는 결코 거짓말이 아니다
환성의 일부가、과연 츠시마양이네 라는 감탄의 목소리로 변한다
하지만、여전히 열광하는 교실

「공부하면서、다이아 선배에게 치덕치덕하쥬」
「지금부터라도 요시코 형수쨩이라고 불러야 되려나」
「잠까!!이 요하……으응 내가 왜 너희 언니랑!」
「무리할 거 없어유」
「맞아、요시코 형수쨩」
「됐어!나 갈거야!」

나는 가방을 들고、도망치듯 복도로 빠져나온다
나중에 각오하라고、두 사람!

……그러고 보니、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뭔가 답례 같은 거、한 적 있던가……。

 

 똑똑

「네、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학생회실에 들어오니、언제나 처럼 다이아 선배가 잡무에 힘쓰고 있었다

「오늘도 열심히네」
「일하는 중이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제 조금이면 끝날 것 같습니다」
「알겠어」

나는、빈 교실에서 학생회실로 가져온 책상에 앉았다.
최근엔、이 책상이 내 자리
학생회실의 큰 책상에 앉으면 다이아 선배의 방해가 될 거고、다이아 선배의 옆은 계속있기 그러니까……。
그래서、책상을 가져와、데스크의 대각선 옆 근처에 둔 것이다

짐을 두고、다이아 선배를 본다
흘려내리듯 서류를 훑어보는 모습은、과연 학생회장이라는 느낌
그와 동시에、데스크에 둔、정리해줘 ★Box의 갭이 굉장하다
심지어、벽에「진실」라던가、「진심」같은 장엄한 벽지가 붙어 있는 와중에 「정리해줘★Box」
몇번이나 왔지만、이 위화감이 이상하게 마음을 편함을 준다
학생회실이구나 하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끝났어요」
「이제 됐어?……그쪽 가도 돼?」
「예、부디」

나는、도시락을 꺼내、다이아 선배의 옆자리로 간다
다이아 선배도、도시락을 꺼냈다

공부하기 전에、둘이서 점심을 먹는 것이 2학기 들어서 일과가 됐다

「아、맞아」
「왜 그러시죠?」

아、둘이서 점심이라는 리얼충 이벤트에 의식을 쏠려、잊을 뻔했다
가방으로 다시 가、상자를 꺼낸다.

「이거、반 친구한테 받은 거야. 다이아 선배한테도 줄게」
「에、그래도、요시코 씨가 받은 걸 받다니……。」
「모르는 걸 알려준 답례로 받은 거야. 따지고 보면、다이아 선배 덕분이니까、신경쓰지마」
「그런 거라면……。요시코 씨도、꽤나 인기인이 됐네요」
「가르친다는 것도、의외로 나쁘진 않네. 처음에、다이아 선배가 나를 돌봐준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아」

단순이 자신의 복습을 하는 것뿐 아니라
가르치고、감사받는다、라는 것이 의외로 재밌었다
오늘은、수제 쿠키 받았고
과연、집까지 들이닥치는 건 아니겠지만、그건 다이아 선배의 참견쟁이 성격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엄마도 선생님이고

「후훗 이제 제 지도는 필요 없는 거려나요?」
「그건……싫어」
「농담입니다. 계약이니까요. 그런 슬퍼보이는 얼굴 하지 마요. 반찬、드릴테니까」

다이아 선배가 자신의 도시락을 내밀었다
그렇지만、농담이란 걸 알아도 순간 쓸쓸함이 느껴졌다
내 마음은、그 정도론 채워지지 않아

「먹여주지 않으면、용서 안 할 거야」

시선을 돌리고、마음껏 토라져 보였다
그대로、힐끗 다이아 선배를 본다
다이아 선배는 눈을 크게뜨고、순간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바로 상냥한 눈매로 돌아온다

「어쩔 수 없군요. 어떤게 좋으신 가요?」

다시、다이아 선배의 도시락을 본다.
약간 큰 원모양의 도시락 안에는、토란이나 무조림、계란말이、
튀김과 함께 다양한 반찬과 밥이 담겨있고、사쿠라덴부가 묻혀있다
여전히、다이아 선배는 힘준 도시락을 가져오네

「……계란말이」
「계란말이군요. 네、자. 아ー앙」

다이아 선배가、젓가락으로 계란말이를 들고、다른 손으론 바친다

「아ー앙……。」

――학생회실에 살다시피하며 안 사실

「……맛있어」
「후훗 감사합니다」

다이아 선배의 요리는、엄청 맛있단 것
바다의 집에선、전혀 안 만들었는데. 아까워
뭐 그렇다 해도、일반요리가 특기인것 같고、바다의 집이랑은 안 어울리려나

「다이아 선배는、역시 요리 잘하네」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어머님의 발끝에도 미치치 못해요」
「다이아 선배의 엄마는 대체 어떤 사람이야……。」

내 도시락으로 눈을 돌리자
감자샐러드에 햄버그 등등、꽤 공들인 라인업이다
……당연히、엄마가 만들어준 거지만

「……토란도、돼?」
「물론이죠. 여기、자. 아ー앙」

방긋 웃으며、토란을 내미는 다이아 선배

「아ー앙……。」

나는、입을 벌리며――

나도、요리 연습 해볼까
그러면 나도 다이아 선배한테……。

――같은 것을、생각했다

 

밥을 다 먹은 나는、공부의 준비를 하기 위해、내 가방을 가지러 가려했다
하지만……。

「하암……。」
「졸리신가요?」
「괜찮아……공부、해야지」
「무리는 좋지 않아요. 피곤하시다면、잠시 주무세요」

다이아 선배가、약간 의자를 뒤로 끌었다

「……그럼、오늘은 잘까……。」

공부하고 올게!라면서 교실을 나온 체면상、켕기는 것도 사실이지만、졸음과 무릎베개의 유혹에는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나는、못이기는 척 다이아 선배에게 몸을 맡긴다.

「일、힘들지 않아?」
「문제 없어요. 신경쓰지 말고 주무세요」

다이아 선배는、유리를 만지듯 섬세한 손길로、머리를 쓰다듬었다
폭신폭신한 감각에 감싸여、나의 의식은 점점 흐려――

 

「……잠든 건가요」

무릎위에서、새근새근 잠든 요시코 씨를 보고、자연스레 뺨이 느슨해집니다
살짝、요시코 씨의 머리에 손을 올립니다
깨우지 않도록、닿을듯 닿지 않을 정도의 간격으로
조금、머리를 쓰담고、저는 다시 일로 돌아갑니다

 똑똑

어라、카난 씨와 마리 씨 일까요

「네、들어오세요」

 드르륵

「들어갈게、다이아」
「다이아ー!뭐하고 있어ー?」

학생회실의 미닫이 문을 열고、들어온 사람은 예상대로였습니다

「보시다시피、잡무입니다」
「여전하네」
「일만 하다간 늙는다고?다이아」
「실례군요. 당신이야 말로、제대로 이사장으로서 일을 하세요」
「마리는 이사장이니까 괜찮아!」
「정말이지 당신은……。」
「그보다、요시코、또 왔었네」
「네、지금은 자고있지만요」
「요시코도 별나지. 이런 곳、뭐가 좋다는 걸까?」
「그런 두 분도 와있잖아요」
「우리들은 다이아를 놀리는게 재밌어서 오는게 당연하잖아!」
「……돌아가 주실래요?」
「뭐 진정하고. 그래서、요시코랑은 어디까지 갔어?」
「그래그래!그걸 들으러 온거야!」

무、무슨 소릴하는 걸까요、이 두분은

「어、어디까지、라는 것은……」
「아직 사귀는 건 아닌거지?」
「사、사겨!?」
「그 상태를보니、앞날이 염려되는데」
「그래서、다이아!지금、요시코랑 어디까지 했어?」
「그、그러니까、저희는 그저 공부를……」
「정말로~?」
「이 마리의 눈을 보고 말할 수 있어ー?」
「무릎베개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지」
「정말!요시코도 참 부럽다니까!」
「그거 뿐이야?」
「그、그러니까……。」
「뭐야?아직 더 있어?」
「그……。」
「자자、전부 말하는 편이 편할 거라고!」
「……요시코 씨의 뺨에、그、、키스를……」
「에!?다이아가!?」
「에、예……」
「다이아!꽤 하잖아!」
「그、그때는……너무 흥분해서……저도、왜 그런、부끄러운 짓을 했는지……。」
「요시코도……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으니까 지금도 이렇게 다이아한테 어리광부리고 있는 거겠지」
「그런가요……。」

잠시 요시코 씨에게로 시선을 내리자、무릎위에서 조용이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깨지않도록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다이아ー?」

카난 씨에 목소리에 핫하고 놀라 두 분 쪽을 바라보니、아까보다 더 히죽거리는 두 분이 있었습니다.

「다이아、역시 요시코를 좋아하는구나!」
「저、저는……。」
「거기、그렇게 우물거릴 부분이야?」
「요시코는 길티키스의 막내라고~!가지고 노는 거면 이 마리가 용서 안 할거야!!」
「가지고 놀다니、저는、그저、제 마음이 어떤지를、아직 잘 모르겠어서……。」
「혹시、키스 말곤 아무것도?」
「예……。」
「허그나」
「아뇨……。」
「데이트라던가!」
「아뇨……。」
「데이트도 한 적 없는데 키스를 했다고!?」
「서로의 집에서、공부회는 자주하니까요……。」
「뭐、키스도 다이아로서는 잘한 셈이긴 하지?」
「그것도 그렇네」
「너、너무 말하진 마세요……。」
「정말ー!다이아도 참 순진하다니까ー!」
「그래서、다음은 어쩔 거야?」
「다음、이란 건……」
「요시코에게 어프로치란게 당연하잖아yo!」
「요시코도 다이아도 중요한 곳에선 헤타레니까、뭔가 안 하면 언제까지나 진전이 없어 다이아」
「바로 그말씀!」
「오히려、요시코는 이렇게 학생회실에 오는 것이 요시코 나름대로 굉장한 노력의 어프로치잖아?」
「부지런히 다니는 걸 보니 귀여워!」
「그래도、어떻게해야……」
「우선은、허그겠지?」
「허그、말입니까?」
「그래그래!최소 1일 1번은 허그!만날 때마다 허그 해 다이아!마음은 몸으로 전해야지!」
「뭔가 표현이 야해、마리」
「어ー쨌ー든ー!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시작은 없어 다이아!」
「맞아맞아」
「아、알겠어요」
「그러면、우리들 갈 테니까」
「그、그러세요」
「뭐、여러가지 말했지만、다이아의 페이스로 힘내라고」
「말하지 않아도、그럴 셈이었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얘기한 거야?다이아」
「마리 씨는 즐기고 있는 것 뿐 아닌가요?」
「아하하 그럼……다이아、갈게. 마리」
「네네~. 그럼 잘 있어、다이아。」
「……예、교실에서」

카난 씨가 미닫이 문에 손을 걸면서、이쪽을 뒤돌아 봅니다

「아、그래도 연습중에는 적당히 하라고. 보기 힘드니까」
「읏!?카ㄴ」

 드르륵

제가 말을 꺼내기 전에、두 사람은 학생회실을 나갔습니다
이동안、연습 중에 요시코 씨와 뭔가 이상한 걸 한 기억은 없는데、뭘까요?
학생회장이 절도를 지키지 못하면、누가 지킨다는 겁니까.

「……후우」

한숨 돌리고、둘의 이야기를 회상해 봅니다
제 페이스、인가요……。

뭐가 어찌됐든、일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뭐 그렇게 말해도、이런 상태론 집중하기 어렵군요
손은 움직이면서도、마음은 그쪽으로 기울어버립니다

「……으、으으……。」

요시코 씨가 몸을 뒤척입니다
아무래도、깬 것 같군요

우선、머리를 쓰다듬어 볼까요――

 

 드르륵

뭐야……。

나는、미닫이 문이 닫히는 듯한 소리에、잠에서 쫓겨났다

멍-하니있는

나……。

실눈을 뜨자、책상 밑이 보인다.

