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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연습도 쉬니까、나는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휴일을 만끽할……예정이었다。


「실례하겠습니다。」

「네、넵。편하게。」

「후후……그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따、딱히 긴장 같은 거 안 했어。자、여기가 내 방이야。」

「아、가족분들은……。」

「오늘은 일 때문에 없으니까、신경 안 써도 괜찮아。」

「그렇습니까……。」


설마、그 학생회장이 우리 집에 오는 날이 오다니……。
사건은、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럼、화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나눠 드릴게요。』


――시끌시끌。


우와……。
괜찮을까!
어떠려나。
그러면서,너항상점수좋잖아!


――시끌시끌。


시험 점수가 나왔단 말에、반 전체가 시끌벅적 해진다。
그와 함께、내 마음도 술렁거리기 시작한다。등골에、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이번엔、아이돌이나 방송으로、조금 공부 이외의 것에 시간을 허비했다。
그래도、시험 전 벼락치기로 대부분의 과목은 어떻게든 넘겼다。
하지만、화학만은 별개였다。
암기와 식이 정당히 섞여서、커버를 못했다。
시험지를 받았을 때의 든 생각은、분명하게 망했단 것이었다。


『다음、출석번호――』


시험지는 출석 번호 순으로 나눠준다。나는、조금 뒤다。
시간이 지날수록、다른 애들의 반응이 보여서、마음이 불편하다。


『――쿠니키다 하나마루 양。』

『ㄴ、네!』


즈라마루의 차례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선생님의 앞까지 걸어가는 즈라마루。
저곳에 받으러 가지 전까진、진짜 별별 생각이 다들지。


시험지를 받은 즈라마루는、딱 보기에도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까지、한숨이 들려오는 듯하다。
즈라마루 녀석、나쁘지 않은 결과구만。


『쿠로사와 루비 양。』

『넵!』


이번엔 루비다。
긴장해서 평소보다 목소리가 커져있어……。
루비에겐 다이아 선배가 있고、걱정은 없겠지。
……봐、시험지를 보고、조금 미소를 짓고 있잖아。
으으……리틀데몬이 주인보다 좋은 점수를 받으면 안 되는데……。


친한 애들의 나쁘지 않은(아마)결과를 보니、드디어 불안감이 최고조의 이른다。
이대로면、나 혼자 낙제점、같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쿵쿵거리는 심장을 억제하며、나는 책상 위로 쓰러진다。


그리고……


『――츠시마 요시코 양。』


결국、오고 말았다。


『……네。』


진정해 나……。각오를 다지자……!


침착한 척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선생님 앞까지 걸어간다。
나는 타천사 요하네……!
하계의 학업 따위에 진지해질 이……이유는 없다고!


『자。츠시마 양。』


이름 옆에 적힌 점수에 조심스럽게 눈을 돌린다。


괜찮아、괜찮을게 당연……


『――!?』


―――


다이아 선배를 방에 안내하면서、시험 점수 받을 때를 떠올려 본다。
확실히、나는 내 점수를 본 순간、메두사의 눈을 바라본 것처럼 몸이 얼어붙었다。
그래도、딱히 난 바보가 아니야。
이번에만 우연히、화학이란 의외의 다크호스에게 당한 것뿐이야!


이 요하네에게 맡기면、이 정도 뒤처진 것쯤은 간단히 되돌릴 수 있는데……분명 그랬을 텐데。
전부 루비랑、즈라마루 때문이야!


―――


『하나마루쨩、오늘은 뭐 읽고 있어?』

『최근、새로운 추리 소설을 샀어유。』


생각하자。최선의 길을。


『요우쨩、그거 새로운 의상의 그림?』

『응。여름이니까、산뜻한 느낌을 이미지 해봤어。처음엔、수영복도 생각하긴 했지만。』

『수영복만 입고 라이브라、역시 다이아 선배가 말리지 않을까。』


생각해라。벗어날 방법을。


지금、부실엔 2 학년과 1학년이 섞여있다。
이제 곧、다이아 선배네 3 학년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다이아 선배는、분명 기말고사 점수를 우리에게 물어볼 것이다。
스쿨 아이돌 활동으로 학업을 소홀히 하는 건、그 진지한 다이아 선배가 용서할리가 없다。


『루비쨩은、또 아이돌 잡지를 보는 거구먼유?』

『응、루비도 얼마 전에 샀어。』

『마루도 봐도 돼유?』

『응、같이 보자!』


다행히、아직 기말고사 얘기는 나오지 않았고、내 점수는 아무도 모른다。
이대로、숨긴 채로 간다면。
다이아 선배도 설마 틀린 것까지 고쳐주려 하진 않을 것이다。
시험 얘기가 화제가 되어도、태연하게 있으면 들킬 걱정은 없다。
그러면、어떻게 속일 거냐인데……。