맞아、나、다이아 선배가 무릎베개 해주고 있었지……。

따뜻해……。

하지만、일어나야 돼……。

「……으、으으……」

의식을 되돌리기 위해、몸의 힘을 주는、순간

후앗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쓰담쓰담

이거……큰일……。
내 노력이、하늘의 축복으로 인해 어둠에 묻히겠어……。

「요시코 씨、일어나셨나요?」
「……으읏……」

다이아 선배의 목소리를 듣자、의식이 어느정도 돌아온다
난、무릎 위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그보다、축복으로 인해 묻히다니 뭔 소리야

「안녕히 주무셨나요、요시코 씨」
「안녕……다이아 선배. 고마워」

다이아 선배는、잡무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보니、다시 무릎에 몸을 던지고 싶다는 유혹을 떨친다
이 이상、다이아 선배의 방해는 할 수 없지

「……후아암」

그래도、아직 머리가 무겁다
나는、멍하니 다이아 선배의 작업을 바라본다

「……。」

다이아 선배는、묵묵히 서류의 확인이나 정리 같은 걸 하고 있다.
그런데、아까부터……다이아 선배의 모습이 이상한、느낌이 든다
뭐라고 하지、움직임이 어수선하달까

 벌떡

「……!?」

다이아 선배가、갑자기 일어선다
까、깜짝이야…… 화장실이라도 가려는 건가?
……라고 생각했더니、다이아 선배는 출구와 반대 방향、구체적으론 내 등 뒤 쪽으로 천천히 걸어 온다
그대로、딱 내 뒤에 섰다
나는、뭐가 뭔지도 모른체로、등에 느껴지는 다이아 선배의 기척에 의식을 집중한다

「……?」

몇초、아니、몇분일까
다이아 선배는、아무 말도 안 하고、아무것도 안 한다

「다이아 선배?――!!」

역시 돌아보자고 결심한 순간、그때

――뒤에서、안았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다이아 선배의 따스함
목뒤로 느껴지는、다이아 선배의 숨결
지금、나와 다이아 선배를 막고있는 건、얇은 등받이 뿐

갑작스런 일에、사고가 멈춘다

「……요시코 씨」
「오、왜?」
「……오늘은、날씨가 좋네요」
「그、그러게……。」
「……。」
「……。」
「요、요시코 씨!」
「네、넵!」

흐읍……하아……。
뒤쪽에서、다이아 선배가 조용히 심호흡을 하는게 들렸다
도대체、뭐야……?

「……요시코 씨. 들어주시겠어요」
「으、응」
「요시코 씨와 공부회를 시작하고、순식간이었죠」
「그렇네……。」
「계기는、요시코 씨가 낙제점을 받은 것이였어요」
「너무、말하진 마……。」
「후훗 죄송합니다. 하지만、요시코 씨가 낙제점을 받은 덕에、이런 지금이 있다고 생각하면、조금 이상하겠죠」
「요하네의 불행도、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란 거네」
「그건 불행이 아니라、요시코 씨의 노력 부족입니다」
「우、우연히 못 푸는 문제가 나와서 그래!」
「후후훗……저、요시코 씨와 친해져서、굉장히 기뻐요」
「나、나도!다이아 선배랑 친해져서、기뻐……。」
「감사합니다」
「응……。」
「그、그게、저기……。」
「……。」
「저、저는、요시코 씨와 좀 더 친해지고 싶은데」
「에!?」
「그러니까、이번에、같이 어디 놀러가지 않을래요?」
「에!」

그건……。

「안 돼、나요……。」
「아、안될리 없잖아!기뻐!」
「다행입니다. 나중에 다시 얘기를 하죠」
「응!」

서、설마、다이아 선배 쪽에서 명확하게……데、데이트 권유를 하다니……。

「……。」
「……。」

용건이 끝났는지、다이아 선배는 조용해진다
긴장의 끈이 끊어져、부드러워진 분위기에 이대로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다이아 선배는、뒤애서 안고있는 그대로네
마침、내 가슴 근처에 양손이있다
나、나、아직 심장이……。
그것을 눈치챔과 동시에、고동이 크게 울린다

「읏……。」

부끄러워……!
나는、다이아 선배의 손에 내 손을 더한다
노、놔ㅈ……!

「읏!?」

다이아 선배의 포옹이、강해진다
이게 아냐…!!
가슴에、등뒤에、전신에 다이아 선배가 느껴진다

――뭐、이대로、됐나……。

그대로 나는、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다이아 선배의 포옹에 몸을 맡겼다――

 

「――드디어、한걸음 전진한 거려나?」
「뭐、다이아치곤 힘낸거 아냐?」
「저거、리드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다이아 절대로 심장 쾅쾅거리고 있을 걸!」

학생회실을 나온 후、마리와 함께、나는 학생회실의 상태를 엿보고 있다.
헤타레인 친구가、역시 신경쓰여 버려서
라곤 해도、정말、이쪽이 보기엔 참 세삼스럽다. 이 풋풋함의 위화감을 느낄정도
왜냐면、최근 이 둘의 꼼냥꼼냥은 아주 짜증날 정도의 레벨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점심시간. 조금 일이 있어서、학생회실의 문을 노크하려는 순간

『――좀 더――』

요시코의 목소리?또 공부하러 온 건가?
성실하네ー、나、요시코는 이쪽이구나ー、라고 생각하면서 살짝 들여다 봤더니

『――읏!』

무심코、숨이 멎는다
그곳엔、

『어쩔 수 없는 분이군요』
『.....괜찮잖아?』

요시코의 머를 쓰다듬는 다이아와、볼을 붉히며 어리광 부리는 요시코가 있었다.
다이아의 분위기는、루비를 귀여워 해주는 것과는 명백히 달랐다
뭐라고 할까、달아

또 언젠――

『봐요、거기 틀렸어요』
『어、어디.....?』
『여기、에요……』

소리만 들으면、그저 다이아가 언제나처럼 요시코를 가르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자、해결법을 가르쳐 줄 테니까、펜 이리 주세요』
『으응……。』

말을하며 다이아의 몸은、그 부드러운 흑발이 요시코의 귀에 닿을 만큼
일부러、다가가 요시코의 손에서 직접 펜을 가져간다

『여긴――』

공부를 알려주는 것、뿐이지?
겨우 이만큼만 저 둘을 보는 데도、보는 이쪽이 부끄럽다

『……후우』

나는、살며시 심호흡을하며、조용히 학생회실의 문에서 떨어졌다

……그래、볼일은 다음에 오자
발길을 돌려、교실로 돌아간다

저걸로 요시코는 집중할 수 있는 건가?
아니 애초에 분명하게 들뜬 표정이었고、다이아도 그랬을 것이다

―――

이번처럼、엿봤더니 요시코가 다이아의 옆에서 자던 모습은 한두 번도 아니고

 똑똑

『다이아ー、들어간다ー?』
『네、네. 들어와요』
『아、요시코 오늘도 있었네』
『다、다이아 선배가 일 좀 도와달라고 해서!』

그렇게 말하는 요시코는、머리를 조금 흩뜨리며、희미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지금 막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그만 장난치고 싶어진단 말이지

―――

그리고、두 사람의 꼼냥거림은、마침내 학생회실에서 그치치 않게되었고

언제는、3학년 교실에서――

『――그래서、이번에 Aqours의 곡은 엄청 록한 느낌으로 하는게 어떨까해서!』
『록이라……스쿨아이돌 라이브로서 그건 어때?』
『뭐、역시 그다지 잘 안 보이죠』
『그러니까 의미가 있다는 거 아니겠어~!』

나와 다이아 마리는、쉬는 시간에 잡담을 하고 있었다
다이아만、책상에 앉아 뭔가 일을 하고있고

『그래도、너무 튀는 걸 하는 건 좀……。』
『카나ー안!물러yo!』

그치만. 나、그런 식의 노래 별로란 말이지
1학년 애들도 별로였던 것 같고……。

응?

문득、교실의 문에 시선을 돌리자、누군가 엿보는게 보였다
교실 밖에서、기웃거리고 있다
잘은 안보이지만……저 특징적인 경단은……。

『――남들과는 다른 걸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살아 남을 수 없습니da!』
『그렇게 말하셔도……。』

아、얼굴 보인다
역시 요시코잖아.
3학년 교실에 무슨……다이아한테 볼일인가
두리번거리고 있어

『――의상은 흰색과 검은 색의 체인을 달고!』
『스쿨아이돌이라고요……?』

요시코가 이쪽을 본다
다이아를 발견 한 건가?
파앗하고 미소를 짓는다
……귀여워
아、눈이 마주쳤다
빨개졌어
……。
귀여워!

『잠깐、카나ー안!듣고있어ー!?』
『왓!아、아니……요시코가 와서』
『요시코가?』
『어머』

다이아와 마리가 요시코 쪽을 바라본다
다이아는 일어나、요시코에게 걸어갔다

『최근 정말 사이좋지. 저 두 사람』
『그러게. 일부러 3학년 교실까지 올 줄은』

마리와 함께、다이아와 요시코의 모습을 본다

『다、다이아 선배. 안녕.』
『요시코 씨、안녕하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저희 교실까지 오시다니』
『……저번에 빌려준 참고서、다 끝나서 돌려주러 왔어』
『벌써 끝났나요?』
『크크크……이 나의 두뇌의 걸리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르군요』
『에?』
『이 참고서는 아직 초입. 그 정도로 우쭐해지면 곤란하답니다』
『요하네의 시련은 이제 시작이란 거군……。』
『그 말대롭니다. 이것은 지옥의 입구. 타천사라면、아직 더 할 수 있겠죠?』
『물론이야. 어떤 지옥의 업화라도 견뎌보겠어……。』

다이아가、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아마도 새로운 참고서를 들고 요시코에게 돌아간다
다이아와 요시코가、다시 몇 차례 대화를 나눈다

――죽이 척척 맞는다
그것보다、다이아가 요시코의 흐름을 잘 따라간다

나와 마리는、그 모습을 아연실색하게 지켜봤다――

Aqours 연습 때도――

『다이아 선배、유연체조 도와줄래?』

요시코가、다이아에게 말을 건다
여름 방학 연습 때부터、다이아와 요시코가 연습 때 함께 있는 게 왠지 늘어났단 말이지

『예、좋아요』

요시코가 앉아 다리를 벌리고、상반신을 내린다
다이아가 그걸 뒤에서 눌러준다

『……으그읏……。』
『아프진 않으신가요?』
『……좀 더 세게 해도 돼……』
『알겠어요』
『……그그긋……。』

오오、가까워 가까워
저거 절대로 닿고있는 거지
스트레칭으로 저렇게 밀착할 필요 있으려나.

―――

아아、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지

『――수고했습니다!잠깐 쉬죠!』

『지쳤어유』
『하나마루쨩、저기서 쉴까』
『인간은 한심하군!요하네는 아직도 더 할 수 있다고』
『아까 전의 댄스 레슨중、가장 숨을 헐떡인게 누구였죠?』
『으긋』
『자、쉬셔야죠. 이리로 오세요』
『어、어쩔 수 없지……。』

요시코는、다이아에게 손을 잡히고 끌려 간다
불만인 듯한 분위기를 풍기지만、끌려가는 요시코의 입가는、기쁨을 감추고 있지 않다.

『저 두사람、틈만나면 꼼냥거리네』
『아하하、그러게』

완전히 돌봄 스위치가 켜진 다이아가 땀을 닦아주고 자신의 음료를 준다

……어라?

『요시코 자기가 마실 건 어쨌데?』
『오늘 학교 오는 길에 넘어져고、가방에서 물통만 튀어나와 나뒹구는 걸 그대로 개가 물고 갔데』
『우、운 나쁘네……。』

아、사양한던 요시코가 졌다
조심스레 음료를 마시며、뺨이 물든다

『간접 키스네……。』
『다이아도 꽤 대담한 걸』

요시코의 이상을 눈치챘는지、다이아가 요시코에게 말을 건다
요시코가 꽤 과장된 몸짓으로、괜찮다는 어필을 하고 있다
땀이 보인다. 아마、식은땀이겠지만

……다이아가 요시코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요시코가 날뛴다.

『뭐하는 거야?저거』
『바보 커플 입니da~』

보고있는게 더 바보 같아졌다

『마리、우리도 쉬지 않을래?뭔가 쓸데없이 지쳤어』
『찬ー성』

나와 마리가 옥상에 가장자리에 앉았을 때 쯤엔、얼굴을 붉히며 어색한 듯한 두 사람이 있었다.

―――

「――자、마리. 갈까. 눈치챌거야」
「그래」

풋풋한 두 사람을、좀 더 지켜보고 싶지만、슬슬 돌아가야지
조심스레、문틈을 닫는다
교실에 돌아오면、있는 힘껏 놀려줘야 하니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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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070886

 

 

안절부절

안절부절

오늘은、다이아 선배네 집에 가는 날
출발하기 좋은 시간까진、아직 조금의 여유가 있다
……고、공부하러 가는 것 뿐이니까!

분명 그런데……
밤에 전혀 잠이 안와서
아침、5시라는 평소라면 절대로 자고 있을 시간에 깨버렸다.

이미 깨버렸고、모처럼이니 입고 갈 옷이나 고를까
……라곤 해도、결국 늘 입는 사복으로 결정
목과 배부분에 리본으로 장식된、반소매의 고스로리 옷
어깨 부분은 흰색 원단으로、전체적으론 검붉은 색으로 통일돼있다
스커트 부분도、프릴로 돼있어서、맘에 든다.
그리고、화장도 조금 하자
……공부하러 가는 것 뿐이니까!

……생각해보니、여름방학도 거의 끝났다
공부회도、앞으로 1、2번 정도려나

여름방학이 끝나면、어떻게 되는 거지
신경쓰지 말라고는 하지만、다이아 선배네 3학년은 수험공부도 있고
특히、다이아 선배는 명가의 아가씨니、실패는 용납 안 될 거야
다이아 선배는、역시 언니 기질이라고 할까、돌보기를 너무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제대로、확인하고 싶어

이런 생각을 하는 시점에서、나는 받아들여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요점은、두렵다. 다이아 선배와의 접전이 없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슬슬、갈까……。」

침대에서 일어나、나는 방을 나선다

「엄마、다녀 올게요ーー!」

 

얘기는 자주 듣지만、생각이상으로 굉장한 집이다
이런 대문이 있는 집、처음 봤어
게다가、넓은 정원에、고풍스런 전통 가옥
집으로 눈을 돌리면、또 널찍한 복도가 비친다
복도조차 넓다니 이게 뭐야……。

다이아 선배나 루비와 친분이 없었다면、황공해 몸둘바를 모를거야
평소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을 지나치면서、나는 현관에 도착했다

남의 집에 들어가는 순간은、상대가 아무리 친해도 왠지 긴장되지
나、나만 그런 거 아니지……!?

 띵동

「안녕하세ー。」

 드르륵

「요시코 씨、어서오세요 저희 집에. 부디 들어오세요」
「시、실례합니다……。」

놀랄 정도로 바로、다이아 선배가 집밖으로 나왔다

안으로 발을 옮기니、목조의 독특한 향과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어우러져、그리운 기분이 든다.
두리번두리번 실내를 살펴보고 싶은 욕구를 억누른다

「우선、제 방으로 가시죠」
「으、응」

다이아 선배의 방……어떤 느낌일까……。
기、긴장 돼……。
나는、앞을 걷는 다이아 선배의 머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

「여깁니다. 사양말고、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다이아 선배에게 불려、발을 내딛는다
집의 크기에 비례해、그렇게 크진 않다
정면에 큰 유리창이 보이고、베란다가 있다
유리창에는 약간 붉은 커튼、안쪽에 하얀 꽃무늬 레이스가 달려있다
오른쪽에는 침대、분홍색 이불과 베개가 올려져있다
작은 쿠션도 함께
그 맞은 편엔 책상이있고 …… 3학년 조의 사진이 장식되있다
그리고、어째선지 중앙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바닥은 다다미로、은은한 온기가 느껴진다

심플함 속에、소극적이지만 세련된 장식들이 걸쳐져있다

……그런데、한 가지 신경쓰이는게 있다
신경을 안쓰려해도、눈에 들어오는 그 존재감
벽에、
『一意専心(일의전심)』

라고、이상하리만큼 달필로 적힌 족자가 걸려있다
아래 쪽에、쿠로사와 다이아、이것 또한 달인 처럼 아름답게 이름이 쓰여있다

그러고 보니、학생회실에서 본 스쿨아이돌 부 활동 신청서도 이런 느낌의 글자로「요하네」가「요시코」로 고쳐져있었던 걸 기억해낸다


「……저기、요시코 씨?」
「에!……아、아어、왜?」
「너무 빤히 쳐다보시면、부끄러워요……。」
「아!미、미안해……。」

바로 전에、주변을 너무 보지말자고 다짐했는데……。
근데、다이아 선배의 방인 걸……。

「마실만한 걸、가져오겠습니다. 편히 있어주세요」
「알았어」

그렇게 말하곤、다이아 선배가 방을 나선다
테이블 앞에 앉고
너무 주변을 보지않기 위해、아래를 보고 눈을 감는다
그러자、이번엔 다이아 선배의 방 향기에 의식이 쏠리기 시작한다
조금 달콤하고、어른스러운 다이아 선배의 향을 느낀다
눈을 감고 있어서 인가. 전신을、다이아 선배가 감싸고 있는 것 같은 착각
……큰일이다 큰일、다이아 선배、빨리 돌아와 줘!

 철컥
앗!
문이 열리는 소리

「기다리셨죠」

다이아 선배가、쟁반에서 차를 나에게 건네 줬다

「보리차로 괜찮을까요?」
「응!고마워!」

나는、보리차를 받고、절반 정도 마신다

「……후우」
「후후……그렇게 목이 마르셨던 거에요?」
「마、맞아!요하네의 목을 축인 것을 칭찬해주지!」

그렇게 말하면 앞을 보니、다이아 선배가 맞은 편에 앉아 팔꿈치를 괴고、해맑게 웃고 있었다。
다이아 선배를 잘 보니、짙은 청색을 기조로 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목 부근엔、붉은 리본이 어우러져 있었다
지금까지、긴장해서 전혀 보질 못했다
처음 보는 옷이다.
옷 자체는 어린 인상을 주지만、다이아 선배가 입으니 어른스러운 아가씨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요시코 씨는、저희 집에 오는 건 두 번째 였나요」
「그렇지. Aqours가 9명 모이기 전이니까、꽤나 전이네」

분명、카난 선배랑 마리 선배의 사정을 듣기 위해 왔었지
그건 그렇고、시간이 참 빠르네

「그때도 느꼈지만、정말 큰 집이야」
「그렇네요. 아마、마리 씨의 호텔 다음으로 큰 것이 아닐까요」
「마리의 집、이라고 할까 호텔은 별개로、이 근처에서 가장 크단 거네
조금 부러운데」

이만큼 크면、마음껏 의식 같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그렇지도 않아요. 목조 때문인지、겨울 때는、외풍이 굉장해요」
「그건 안 좋네……。우치우라는 누마즈보다 추울 것 같고」
「저는、요시코 씨네 집 같은 아파트에서도 살아보고 싶어요」
「그래?……그、그럼 다음에 자러 오는거 어때. 요하네의 의식에 끼워줄게!」
「의식은 좀 사양하고 싶지만……숙박은 나쁠 것 같진 않군요」
「정말!?그럼、나중에 일정 맞추자!」
「알았습니다」

기뻐서、조금 몸을 앞으로 내밀고 말았다
다이아 선배、빈말은 아니지?
없던 일이 되지 않도록 해야……。
나중에 다시 얘기를 꺼낼 용기가 있을진 모르겠지만、우선은 슬슬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자

「그런데、오늘은 뭘 하는 거야?」
「……그렇군요. 슬슬 시작해볼까요. 오늘은……。」
「오늘은?」
「습자에요」
「……에?」
「습자입니다」

……생뚱맞은 것도 정도가 있지
하지만、잘 못 들은 건 아닌 모양이다

「……습자?5과목 같은게 아니라、습자?」
「지금의 요시코 씨는、5과목에 대해선 상당한 실력이 있습니다」
「그런가」
「예、틀림 없습니다」

「후후훗 이 요하네의 두뇌에는 불가능은 없군!」
「제 교육방법이 좋아서 그런거죠」

나랑 다이아 선배、동시에 입을 열었다

「「에?」」

결국、나랑 다이아 선배의 말이 겹친다

「요시코 씨?」

다이아 선배가、갑자기 미소를 짓는다
……분위기는 전혀 웃질 않는다

「아……」
「누구 덕분 일까?」
「다이아 선배입니다……。」
「알면 됐어요」

우으으……그래도、나도 꽤 힘냈는데……。
조금、기운이 빠진다

「후후훗 농담입니다、반절. 확실히、요시코 씨도 힘내주셨어요
게다가、제가 봐도 대단할 정도의 학습 속도였습니다.」
「……!그렇지!역시 요하네는 인간을 뛰어 넘은 거야!」
「너무、기고만장해지지 말것」
「……네ー에」

에헤헤、칭찬받았다

「그러면、준비를 할까요」
「알았어」

 

나와 다이아 선배는、현재、복도에 있다
집에 왔을 때 본、널찍한 복도
작은 책상과 책받침을 두고、종이와 먹물을 준비해 준비완료

「우선、이름을 써 볼까요」
「이름?」
「습자의 기본은、우선 자신의 이름을 똑바로 쓰는 것 부터 입니다。
우선、제가 시범을 보여드리죠」

왜일까、오늘의 다이아 선배는 평소보다 팔팔해 보인다
다이아 선배가、종이 앞에 정좌하고
나는、그 모습을 옆에서 엿본다

「……。」

다이아 선배의 표정이、진지하게 변했다
패기가 느껴지는 것도 기분 탓이 아닐 것 이다

다이아 선배는 눈을 감고、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붓을 들고、먹물로 떨어뜨린다

「……후우」

다이아 선배는、다시 한번 심호흡하며、붓을 종이에 떨어뜨린다
조용히、붓이 미끄러진다
나는、그 화려한 손놀림에、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다됐습니다」
「……앗」

그곳엔、

자신감 넘치는 다이아 선배와 같이、강하게
그러면서도、글자의 한끝 한끝까지 섬세하게

『黒澤ダイヤ』

그 완급이 붙은 절묘한 균형은、아름답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고
나는、난생 처음으로、「글자」그 자체에 넋을 읽었다.
그건、더 이상「글자」가 아닌、다이아 선배의 영혼이 담겨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코 씨?」
「에?아、아아、미안. 글자에 감탄해서」
「감사합니다. 하지만、조금 질투되네요. 제가 쓴 거긴 하지만」
「아、아니!다이아 선배처럼、강하고、섬세하구나 해서、다이아 선배에게 넋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야!」
「후훗 그럼 됐습니다. 자、다음은 요시코 씨의 차례에요」
「좋아. 해주겠다고!」

나는、다이아 선배와 자리를 바꿔 습자 세트앞에 정좌했다
다이아 선배의 글을 옆에두고、새로운 종이를 깐 후
붓을 손에든다.