『아!루비쨩 하나마루쨩 잡지 보는 거야?치카도 봐도 돼-?』

『네、치카 선배도 부디。』

『나도 의상을 참고하고 싶어서 그런데、봐도 괜찮겠습니까?』

『예、다같이 봐요。리코 선배도 어떤가요?』


시험 얘기가 나오면、아마 가장 표적이 되는 건 치카 선배겠지。
이제 와서 말하기도 그렇지만、가장 위험할 것 같은 인상이니까。
그 흐름으로、요우 선배와 리리에게 이어지고。……아마、이 두 사람이면 괜찮겠지。요우 선배는 빈틈 없을 것 같고、리리도 성실하니까。


카난 선배와 마리 선배는 이미 다이아 선배와 시험 얘기를 했을 거야。
치카 선배 즈음이 카난 선배 얘기를 하겠지만、그렇게까지 화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코쨩도――』


그렇다면、남은 건 우리 1 학년。
시험 점수 받을 때를 생각하면、즈라마루와 루비는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야。
뭐、좋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요시코쨔――』


그래도、조금 안 좋지만 괜찮아、같이 가볍게 흘릴게 분명해。
그러면、여기선 나도 그 흐름을 타서……。


『어ー이、요ー시코ー!』

『……뭐、뭐야!?갑자기 귀에 대고 큰소리치지마!』

『그건 요시코쨩이 전혀 반응이 없어서 그렇잖아。같이 잡지 보자고 아까부터 말하고 있는데。』

『욧쨩、왜 그래?무슨 고민이라도?』

『그、그래!리틀데몬을 더 늘리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다이아 선배를 어떻게 돌파할까 너무 고민한 나머지、주변을 신경 쓰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니、루비와 잡지를 2 학년과 즈라마루가 둘러싸고 있었다。


『아、요시코쨩 혹시 시험 점수 생각하고 있던거 아니야?』


동요한 가슴을 진정시키려 하는 순간、치카 선배가 히죽히죽 거리며 결정타를 날린다。
이럴 때만 왜 이 선배는 눈치가 빠른 건데!
어떻게든 얼버무려야……!
하지만、갑작스럽게 카운터를 먹은 머리에선 그런게 가능할리 없었다。


『그、그그그그그럴리 없잖아!』

『괜찮아ー!치카도 그렇게 잘보진 못했거든!혼나도 같이 혼나、요시코쨩!』

『그러니까 아니래도……』


넘길 말을 필사적으로 생각하려고 한순간、


『――왜들 이렇게 시끌벅적 한 거죠 ?』


때는、오고 말았다。최악의 타이밍에。


――그 후、화제가 되는 그 흐름을 막을 순 없었다。
나는、피로 물든 저주받은 자신의 점수를 만천하에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개다가、「혼나도 같이 혼나」라고 말하던 우리들의 리더에겐 아슬아슬하게 낙제점을 턱걸이로 벗어났다는 배신까지 당했다。
……혼나긴 혼났지만。


여하튼、격양된 학생회장과의 공부회가、그 자리에서 일정을 포함 모든게 결정된 것이었다……。

 


「정말이지……나는 혼자서도 괜찮은데……」

「뭘 그렇게 중얼거리 싶니까?」

「아、아무것도 아니야!자、여기가 내 방。들어와。」

「여기가 요시코 씨의 방이군요。……제법、깔끔하게 돼있네요。」

「왜?더 어질러져 있을 것 같았어?」

「아、아뇨……그저、더 무시무시한게 있을 줄 알아서……。」

「무시무시라니 뭐야!」

「죄、죄송합니다。」

「딱히 사과할 건 없어……。」


대하기 어렵네……。
여유 없어 보이고、다이아 선배도 긴장하고 있잖아。
남의 집이라 그런가、평소보다 조신하다。
학교라면、지금 같은 대화는 일상다반사인데。
나도、친구를 방에 불러들이는 이벤트는 별로 없어서 인가、역시 안절부절하다。자연스레、다이아 선배의 눈치를 보게 된다。


짐을 두자、다이아 선배는 얼굴을 다잡고、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연습 중 엄격해질 때와、같은 표정。
……위험해。


「자、시작합시다!요시코 씨!」

「그래!우선은 이 게임부터」

「요시코 씨……?」

「ㄴ、네……。」


방 한가운데 테이블을 꺼내고、나는 얌전히 노트와 교과서를 펼쳤다。
다이아 씨는、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다。


「우선、저번 시험지를 보니、요시코 씨는 기초가 돼있지 않습니다。그럼에도、임시방편으로 암기하려고 한 흔적이 잔뜩 있군요。」

「말씀하신 대롭니다……。」


완정히 적중해서、찍소리도 안 나온다。


「우선、기본적인 항목의 암기법을 복습하죠。」

「잘 부탁드립니다……。」


―――


그렇게、다이아 선배의 암기 강좌가 시작됐다。
다이아 선배와 함께 암기법을 복창하거나、다이아 선배에게 요령을 배우거나。


고분고분하게 수업을 듣고 있으니、다이아 선배도 기분이 좋아졌는지、갑자기 일어서서 걷고。
테이블 맞은편에서、손을 뒷짐을 진다거나、손가락을 입가에 갖다 대며 왔다 갔다。