「……。」

막상、내가 쓸 차례가 오니、긴장된다
습자를 하는게 오랫만인 탓도 있다
츠시마(津島)의 츠(津)는、정확한 쓰는 순서가 뭐였지?
쓰는 방식이 정확히 어떤 느낌이었더라?
그러니까、그ー으……。

「요시코 씨」
「에!?」
「어깨에 힘을 빼고 쓰세요. 괜히 긴장했다간、좋은 글자를 쓸 수 없습니다」
「기、긴장 같은 거」
「허풍은 좋지 않아요」
「딱히、읏……。」

다이아 선배가 내 옆에 앉아、허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마음을 편하게. 한 번 심호흡 하죠」

스ー읍 후ー

「그대로 붓을 들고、손끝에 의식을 집중하세요」
「……。」

겨우 이것 뿐인데、전까지의 긴장은 거짓말 같다
심호흡 덕분일까、아니면 다이아 선배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어서일까
다시 한 번、나는 습자 용지를 마주본다

「……읏」

아까 전의 다이아 선배와 겹치듯、조용히 붓을 움직인다

―――

「……좀처럼 잘 안 되네」
「누구라도、처음엔 그런 거랍니다」

津島善子。
내가 쓴 그것은、각각 글자의 모양은 물론、전체적인 균형도 포함해 엉망까진 아니지만、엉성하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공간 배분을 실패해、「子」가 비정상적으로 작다。
또、다이아 선배를 따라하는 것을 너무 의식해、「黒」라고 쓸뻔해、「津」의 모양이 살짝 이상하다

「그렇지만、요시코 씨는、우선 기본 부터 배울 필요가 있겠네요」
「기본?」
「그래요. 우선、그 붓을 잡는 방법 각도. 전부 뿟뿌에요. 게다가、처음에는 괜찮았지만、곧 자세도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바로、올바른 습자의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대로、가만히 있어 주세요」
「에?……」
「처음엔、자세. 등을 폅니다.」
「응……。」

다이아 선배가 어깨의 손을 대고、내 자세를 정돈한다
나는 움직이는 대로、등을 꼿꼿하게 핀다

「다음、약간 몸을 숙입니다」

이번엔 허리에 손을 얹고、내 자세를 약간 기울인다

「……。」

뭘까、아까부터. 스킨십이 많은 것 같은……。

「이제、붓을 잡는 법을 알려드리죠」
「네……。」
「그 자세 그대로、붓을 들어 보세요. 먹은 없이요.」

아까 썼을 때랑 똑같이 붓을 든다、붓을 든다. 라곤 해도、살짝 직각으로 든 것 외에는 의식하는 것이 없다

「붓의 각도는 그대로 좋습니다. 중간에、무너지지 않도록 의식해 주세요」
「네」
「하지만、손가락 쓰는 방법이 안 돼있군요」

다이아 선배가、내가 붓을 든 손에 양손을 겹친다

「저、저기、말해주면 알아서……。」
「아뇨、이런건、말이나 직접 보는 것만으론 잘 모를겁니다」
「우우우……。」

내 손가락에 다이아 선배의 손가락이 더해진다
뭐야 이거、너、너무 부끄러운데요……!!
마치、어린 아이가 젓가락 잡는 법을 배우는 것 같은……。

「――엄지는、이렇게」

아니、애라도 스스로 젓가락 잡는 법 배우잖아?

「――검지는、이렇게」

다이아 선배는 굉장히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무슨 말을 하려 해도 말할 수 없었다
다이아 선배는、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입가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아주 즐거워 보인다
평소에도 이런가?정말이지……。

「――이걸로 됐어요」
「다됐구나. 고마워. 내 손이긴 하지만」

다이아 선배의 과보호도、곤란하단 말이지……。
이래저래、심장에 나빠

「그러면、다시 한번 해 볼까요. 글자의 세세한 완성도는、하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네ー에。」


다시 한번、다이아 선배의 오니와 같은 지도가、시작된 것이었다.
……왜인지、글자가 마구 흔들린 탓에、평소보다 더 힘들었다는 느낌이 들어……。

 

「후아아……。」

나는、몸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폈다.
내 주위에는、잘못 쓴 거부터 운좋게 잘 쓴 것까지、습자 용지가 널브러져있다
그 광경이、꽤나 시간이 지났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왠지、평소보다 지친 것 같아……。」
「습자는、한 글자 한 글자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의식하지 않아도、상당한 집중력을 쓰고 있는 거니、당연한 거죠」

「그런 거였어?」

습자、무시무시한

「그런 겁니다 ……자、무릎베개 해드릴게요」
「아……응」

조금 떨어진 곳에、다이아 선배가 정좌한다
피로는、그 말은 들은 순간 사라졌다. 나도 뒤따라
다이아 선배의 옆에 앉아、천천히 머리를 내린다
허벅지의 부드러운 감촉에、몸을 맡긴다
머리를 감싼 온기에 치유를 느낌과 동시、생각하고 싶지 않던 걸、떠올리게 된다

「저기……다이아 선배……。」
「왜 그러시죠?」
「그으게……。」

여름방학이 끝나도、또 이렇게……。
그 한 마디를 하는게、무섭다

「……다이아 선배의 허벅지、기분좋아」
「그、그런 건 직접 말하지 않아도 돼요!」
「루비가、부러워」
「……그렇게 마음에 드셨다면、얼마든지 해드릴게요. 항상、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요. 학교에서도 못하고요」

학교、라는 말에 따끔하고 가슴이 아프다
기쁜데、괴로워、이상한 기분
나는、불안한 기분을 감추기 위해、더 다이아 선배의 배에 머리를 누른다
다이아 선배가 쓰다듬어 온다

「싫어……?」
「아뇨、기뻐요 ……귀여운 여동생이 늘어난 것 같아서요」
「……언니」

부끄러움으로、얼굴이 달아오른다
나는、이 엉망인 마음을 어떻게하면 좋을지 몰라서、머리만 움직여 다이아 선배에게 시선을 돌린다

「――언니」
「……읏」

그것은、굉장히 이상한 느낌. 평소、루비의 말로 익숙해져 있는 말
하지만、요시코 씨의 입으로 들은 그 말은、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색조를 풍깁니다
이 아이는 이렇게、저를 시험에 들게 한다니까요.
저에게 머리를 문질러 오는、요시코 씨
루비가、부탁이 있을 때 자주 하는 그것도、요시코 씨가 하면、전혀 다른 사랑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저는、요시코 씨에게로 시선을 내렸습니다

「――!」

마침 딱 맞는 티이밍에、요시코 씨가 올려다 봅니다
시선이、맞았어요

붉은 뺨、조금 젖은 눈동자

 두근

……이렇게、이 타천사 씨는 저를、항상 현혹시키는군요
붉은 눈동자에、빨려 들어 갈 것만 같아
그러니까、전、저도 모르게――

――이윽고、요시코 씨의 눈동자만이、서서히 눈앞의 세계를 지배해 갑니다
――그대로、눈앞의 세계 가득……。

「――언니ー、요시코쨔ー앙、차 가져왔어ー!」

「!?!?」

뒤에서 들린 여동생의 목소리에、저는 정신을 차리고、고개를 듭니다
조용하게、루비에게 대답합니다

「……루、루비. 고마워요」

나、나는……지금、대체 뭘……。

「루비!누、눈치 빠르구만!역시 나의 리틀데몬이이야!」

어느새인가、요시코 씨도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후후훗 요시코쨩、언니랑 사이 좋네. 내가 방해한 건가?」
「뭐、뭘」
「그럼、언니、요시코쨩、또 봐. 요시코쨩、느긋하게 쉬어」

저는、그 대화를 멍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루비는、빠르게 우리에게서 떠나갔고
복도를 나서기 직전、루비가 이쪽을 돌아 보고선、말합니다

「루비도、언니의 무릎베개 정말 좋아해」
「루、루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요시코 씨의 비명과、루비의 달리는 소리가 울립니다
집안에선 달리지 말라고、항상 말했는데

「……。」
「……。」

폭풍이 지나고、남겨진 우리들
이 분위기、어쩌면 좋죠……?

 푹

제가 타개책을 궁리하는 동안、요시코 씨는 다시 제 무릎에 머리를 올립니다
……우선、쓰다듬죠

「……。」
「……。」

타개책이、떠오르지 않아요

「……。」
「……。」

서로의 한숨조차 들릴 정도의 침묵
평소라면、편안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지금은 긴장감이 커질 뿐입니다.

「……。」
「……음」

……지금、숨소리가 들린 듯한?
요시코 씨의 머리가、그렇게 느껴서인지 갑자기 무거워 진 건、기분 탓일까요.
몸의 움직임이 규칙적으로、마치 자는 사람 같이……기분 탓일까요.

「……으……흐음……。」

이대로、자버리면、이래저래 곤란해요
이렇게 된 이상……。

「……자、요시코 씨!슬슬 재개해야죠!」

요시코 씨의 몸을 흔들며、말을 겁니다

「……에에……조금만、더 쉬고……。」
「안됩니다. 요시코 씨는、적어도 저 만큼은 쓸 수 있게 돼야 해요」
「……에에!?그런거 무리야!뭐가、적어도、야!다이아 선배 엄청나게 잘 쓰잖아!」
「아뇨、저같은 건 어머님의 발 끝에도 미치치 못 해요. 자、재개합시다!」
「히익!」

다이아 선배와의 습자 연습을 재개했다
나름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왔지만、약간의 어색함은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든다
어디의 리틀데몬 때문에……기억해 두겠어……!

津島善子
津島善子
津島善子

오늘 만큼、자기 이름을 많이 쓴 날은 없을 것이다
나、내 이름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말이지
도중、몇번인가 요하네라고 쓰려고 했지만、항상 옆에 있던 다이아 선배에게 전부 저지되고 말았다.
어떻게 문자를 쓰기도 전에 아는 거야……!

―――

「……후우」

됐다. 오늘 최고의、「津島善子」를 써냈다
벌써 노을녘이다

「열심히 하셨습니다. 꽤나 실력이 좋아졌어요」
「당연하지!그리고、다이아 선배의 가르치는 방법이 좋은 덕이야」
「후훗……그러면、마지막으로 한 장만 더、써 볼까요」
「에、또 써?」
「마지막은、좋아하는 단어를 쓰죠」
「좋아하는 단어?」
「네. 저는、아무 말도 안 할게요」
「……아무거나 괜찮아?」
「예. 요하네라고 써도 된다고요」

막상 써도 된다고 해도、요하네는 하란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단 말이지
타천사 적으로
어쩌지
꼭 이럴땐、왜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신경쓰는 거나……。
신경쓰이는 일 같은、그런거……。
옆에 앉은 다이아 선배에게、슬쩍 시선을 돌린다

……결정했다.

黒澤ダイヤ

……내가 보기에도、처음치고는 꽤 잘 쓴 거 같다
뭔가、엄청 긴장 된다
힘을 빼자.

「왜、제 이름이죠?」
「아니、지금 신경쓰이는 걸 생각해 봤더니……。」
「그、그런가요……。아직 멀었지만、처음 치고는 잘 나왔네요」

다이아 선배는、어딘가 기뻐보이는 느낌이었다
어라?나 지금 、꽤나 부끄러운 소릴 한건가?……깊이 생각하지 말자

「그래서、이 후는 어쩔거야?」
「슬슬 늦은 시간이 되긴 했지만、요시코 씨만 괜찮다면 조금 더 계실수 있을까요?만약 버스가 끊기면、저희 집에서 돌려 보내 드리겠습니다」

거절할 이유는 없다.

「좋아. 그럼 조금 더、요하네가 어울려 주겠어. 그래서、뭐할건데?」
「……조금、이야기라도 할까요」
「이야기?」

 

습자 도구를 정리하고、우리들은 다이아 선배의 방에 있다.
어째선지、서로 정좌를하고 한 사람 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선 마주보고있다

「요시코 씨、뭔가 할 말이 있으신거 아닌가요?」
「에!?」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왠지、그렇게 말할 것 같았다
잘 속였다고 생각했는데、역시 다이아 선배에겐 이길수 없다는 걸까

「……。」

다이아 선배는、부드러운 표정으로、내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저、다이아 선배……。」
「예」

그저、한 마디、물어볼 뿐이다
전에도 같은 것을 물어 봤었고 확인만 하는 일이다
나는、마음을 다잡고、입을 연다

「여、여름방학 끝나도、공부회 해줄래!?」
「상관없습니다」
「다이아 선배가 싫으……에에!?」
「혹시、말하고 싶다던 게 그건 가요?」
「으、응……。」
「프흐흡」
「뭐、뭐야!」
「요시코 씨는、정말로 착한 아이네요」
「그러니까!요시코가 아니라고 했잖아!나는 타천사로……근데、다이아 선배、수험이라던가 있잖아?」

조건 반사로 언제나 처럼 말하며、내 마음 속에선 안도가 퍼진다

「전에도 말했지만、그런거、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저를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저、정말?」
「물론」
「학생회실에도 들어닥칠 거야?」
「부디. 항상 아무도 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합니다」

 아싸!

 화악!

무심코、정좌하고 있는 다이아 선배에게 안겼다
그런 나를、다이아 선배는 부드럽게 받아주고、머리와 허리에 팔을 감았다

「……요시코 씨는、그렇게 공부가 좋은 건가요?」

다 알고있는 주제……。
다이아 선배의 목소리에서、장난기가 느껴진다
복수를 하고 싶다

「그것도 있지만……。」

나는、안겨있는 채로 다이아 선배의 눈을 본다
나는、가능한 한 최고로 색기있고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매료되어 버린 거야……。」
「요、요시코 씨……?」
「너의 그 맑은 눈동자、흔들림 없이 자신에 찬 행동들、지식.그 모든 것이、나를 매료시키고、놓지 않아……。」

지금의 나는、악마조차 매료시킬 수 있다고……。

「읏……。」

다이아 선배는 숨을 삼키고、순식간에 뺨을 붉힌다
봐、내가 말하대로
이 상태면……。
이 기회에、다이아 선배를 설복시킬만한 기세로 가고 싶은데
이대로 한번에……。

어라、왠지 다이아 선배의 얼굴이 가까운 듯한……。

 쪽

「읏!?!?!?」

에!?지금……뺨의 부드러운 감촉이……。
뭐가 일어난 거야、지금、키、키……。
나는、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어쩔 수 없이 다이아 선배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 껀、저 나름대로의 새로운 계약의 증거입니다」
「계、계약?」

귓가에 느껴지는 다이아 선배의 숨

「요시코 씨를 매료시킨 책임을 지고……당신의 전속 리틀데몬이 되어 드리겠어요……。」

 쪽

「흐핫」

이번엔 아까와 반대 편의 볼에、、

「이건、그것을 위한 의식……。」

시야가、다이아 선배의 녹색 눈동자로 채워진다
어느새、내 허리에도 팔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이번에야 말로、하는 거야?
ㄴ、나……
눈을、감는다.

「읏」

뭐、뭐지?손가락을 입가에 맞춘 것 같은……。
다이아 선배가、속삭인다

「역시、여긴、당신의 진짜 권속이 됐을 때를 위해、남겨 둘게요」
「권속?」
「그렇습니다……。언젠가、당신과 함께 어둠속에 떨어질 때、당신의 진정한 권속으로 함께 지옥을 걷게 되면、이어서 하죠……。」

나는 눈을 뜨고、자그마한、허세를

「……좋은 각오네. 당신은 반드시、이 요하네의 포로가 될거야. 왜냐면、너 또한、요하네의 마력에 빠져있으니까……。」
「후후……。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서로의 눈동자가、빨강과 초록으로 물든다
그렇게、영원같기도、순간같기도 한 시간이 지나갔다
갑자기、다이아 선배가 입을 연다

「그럼、오늘은 이정도로 연회를 마치죠. 배웅해드릴게요」
「에?……어、그렇네」

다이아 선배의 분위기가 평상시로 돌아오고、멈췄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허리엔 다이아 선배의 팔이 감겨 있는 그대로、다이아 선배가 일어나는데 끌려、나도 일어섰다
가、가까워

「읏!」

아주 잠깐、다이아 선배에게 안겨진다

「또、와주세요」
「……응」

그 후、돌아갈 준비를 마친 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이끌려、현관으로 돌아왔다
나무의 냄새가、왠지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도、고、고마워. 다이아 선배.」
「네. 앞으로도、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응!그럼!」

아쉬움을 억누르고、나는 다이아 선배의 집을 나선다

 철컥

요시코 씨의 배웅을 마치고、문을 닫았습니다

「……」

전、빠른 걸음으로 제 방으로 돌아옵니다
방에 쭈그리고 앉아、

「~~~~~~!!!!!!」

저、저는、무슨 짓을……!
무릎베개를 해줬을 때도 그렇고
요시코 씨의 정갈한 얼굴과、뭔가를 구하는 것만 같은 눈동자를 보고있으니……。
가슴이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크게 울려서、저도 제가 모르게……。

「키、키스라니……무슨 파렴치한……。」

미움받으면……아니、전에도 요시코 씨가 안겨온 적이 있었고、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겁니다
오히려、얼빠져 있던 요시코 씨는、꼭 싫지만은 아닌 것 같은……。

「……。」

마음을 누르고、오늘을 되돌아 보죠
습자를 가르쳐 줄 때도、요시코 씨를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그 후、요시코 씨에게 무릎베개를 해줬더니、이쪽을 올려다봐서
만약、그때 루비가 오지 않았다면、저는 분명……。

 똑똑

「언니?들어가도 돼?」

「……!예、됩니다」

 철컥

문을 열고、루비가 조용히 들어온다

「요시코쨩、돌아갔어?」

그러고 보니、루비에게 말하는 걸 잊었군요
아까 전의 그것도、모르는 모양이에요

「예. 죄송합니다、루비에게도 얘기했어야 했는데」
「괜찮아. 그 정도로、요시코쨩과 있는게 즐거웠다는 거니까」
「루비도、요시코쨩과 언니가 사이 좋게 지내니까 기뻐」
「요시코 씨는、착한 아이니까요」
「근데、언니」

싱글벙글하던 루비의 표정이、약간、히죽거린다는 뉘앙스로 바뀌었습니다
언니가 아니라면 눈치 못 챌거에요

「진짜 권속이라는게、뭐야?」
「!!!!!」
「진짜 권속이되면、요시코쨩이랑 뭐하는 건데?」
「그、그건、」
「응응、루비、궁금해……。」

이제、루비의 표정은 완전히、히죽거리고 있습니다
이、이상 기어오르게 두면、언니의 위엄에 영향을 줍니다

「……루비는、계속 엿보고 있었던 건가요?」

약간 목소리를 깔고、조용히 따집니다.

「삐기!?아니야、우연히 들려서……。」
「……어디부터 들은 거죠?」
「마、마지막 쯤부터?……그리고、루비 깜짝 놀라서、방으로 돌아갔어!」
「그런가요……그러면 됐습니다」

조그맣게、루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저런 분위기의 요시코 씨는 처음이네요. 요염……이라고 해야 할까요」

평소에 타천사 모드、때의 요시코 씨는、좀 더 유치한 느낌이 있죠

「맞아맞아、루비도 보는 것만으로 두근두근……。」
「루비?」
「아、언니……그게……。」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우리 여동생은、한 눈에 보일정도로 새파랗게 질립니다.

「처음부터 전부……듣고 있긴커녕 보고 있던 것 같은데요!」
「죄、죄송합니다!!」

다다닷 하고 루비가 방을 뛰쳐 나갑니다
이렇게 간단히 걸리다니、제 동생이지만 걱정되는군요
하지만、그만큼 그 요시코 씨가 색기있었다는 거겠죠
자 그럼、불초의 여동생을 혼내볼까요

「거기!기다리세요 루비!!――」

나는、지금、막차를 타고、제일 뒷좌석에 앉아서 버스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있다
석양에 비춰지는 내 몸은、아직 흥분속에 있다.

뺨에、손을 갖다댄다

다이아 선배의 집에 가고있을 때、뭔가 있을까 기대는 했었다
하지만、설마、이런……!

다이아 선배도、나를 좋아하거나 하는 거려나……。
다이아 선배“도”라……。
역시、난 다이아 선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처음엔、응석을 받아주는 언니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그 이상의 것을 바라고 있다
Aqours에 들어가고、친구가 생기며
선배중엔、처음 조금 무서운 사람도 있었다
학생회장 같은……。
그런 내가、그 선배를 좋아하게 되다니

나란 사람은、단순하다고 할까 쉽다고 할까
하지만、계기야 어쨌든、단기간에 이렇게 가까워지면、어쩔 수 없지 않아?
두둥실 하고 들뜬 기분 속에 있는 동안、어느샌가 집에 도착해 있었다
엄마의 어서와라는 말에、대충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에 다이빙.

「……우아……。」

기억이 다시 떠올라、또 두근두근 해진다……!
우선、오늘은 이만 잘、까
엄마가 이런저런거 묻는 것도、부끄럽고

뭐가 어찌됐든
2학기가 시작되면、학교가 더 즐거워질 건 분명하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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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8671221

 

 

 



「이 공식의 사용법은――」


내 방에서、언제나 처럼 다이아 선배가 기분 좋듯이 걷고있다。


오늘은、여름 방학이 시작하고 몇 번째의 공부회 날。
오늘의 과목은、수학。


다이아 선배는、공부회 때마다 내 맞은 편에 앉지만。
기분이 좋아지면、이렇게 방안을 돌아다닌다。


「이 식은、실제로――」


다이아 선배는、수학을 가르쳐 줄 때 그 수식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함께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솔직히 학교 수업보다 기억하기 쉽고 재밌다。


「――그럼、요시코 씨。다음은 문제집을 볼까요。」

「응……。」


다이아 선배가、내 옆에 앉는다。깔끔한 정좌다。
이렇게、적당히 때를 봐 다이아 선배는 내옆에 앉는다。
옆에 앉은 다이아 선배는、그저 말없이、특별히 신경쓰이지 않게 있는다。
극력、내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배려 일까。


하지만、나는……。
다이아 선배가 내 옆으로 올 때마다、엄청난 고동과 기대감의 젖어 버린다。


왜냐면……。


「다이아 선배、다했어……。」

「보여주세요……。네、오늘의 내용은 조금 어려웠지만、잘 하셨네요。」


「후아……。」
싱긋하고 웃는 다이아 선배가、익숙한 듯 내 머리에 손을 얹는다。


내가 문제집이나 교과서의 장을 마치면、다이아 선배가 답을 봐준다。
그리고、잘 풀려있으면……쓰다듬어 준다。
틀린게 있어도、잘 설명해준 뒤、역시 쓰다듬어 준다。
……다이아 선배는、연하에게 무르다。


「……후우。」
평안에 잠시 몸을 맡기고、한숨을 내쉰다。
몇 초정도 시간을 두고、다이아 선배는 다시 말없이 정좌를 한다。
나도、묵묵히 계속 이어간다。


사실은 좀더 쓰다듬어 줬으면 하지만、공부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안되기에、암묵적으로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응?
어、이 문제 좀 어려운데。
문제 자체는、단순한 인수분해지만、계산 할 길이 안보여。


펜을 입가에 대고、고민……하는 척。
아니、고민하긴 하는데、실제로는 머리가 새하얗달까。
이런건、번뜩이는게 없으면 못 풀지……。
포기하고 다이아 선배 쪽을 본다。
다이아 선배는、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있다。


「……저기、다이아 선배。잠깐 이 문제、힌트가 필요한데……。」

「네、어느거죠?」

「그러니까、이거……。」

「보여 주세요。」


다이아 선배가 옆으로 와서、테이블에 펼쳐논 문제집을 본다。
이렇게、다이아 선배에게 힌트를 달라고 하는 것도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몇번을해도 익숙해지지 않아。


「이 문제는、여기에 주목하면――」


내 쪽에선、다이아 선배의 아름다운 검은 머리가 잘 보인다。
……가끔은、머리결 틈새로 목덜미도 보인다。
……게다가、뭔가 항상 좋은 냄새도 나고。


「――요시코 씨、제 머리에 뭔가 붙어 있나요?」

「에、아니!평소대로!예쁜 머리구나 해서!」


이런!그만 생각하고 있던게 입 밖으로!


「당연하죠。머리는 여자의 목숨。머리 손질은 숙녀의 기품이라고요?」


실언이었나 했지만、머리에는 자신이 있었는지、다이아 선배는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럼、말한대로 생각해 보세요。」

「으、응!」


힘차게 대답을 하고、다시 문제를 보지만。
……하나도 듣지를 못했다。


――그 후、다시 한번 다이아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어쩔수 없군요、라는 말을 들으며 푸는 법을 배웠다。죄송합니다。

 

―――


「그럼、요시코 씨。오늘은 이걸로 실례하겠습니다。」

「응、오늘도 고마워。」

「아뇨。다음에、또 만나죠。」


다이아 선배가、현관에서 나가려고 하자、뒤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다이아쨩!오늘도 고마웠어!이거、괜찮으면 가지고 가줄래?」

「자、잠깐 마마!달려들지 마!」


마마가、안쪽에서 나왔고。
손에는、뭔지 모를 쇼핑백이 있었다。


「이런 물건을 받을수는……。」

「항상우리 딸의 상대를 해주는 감사 표시야。받아주렴?」

「……감사합니다。그럼 다음에、다시 한번 선물을 가지고 찾아 뵙겠습니다。」

「괜찮아!앞으로도 요시코랑 사이좋게 지내주렴。다이아쨩과 만나게 된 후로、굉장히 즐거워 보이니까。」

「잠깐、마마!」

「네、또 찾아 뵙겠습니다。그럼、오늘은 이만 실례를。」

「……또 봐。」


 철컹

다이아 선배가、현관을 나갔다。
후우。
한숨을 돌리고、제멋대로인 부모에게 한마디 하려고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마마는 부엌으로 돌아가있었다。


「정말이지……。」


하지만、매일이 즐겁다는 건 사실이……려나。

 


오늘、또 다이아 선배를 만날수 있다。그렇게 생각하니、좋아하는 게임을 사러 갈때처럼 두근두근하다。
나는、완전히 다이아 선배를 따르게 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최근엔 뭔가……。

띵동-


「아、왔다!」


마마가 나오는 것 보다 빨리、나는 현관으로 달려간다。


「어서와!」

「실례하겠습니다。」


처음같은 그 어색함은、이미 없다。


「오늘도、어머님 계시죠?잠깐 인사를하고 오겠습니다。」

「응……빨리와야 돼。」

「예、기다려고 있어 주세요。」


――요시코가 최근에 열심히 공부――

――다이아쨩 덕분――

마마가、또 쓸대없는 말을 하는게 들려온다。
나는、빠른 걸음으로 방을 향한다。
역시、친구와 부모가 대화를 한다는 건 근질거리네。


「기다리게 했네요。」

「느려!」

「후훗 죄송합니다。자、시작할까요。오늘의 내용은 전에 것보다 더 어려운 거에요。」

「바라던 바야!」


―――


「오늘은、논술 문장의 독해입니다。」

「네ー。」


공부회에서 다루는 과목은 순조롭게 늘어가、이제는 5 과목 모두를 차례대로 돌고있다。
한번의 공부회에서、2 과목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논술 문장이란 것은、반드시 결론이 있습니다。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선――」


―――


「으으으……。」


논술 독해 문제 때문에 머리를 굴린다。
해당 부분을 추출하세요、라는 그거다。
이미、문제의 문장에는 다이아 선배의 조언에 따라 세세하게 표시나 선이 그어져 있다。

답이 되는 부분은、이쪽?아니면、이쪽?
수학과는、또 다른 형태로 머리를 쓰는 문제다。


「음……。」


사실、나는 언어、특히 논술 문장 문제는 그럭저럭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챈 다이아 선배가、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가져온 것이다。


「……이쪽!」


끄적끄적。
답을 작성。


「다이아 선배、다했어!」

「네。……전부 정답입니다。굉장하네요。……하지만、지금 건、감으로 찍은거 아닌가요?」

「기、기분탓 아니야?」

「……뭐、됐습니다。」


조、조금 감에 의지했지만、풀었으니까 문제없어!
그리고、언제나처럼……。


「……하으……。」


이렇게、다이아 선배의 온기를 느끼는게 벌써 몇 번째인 걸까。
평안함과、조금의 수줍음、쓰다듬어갈 때마다 치유되는 마음。
그 모든게、처음 쓰다듬어 달라고 했을때의 신선함을 생각나게 한다。
마치、마약과 같다。

이 따뜻함을 느끼는 것이、행복했을 것인데。
그것을 계기로、이렇게 공부회를 하게 된건데。
하지만……。
나、왜 이러는 걸까……。
뭔지……。
쓰다주는 것 만으로는、부족해……。

이건……。

――좀 더、다이아 선배와 닿고 싶어……?


「……읏!」

「왜 그러시죠?」

「아、아니!아무것도 아냐。계속할게。」


아、아으으……。이 기분은、뭐야……。


―――


「――자、슬슬 휴식을 갖죠。」

「……응。」

「오늘도、간식을 가져 왔습니다。」

「……。」

「무슨일 있으신가요?오늘은、컨디션이 나쁜 건가요?멍-하니 있는게 늘어난 기분이。」

「다이아 선배……。」

「네……?」


다이아 선배는、내 상태가 이상한 것과、갑자기 이름을 불린 것에 멀뚱해져 있다。


「저、저기……。」

「예。」

「무릎 베개、해줘……。」

「무릎 베개、요?」

눈을 크게 뜨고、놀라는 다이아 선배。

「……。」

「아、안돼……?」

「……정말이지、어쩔수 없는 사람이네요。……자、이리와요。」

톡톡
다이아 선배가、정좌한 무릎을 두드린다。
그건、와도 좋다、라는 신호。


「……읏」


나는、심장이 튀어 나오려는 걸 억제하며、천천히 다이아 선배의 무릎위에。


「……후우……。」
허벅지 위에 머리를 올리고、한번 깊은 숨을 토해낸다。
ㄴ、나、지금 다이아 선배가 무릎 베개해주고 있는거네……。
사랑하는 언니에게 몸을 맡기는 것만 같은 기분이、나를 감싼다。

그러자、다이아 선배의 손이、머리에 닿았다。
평소 때보다 더 부드럽게、하지만 분명한 감각으로、나를 쓰다듬어 준다。
이거……버릇들것 같아……。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데、기분이 좋아서。
이대로、잠들 것……。
조금、만……。

나는、의식을 놓았다。

――다이아 선배、사랑해――

잠에드는 순간、뭔가 말한 것 같은、기분이 든다。

 


「다이아 선배、사랑해……」

「……!」


순간、호흡이 멈췄다。


「쿠우……쿠……。」

「……잠꼬대 입니까?정말이지……오늘、열심히 하셨으니까요。」


잠시、자게 둘까요。
……우연히 그 일로、공부회를 열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났군요。
귀여운 여동생이 늘어난 것 같지만、여동생과는 조금 다른。
그런 이상한 기분이……。
아까 전의 설렘과。
지금、여운을 느끼며 빨라지는 이 고동은。
……대체、뭘까요。


―――


「……쿠우……쿠……」
요시코 씨의 규칙적인 숨소리만、방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 고요한 시간에 몸을 맡기자、저도 잠깐이나마 시간을 잊어 버렸습니다。
시계를 보니、긴 바늘이 꽤 움직인 후였습니다。

간식은、다음으로 미뤄 둘까요。
슬슬、이어서 해야。


「자、슬슬 일어나 주세요。」


요시코 씨를 흔들자、조금 몸을 움찔거립니다。


「…으음…?」


저는、요시코 씨의 얼굴을 돌려、눈을 뜨게 하려고 했지만。


「다이아 선배……。」

「!?」


요시코 씨의 팔이、허리를……!?
저는、설마하던 사태에 다급해져……。


「요、요시코 씨!일어나세요……!」


안겨있는 채로、요시코 씨를 흔들었습니다。


「……으응……앗!?」

 

 

「죄、죄송합니다!!」


깨어난 나는、상황을 파악하자 마자、부끄러워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지금、필사적으로 다이아 선배에게 사과하고 있다。
야단을 맞을 것 같았지만……。


「아뇨……그저、갑자기 그런 일을 당하면、놀라니까……。」


다이아 선배는、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뺨을 물들이며、얼굴을 젖힌다。


「ㅈ、자!요시코 씨、공부회를 재개합시다!」

「으、응。」


하지만、이런 분위기와 마음으론 집중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이아 선배도、옆에 앉아서、시종일관 안절부절 했다。
딱 정좌하고 무릎위에 주먹을 쥔채、문제를 푸는 내 손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상태니까、나도 괜히 실수가 늘었다。
틀린 부분을、설명해달라는 횟수가 늘었다。

설명을 해주는 다이아 선배의 얼굴은、평소보다 붉게、느껴졌다。
아마、나도……。


―――


다이아 선배를 배웅하고、저녁을 먹을 후、방에서 오늘의 일을 되새겨 보았다。
다이아 선배와의 공부회는、즐거워。
하지만、오늘은……。
스스로도、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다。
무릎 베개를 해달라고、말해 버렸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게다가、잠꼬대였다곤 해도、다이아 선배한테 안겨 버렸어。

침대에서 뒹굴거리며、얼굴을 팔로 가린다。
나는、다이아 선배랑、어떻게 되고 싶은 거지……。

처음엔、언니가 있으면、이런 느낌일까 했는데……。

……우선、오늘있던 일은 사과하는게 좋을까……。
화내는 것 같은 느낌은 없었는데。
하지만、공부회 준비도 힘들거고。
민폐가、아니려나……。

1 시간 정도、침대위에서 괴로워 하다、나는、마음을 다지고 핸드폰을 들었다。

 


「지금 왔습니다。」

「아、언니 어서와!요시코쨩 잘있어?」

「……에、예。언제나 처럼 활기찼습니다。」

「……?언니、무슨일 있었어?」

「아무것도 아닙니다、루비。방으로 갈게요。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쓰담쓰담。

「으유……。」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가볍게 끌어 안고 머리를 잠시 쓰다듬고、저는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루비라면、이렇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데……。

침대에 걸터앉아、오늘있던 일을 떠올립니다。
자각은 있었지만、요시코 씨는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저를 따라주는 것 같아요。
게다가、오늘은……。


『다이아 선배、사랑해』


그 때의 광경이 뇌리에 스쳐、고동이 빨라져 가슴에、손을。
안겼을 때의 감각이、떠오릅니다。
……저도、자각하는 것 이상으로、요시코 씨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띠링


「……응?」


핸드폰에 메시지가 도착한 것 같군요。

보낸분은……。


요하네『다이아 선배。오늘도 고마웠어。그리고、이래저래 미안해。』


요시코 씨였습니다。
그러고 보니、최근 자기 자신을「요하네」라고 말하지 않는 것 같군요。
이렇게、SNS의 계정 같은건 여전히「요하네」지만요。

요시코 씨는、오늘 일을 신경쓰는 것 같네요。
뭐라고 보내야、좋을까요……。
역시、본심을 내는 것이 제일 좋은、거 겠죠。

다이아『아뇨、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그리고、오늘 일은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

「말아주세요」라는 건、조금 차가운 느낌이 드네요……。

다이아『아뇨、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그리고、오늘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걸로 보내죠。

띠링


요하네『정말?』

다이아『네。그리고……。』

다이아『저도、싫은 건、아니였습니다。』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고、요시코 씨의 답신을 기다립니다。
본심을 말한다는건、긴장 되는 거네요……。
문자로 보내니까、특히 더……。

「……후우。」

빠르게 뛰는 심장을 억제하고、다시 한 번 심호흡。

띠링


요하네『그런 거라면、됐지만……。』

요하네『저……공부회 말이야、민폐 아니야?』

요하네『준비라던가、이래저래 힘든게……』


저를 걱정해주고 있으신 것 같네요。
딱히 신경쓸 필요는 없으신데。
조금 강하게 부정해보죠。


다이아『완전 괜찮습니다。저는、학생회장이라고요?』

다이아『아니면、공부회가 싫어지신 건가요?』


조금、심술을 부린 거려나요。

띠링


요하네『전혀!』

요하네『계속하고 싶어!』


이번엔、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솔직히、그만하자는 말이 돌아오면 어쩌나 했는데。

근데、이 이상으로 불필요한 생각은 시키고 싶지 않군요。
요시코 씨는、남을 신경써주는 착한 아이니까、말 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다이아『좋은 대답입니다。』

다이아『그래서、요시코 씨。』

다이아『다음 공부회는、저희 집에서 하지 않겠습니까?』

요하네『에、다이아 선배네 집에서?』

다이아『네。기분전환 삼아、라는 걸로。안 될까요?』

요하네『나야말로、가도 괜찮아?』

다이아『부디 와주세요。』

요하네『응!갈게!』

다이아『그럼、다음 공부회는 저희 집이란 걸로。장소는 아시죠?』

요하네『괜찮아。』

다이아『알겠습니다。기대하고 있을게요。』

요하네『응!고마워!』


요시코 씨의 답변을 보고、저는 핸드폰을 닫습니다。
……불러 버렸네요。
뭐、뭐어 기분 전환이고。
근데、이걸로 싫지않다、라는 것이 전해 졌으면 좋겠는데。
이런 식으로 친구를 집으로 부르는 건、왠지 오랬만이란 기분이 드네요。
딱히 노는 건 아니지만요。

그럼、당일의 스케줄을 정리할까요。
모처럼、쿠로사와 가의 오는거니까요。
평소라면、하기 힘든 걸――


요하네『응!고마워!』


답장을 보내고、침대에 엎드린다。
……에?어쩌다 이런 일이?
다이아 선배네 집에、가는거야?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아니아니、공부하러 가는 것 뿐이고!
다이아 선배는、지금까지 계속 우리집에 오기도 했고!?
그게 반대로 될 뿐이고!

아아아아아아아아~~~~~~!!!

침대 위를、데굴 데굴 데굴 데굴。

문득、구르는 것을 멈추고、천장을 본다。
거친 호흡과、들뜬 기분 속에서、나는。


「……다이아、언니……。」


그런 말을、중얼거리고 있었다。


「……읏!~~~~~~~!!」


데굴데굴데굴。

깨닫고 나니、부끄러워졌다。

……다이아 선배네 집에 간다고、아까 그렇게까지 버둥댔으면서。
한편으론、이런 걸 중얼 거리다니。

나、정말 어떻게 돼버린 걸까……。
나는 다이아 선배의 여동생이고 싶은 걸까、아니면……。

그래도、한가지 확신 할 수 있는 건。

――이 마음에 퍼지는、기쁘다、라는 기분。

 

다음엔、어떤 즐거운 일이 있을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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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8567198

 

 

 



오늘은 일요일。연습도 쉬니까、나는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휴일을 만끽할……예정이었다。


「실례하겠습니다。」

「네、넵。편하게。」

「후후……그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따、딱히 긴장 같은 거 안 했어。자、여기가 내 방이야。」

「아、가족분들은……。」

「오늘은 일 때문에 없으니까、신경 안 써도 괜찮아。」

「그렇습니까……。」


설마、그 학생회장이 우리 집에 오는 날이 오다니……。
사건은、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럼、화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나눠 드릴게요。』


――시끌시끌。


우와……。
괜찮을까!
어떠려나。
그러면서,너항상점수좋잖아!


――시끌시끌。


시험 점수가 나왔단 말에、반 전체가 시끌벅적 해진다。
그와 함께、내 마음도 술렁거리기 시작한다。등골에、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이번엔、아이돌이나 방송으로、조금 공부 이외의 것에 시간을 허비했다。
그래도、시험 전 벼락치기로 대부분의 과목은 어떻게든 넘겼다。
하지만、화학만은 별개였다。
암기와 식이 정당히 섞여서、커버를 못했다。
시험지를 받았을 때의 든 생각은、분명하게 망했단 것이었다。


『다음、출석번호――』


시험지는 출석 번호 순으로 나눠준다。나는、조금 뒤다。
시간이 지날수록、다른 애들의 반응이 보여서、마음이 불편하다。


『――쿠니키다 하나마루 양。』

『ㄴ、네!』


즈라마루의 차례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선생님의 앞까지 걸어가는 즈라마루。
저곳에 받으러 가지 전까진、진짜 별별 생각이 다들지。


시험지를 받은 즈라마루는、딱 보기에도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까지、한숨이 들려오는 듯하다。
즈라마루 녀석、나쁘지 않은 결과구만。


『쿠로사와 루비 양。』

『넵!』


이번엔 루비다。
긴장해서 평소보다 목소리가 커져있어……。
루비에겐 다이아 선배가 있고、걱정은 없겠지。
……봐、시험지를 보고、조금 미소를 짓고 있잖아。
으으……리틀데몬이 주인보다 좋은 점수를 받으면 안 되는데……。


친한 애들의 나쁘지 않은(아마)결과를 보니、드디어 불안감이 최고조의 이른다。
이대로면、나 혼자 낙제점、같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쿵쿵거리는 심장을 억제하며、나는 책상 위로 쓰러진다。


그리고……


『――츠시마 요시코 양。』


결국、오고 말았다。


『……네。』


진정해 나……。각오를 다지자……!


침착한 척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선생님 앞까지 걸어간다。
나는 타천사 요하네……!
하계의 학업 따위에 진지해질 이……이유는 없다고!


『자。츠시마 양。』


이름 옆에 적힌 점수에 조심스럽게 눈을 돌린다。


괜찮아、괜찮을게 당연……


『――!?』


―――


다이아 선배를 방에 안내하면서、시험 점수 받을 때를 떠올려 본다。
확실히、나는 내 점수를 본 순간、메두사의 눈을 바라본 것처럼 몸이 얼어붙었다。
그래도、딱히 난 바보가 아니야。
이번에만 우연히、화학이란 의외의 다크호스에게 당한 것뿐이야!


이 요하네에게 맡기면、이 정도 뒤처진 것쯤은 간단히 되돌릴 수 있는데……분명 그랬을 텐데。
전부 루비랑、즈라마루 때문이야!


―――


『하나마루쨩、오늘은 뭐 읽고 있어?』

『최근、새로운 추리 소설을 샀어유。』


생각하자。최선의 길을。


『요우쨩、그거 새로운 의상의 그림?』

『응。여름이니까、산뜻한 느낌을 이미지 해봤어。처음엔、수영복도 생각하긴 했지만。』

『수영복만 입고 라이브라、역시 다이아 선배가 말리지 않을까。』


생각해라。벗어날 방법을。


지금、부실엔 2 학년과 1학년이 섞여있다。
이제 곧、다이아 선배네 3 학년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다이아 선배는、분명 기말고사 점수를 우리에게 물어볼 것이다。
스쿨 아이돌 활동으로 학업을 소홀히 하는 건、그 진지한 다이아 선배가 용서할리가 없다。


『루비쨩은、또 아이돌 잡지를 보는 거구먼유?』

『응、루비도 얼마 전에 샀어。』

『마루도 봐도 돼유?』

『응、같이 보자!』


다행히、아직 기말고사 얘기는 나오지 않았고、내 점수는 아무도 모른다。
이대로、숨긴 채로 간다면。
다이아 선배도 설마 틀린 것까지 고쳐주려 하진 않을 것이다。
시험 얘기가 화제가 되어도、태연하게 있으면 들킬 걱정은 없다。
그러면、어떻게 속일 거냐인데……。


『아!루비쨩 하나마루쨩 잡지 보는 거야?치카도 봐도 돼-?』

『네、치카 선배도 부디。』

『나도 의상을 참고하고 싶어서 그런데、봐도 괜찮겠습니까?』

『예、다같이 봐요。리코 선배도 어떤가요?』


시험 얘기가 나오면、아마 가장 표적이 되는 건 치카 선배겠지。
이제 와서 말하기도 그렇지만、가장 위험할 것 같은 인상이니까。
그 흐름으로、요우 선배와 리리에게 이어지고。……아마、이 두 사람이면 괜찮겠지。요우 선배는 빈틈 없을 것 같고、리리도 성실하니까。


카난 선배와 마리 선배는 이미 다이아 선배와 시험 얘기를 했을 거야。
치카 선배 즈음이 카난 선배 얘기를 하겠지만、그렇게까지 화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코쨩도――』


그렇다면、남은 건 우리 1 학년。
시험 점수 받을 때를 생각하면、즈라마루와 루비는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야。
뭐、좋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요시코쨔――』


그래도、조금 안 좋지만 괜찮아、같이 가볍게 흘릴게 분명해。
그러면、여기선 나도 그 흐름을 타서……。


『어ー이、요ー시코ー!』

『……뭐、뭐야!?갑자기 귀에 대고 큰소리치지마!』

『그건 요시코쨩이 전혀 반응이 없어서 그렇잖아。같이 잡지 보자고 아까부터 말하고 있는데。』

『욧쨩、왜 그래?무슨 고민이라도?』

『그、그래!리틀데몬을 더 늘리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다이아 선배를 어떻게 돌파할까 너무 고민한 나머지、주변을 신경 쓰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니、루비와 잡지를 2 학년과 즈라마루가 둘러싸고 있었다。


『아、요시코쨩 혹시 시험 점수 생각하고 있던거 아니야?』


동요한 가슴을 진정시키려 하는 순간、치카 선배가 히죽히죽 거리며 결정타를 날린다。
이럴 때만 왜 이 선배는 눈치가 빠른 건데!
어떻게든 얼버무려야……!
하지만、갑작스럽게 카운터를 먹은 머리에선 그런게 가능할리 없었다。


『그、그그그그그럴리 없잖아!』

『괜찮아ー!치카도 그렇게 잘보진 못했거든!혼나도 같이 혼나、요시코쨩!』

『그러니까 아니래도……』


넘길 말을 필사적으로 생각하려고 한순간、


『――왜들 이렇게 시끌벅적 한 거죠 ?』


때는、오고 말았다。최악의 타이밍에。


――그 후、화제가 되는 그 흐름을 막을 순 없었다。
나는、피로 물든 저주받은 자신의 점수를 만천하에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개다가、「혼나도 같이 혼나」라고 말하던 우리들의 리더에겐 아슬아슬하게 낙제점을 턱걸이로 벗어났다는 배신까지 당했다。
……혼나긴 혼났지만。


여하튼、격양된 학생회장과의 공부회가、그 자리에서 일정을 포함 모든게 결정된 것이었다……。

 


「정말이지……나는 혼자서도 괜찮은데……」

「뭘 그렇게 중얼거리 싶니까?」

「아、아무것도 아니야!자、여기가 내 방。들어와。」

「여기가 요시코 씨의 방이군요。……제법、깔끔하게 돼있네요。」

「왜?더 어질러져 있을 것 같았어?」

「아、아뇨……그저、더 무시무시한게 있을 줄 알아서……。」

「무시무시라니 뭐야!」

「죄、죄송합니다。」

「딱히 사과할 건 없어……。」


대하기 어렵네……。
여유 없어 보이고、다이아 선배도 긴장하고 있잖아。
남의 집이라 그런가、평소보다 조신하다。
학교라면、지금 같은 대화는 일상다반사인데。
나도、친구를 방에 불러들이는 이벤트는 별로 없어서 인가、역시 안절부절하다。자연스레、다이아 선배의 눈치를 보게 된다。


짐을 두자、다이아 선배는 얼굴을 다잡고、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연습 중 엄격해질 때와、같은 표정。
……위험해。


「자、시작합시다!요시코 씨!」

「그래!우선은 이 게임부터」

「요시코 씨……?」

「ㄴ、네……。」


방 한가운데 테이블을 꺼내고、나는 얌전히 노트와 교과서를 펼쳤다。
다이아 씨는、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다。


「우선、저번 시험지를 보니、요시코 씨는 기초가 돼있지 않습니다。그럼에도、임시방편으로 암기하려고 한 흔적이 잔뜩 있군요。」

「말씀하신 대롭니다……。」


완정히 적중해서、찍소리도 안 나온다。


「우선、기본적인 항목의 암기법을 복습하죠。」

「잘 부탁드립니다……。」


―――


그렇게、다이아 선배의 암기 강좌가 시작됐다。
다이아 선배와 함께 암기법을 복창하거나、다이아 선배에게 요령을 배우거나。


고분고분하게 수업을 듣고 있으니、다이아 선배도 기분이 좋아졌는지、갑자기 일어서서 걷고。
테이블 맞은편에서、손을 뒷짐을 진다거나、손가락을 입가에 갖다 대며 왔다 갔다。


「그럼、다음은――」


그런 다이아 선배의 모습이 왠지 귀여워서、복창하며 바라보고 있던 나는、눈치 채고 말았다。
지금、나는 정좌를 하고 있다。그대로 똑바로 앞을 보면、내 눈높이에 마침 다이아 선배의 스커트가 지나간다。


「이 화학식의 암기법은――」


스커트에 눈이 간다면、당연히 허벅지에도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스커트에、하얗고 투명하면서도 건강한 살집의 다리。
이건……꽤나……。


연습 중에는 교복보다 짧은 스커트긴 하지만、타이즈를 입고 있기 때문에、그렇게까지 보이진 않는다。
그 다이아 선배의 평소 숨겨진 부분이、슬쩍슬쩍 하고 아른거린다。
게다가、지금은 여기에 나밖에 없다。


나만이、이 광경을 보고 있다。


뭐랄까 이、배덕감……!!


「요시코 씨!!」

「히、힉!」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리자、눈앞에 테이블 너머로 몸을 내민 다이아 선배의 얼굴이 보였다。
미간을 찌푸리고、도끼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화난 얼굴도 예쁘네……아니、이게 아니지!


「요시코 씨、제대로 제 얘기를 듣고 있나요?」

「드、듣고 있어!」

「그럼、아까 제가 말한 물질의 이름을 말해보세요。」

「그、그러니까……다、다이아몬드?」

「……。」

「아、아하하……。」


「요시코 씨이!!!」

「자、잘못했어요~~~~~~~!」


―――


「정말이지……。좀 더 집중해 주세요。이건 요시코 씨를 위해서 하는 거라고요?」

「죄송합니다……。」


이번만큼은 내가 나빴다。고개를 숙이고、얌전하게 잔소리를 듣고 있으니、다이아 선배는 한숨을 내쉬곤、조용해졌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자、화가 풀렸는지 입가에 미소를 띤 다이아 선배가 있었다。


「뭐、좋습니다。슬슬 계산식의 해법으로 들어가죠。」

「네ー에……잠깐、다이아 선배 왜 옆으로 오시는 건가요?」

「요시코 씨가 성실히 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섭니다。」


다이아 선배는、정좌하고 있는 내 바로 왼쪽의 똑같이 정좌했다。
다리와 다리 사이에 미묘하게 거리가 있지만、꽤나 진정이 안된다。


「저기、다이아 선배……엄청 신경 쓰이는데요……。」

「참으세요。」

「우으……。」

「그럼、계산식의 강의를 시작하죠。」

「……네ー에。」

「알겠습니까?화학의 계산식은――」


―――


다이아 선배가 말하는 데로、술술 풀어간다。
화학도、요령을 알면 별거 없네。

「다이아 선배、이런 느낌?」

「……그렇습니다。아주 잘했어요。」

「당연하지!나는 인간을 초월한 타쳔ㅆ!?」


쓰담쓰담。
타천사가 되려는 순간、내 머리는 부드러운 감촉에 휩싸인다。
하지만、놀라서 이상한 소리를 내버린 것과 동시에、그 따스함이 떠나갔다。


「아、죄송합니다!루비에게 하는 버릇 때문에、그만……。」

「따、딱히 상관없는데……。놀라게 하지 말라구。」

「실례했습니다。」


부끄러움을 감추듯、나는 다음 문제로 눈을 돌렸다。
심장 고동이 멈추지 않는다。
……머리를 쓰다듬 받다니、얼마 만일까。
한 순간 느낀、「언니」의 따스함。
또 한번 정답을 맞히면、다시 느낄 수 있을까?


「……읏」


또 한번、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더 부끄러워진、나는 더욱 문제에 집중한다。


―――


「……어때?」

「……좋습니다。그렇게요。」

「으、응……。」


아까보다 조금 더 어려워진 문제를 풀고서、다시 다이아 선배에게 보여준다。
정답이란 걸 알곤 안심하면서、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살짝 시선을 보내본다。
눈이 맞자、나는 바로 시선을 돌린다。
아마、다이아 선배도。


「……읏!」

「왜、왜 그러시죠?」

「아、아니、아무것도 아냐。다음 문제 풀게。」

「예……。」


그저 묵묵하게、나는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잘못 쓰는 게 늘어난 것 같지만、분명 기분 탓이다。
그래도 나는、전보다 약간 빠르게、문제를 풀어 냈다。


「……다 했어。」

「보여 주세요……예、요령이 좋군요。」

「응。」


그때。
다이아 선배의 오른손이、위로 올라갈 뻔한 걸、나는 놓치지 않았다。


「……괜찮아。」

「에?」

「그、그러니까!쓰다듬고 싶으면 쓰다듬어도 괜찮다는 거야!」


「……후훗 고맙습니다。」


다이아 선배의 손이、내 머리에 닿는다。
처음보다 더、손놀림이 부드럽다。


「감사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다니、이상한 기분이네요。」

「나、난 다이아 선배다 쓰다듬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예、굉장히 쓰다듬고 싶은 머리를 하고 계십니다。」

「그게 무슨 머리야……」


다이아 선배의 손이 나를 어루만질 때마다、마음이 채워져 가는、그런 느낌。
이 온화한 시간에 몸을 맡기고 싶어져、나는 눈을 감았다。
……루비가、조금 부러워。
나도 언니가 있었으면、어땠을까……。


슥하고 손이 떨어진다。


「아……」


아쉬움을 느끼며、나는 눈을 뜬다。


「자、요시코 씨。계속하죠。」

「응……。」


그런 나의 모습이、상당히 안쓰러워 보였는지。
다이아 선배가 말했다。


「또 정답을 맞히시면、네?」

「……!응!」


문제를 푸는 속도가 빨라진 건、말할 것도 없다。

 


「슬슬、휴식을 취할까요。」

「지쳤다아……。」


단숨에 집중력이 빠져、그대로 공책에 쓰러진다。


바스락바스락。
어디선가、비닐봉지를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이아 선배인가。다이아 선배 밖에 없으니 당연하겠지。


「요시코 씨。」

「왜?다이아 선배。요하네는 지금、어둠의 몸을 맡기고 잠시 휴식을……」


고개를 들어、다이아 선배를 바라보니、그곳엔……。


「자요、간식인 푸딩입니다。제가 추천드리는 거예요。」


만면의 미소로、나랑、자기 분의 푸딩을 꺼내는 다이아 선배가 있었다。


「푸딩?정말……?」

「사양하지 마세요。노력한 요시코 씨에 대한、사소한 상입니다。」

「이거、딸기 푸딩?」

「예、전 녹차 푸딩입니다。」


상이라면 충분히 받은 것 같은데……。


「고마워。」

「천만에요。그럼、」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요~。」


다이아 선배가 수저로 푸딩을 떠、입에 넣는다。
정말 맛있게 먹네。
무심코、손이 멈추고 만다。
다이아 선배 미인이니까 cm 같은 거에 나오면 절대로 잘 팔릴 거야。


근데、푸딩을 먹는 다이아 선배……귀여워……。


평소엔 그렇게나 요조숙녀 분위기를 내뿜으면서、좋아하는 음식은 푸딩이라니 진짜 치사해。


「왜 그러시죠?안 드시나요?」

「아、아아!먹을 거야 다이아 선배가 너무 귀여워서……그게……아……。」

「귀、귀엽!?갑자기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아아!지금은、그……다이아 선배가 나쁜 거야!그렇게 행복하게 푸딩을 먹으니까!다이아 선배가 푸딩을 먹는게 귀여워 보이는게 당연하잖아!?」

「제、제가 지금 왜 혼나는 거죠……?」

「몰라!」


부끄러움을 감추며 딸기 푸딩을 한입 크게 먹는다。
……새콤달콤해。


―――


「다이아 선배는、굉장하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니……다이아 선배는、우리들이랑 같은 활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가정교육도 있다고 루비에게 들었는데。그러면서도、공부까지 가르쳐주고、대단하구나 해서。」


다시 생각해 보니、정말 굉장한 것 같아。
사람에게 가르치기 위해선、상대보다 3 배 정도 더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건 유명하다。
어떤 문제를 이해하고、그걸 단순히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그것을 확실히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은、그만큼 깊은 이해가 필요하는 것。
오늘의 다이아 선배를 보고、그저 교과서 대로 가르치는게 아니라、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가르친 다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각종 가정교육을 배우며、그 정도의 학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대체 언제 자는지 묻고 싶어진다。


「딱히、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가정교육은 줄 곳 예전부터 해오던 거고。」


게다가、그건 그렇게 대단한게 아니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역시、다이아 선배는 굉장해。」

「정말、칭찬해도 아무것도 안나온다고요?」


그렇게 말하며、다이아 선배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자、슬슬 시작할까요。」

「에ー、요하네는 좀 더 다이아 선배랑 이야기하고 싶은데。」

「또 다음에、느긋하게 이야기해드릴테니。오늘은 공부를 하는 겁니다。」

「네ー에……다이아 선배는 돌대가리。」

「뭐요?」

「아、아무 말도 안 했어!」


공부회의 후반전은 해가 질 때까지 이어졌다。

 


「오늘은、늦게까지 고마워。」

「아뇨、이것도 학생회장의 임무입니다。」


완전히 해도 떨어졌고、지금、멘션 앞에서 다이아 선배를 배웅하고 있다。


「벌써 이런 시간이 됐는데、괜찮은 거야?」

「걱정 마세요。마중을 불렀습니다。」

「역시 어선 선주의 집……。」


이미 막차 시간은 오래전에 지났고 설마 하던 숙박이 되나 했지만、그런 일은 없었다。


「……요시코 씨、오늘부턴 제대로 해주세요。」

「에?」

「오늘 하루 종일 보면서 알았습니다。요시코 씨는、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건……。」

「아뇨、이해도 빠르셨고。평소에 수업을 어느 정도 듣지 않았다면 더 고생했겠죠。」

「하지만 시험은……。」

「네、그러니까 앞으론 주의해주세요。노는 것도 좋지만、귀가하면 반드시 조금이라도 복습 할 것。1 시간하는 것으로도、꽤 달라진다고요。」

「으、응……。」

「그러면、이제 낙제점 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아……。」


그럼、이제 다이아 선배랑 공부회 못하는 거야……?


――뭘까、이 기분。
――이、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


나、공부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데……?


「요시코 씨……?」


고개 숙인 내게、걱정을 하며 다이아 선배가 말을 건다。
나는……。


「다이아 선배……그……。」

「왜 그러시죠?」

「그게……。」

「또 다음엔……가르쳐 줘……공부……。안 그러면……。」
「나、타천사니까……내버려 두면……복습 같은 거……안 할지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보니、다이아 선배가 멍하게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역시、민폐였던 걸까……。


으으、왜 그런 말을……。


굉장한 후회가 솟구쳐 오를 때쯤、다이아 선배가 훗하고 웃었다。


「……예、좋습니다。」

「……정말!?」

「확실히、요시코 씨만으론 불안하죠。당분간은 제가 감시하겠습니다。」


다시 함께 공부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뺨이 느슨해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용기 내서 다행이다……!


「다만。」


검지를 세우며、다이아 선배는 말을 이어갔다。


「아주 힘들 겁니다。제가 가르치는 만큼、노리는 건 학년 톱이니까요。」

「에에!?」

「당연하죠。그 대신、」


머리 위에、그 따스함。


「힘내시면 제대로、상을 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쓰다듬는 다이아 선배의 손은、오늘 중 제일、따스하게 느껴졌다。


오늘 마지막 상에 황홀한 기분에 졌어 있자、도로 쪽에서、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마중이 온 것 같네요。그럼 요시코 씨、실례하겠습니다。」

「응……또 보자。」

「예、또 다음 기회에。」


마중 온 차로 걸어가는 다이아 씨의 뒷모습 배웅한다。


――외로움은 더 이상 없었다。


이제부턴、공부도 즐거워 질지 몰라。
“다음 기회”에 더、칭찬받을 수 있도록。
좀 더、힘내볼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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