「그럼、다음은――」


그런 다이아 선배의 모습이 왠지 귀여워서、복창하며 바라보고 있던 나는、눈치 채고 말았다。
지금、나는 정좌를 하고 있다。그대로 똑바로 앞을 보면、내 눈높이에 마침 다이아 선배의 스커트가 지나간다。


「이 화학식의 암기법은――」


스커트에 눈이 간다면、당연히 허벅지에도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스커트에、하얗고 투명하면서도 건강한 살집의 다리。
이건……꽤나……。


연습 중에는 교복보다 짧은 스커트긴 하지만、타이즈를 입고 있기 때문에、그렇게까지 보이진 않는다。
그 다이아 선배의 평소 숨겨진 부분이、슬쩍슬쩍 하고 아른거린다。
게다가、지금은 여기에 나밖에 없다。


나만이、이 광경을 보고 있다。


뭐랄까 이、배덕감……!!


「요시코 씨!!」

「히、힉!」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리자、눈앞에 테이블 너머로 몸을 내민 다이아 선배의 얼굴이 보였다。
미간을 찌푸리고、도끼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화난 얼굴도 예쁘네……아니、이게 아니지!


「요시코 씨、제대로 제 얘기를 듣고 있나요?」

「드、듣고 있어!」

「그럼、아까 제가 말한 물질의 이름을 말해보세요。」

「그、그러니까……다、다이아몬드?」

「……。」

「아、아하하……。」


「요시코 씨이!!!」

「자、잘못했어요~~~~~~~!」


―――


「정말이지……。좀 더 집중해 주세요。이건 요시코 씨를 위해서 하는 거라고요?」

「죄송합니다……。」


이번만큼은 내가 나빴다。고개를 숙이고、얌전하게 잔소리를 듣고 있으니、다이아 선배는 한숨을 내쉬곤、조용해졌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자、화가 풀렸는지 입가에 미소를 띤 다이아 선배가 있었다。


「뭐、좋습니다。슬슬 계산식의 해법으로 들어가죠。」

「네ー에……잠깐、다이아 선배 왜 옆으로 오시는 건가요?」

「요시코 씨가 성실히 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섭니다。」


다이아 선배는、정좌하고 있는 내 바로 왼쪽의 똑같이 정좌했다。
다리와 다리 사이에 미묘하게 거리가 있지만、꽤나 진정이 안된다。


「저기、다이아 선배……엄청 신경 쓰이는데요……。」

「참으세요。」

「우으……。」

「그럼、계산식의 강의를 시작하죠。」

「……네ー에。」

「알겠습니까?화학의 계산식은――」


―――


다이아 선배가 말하는 데로、술술 풀어간다。
화학도、요령을 알면 별거 없네。

「다이아 선배、이런 느낌?」

「……그렇습니다。아주 잘했어요。」

「당연하지!나는 인간을 초월한 타쳔ㅆ!?」


쓰담쓰담。
타천사가 되려는 순간、내 머리는 부드러운 감촉에 휩싸인다。
하지만、놀라서 이상한 소리를 내버린 것과 동시에、그 따스함이 떠나갔다。


「아、죄송합니다!루비에게 하는 버릇 때문에、그만……。」

「따、딱히 상관없는데……。놀라게 하지 말라구。」

「실례했습니다。」


부끄러움을 감추듯、나는 다음 문제로 눈을 돌렸다。
심장 고동이 멈추지 않는다。
……머리를 쓰다듬 받다니、얼마 만일까。
한 순간 느낀、「언니」의 따스함。
또 한번 정답을 맞히면、다시 느낄 수 있을까?


「……읏」


또 한번、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더 부끄러워진、나는 더욱 문제에 집중한다。


―――


「……어때?」

「……좋습니다。그렇게요。」

「으、응……。」


아까보다 조금 더 어려워진 문제를 풀고서、다시 다이아 선배에게 보여준다。
정답이란 걸 알곤 안심하면서、나는 다이아 선배에게 살짝 시선을 보내본다。
눈이 맞자、나는 바로 시선을 돌린다。
아마、다이아 선배도。


「……읏!」

「왜、왜 그러시죠?」

「아、아니、아무것도 아냐。다음 문제 풀게。」

「예……。」


그저 묵묵하게、나는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잘못 쓰는 게 늘어난 것 같지만、분명 기분 탓이다。
그래도 나는、전보다 약간 빠르게、문제를 풀어 냈다。


「……다 했어。」

「보여 주세요……예、요령이 좋군요。」

「응。」


그때。
다이아 선배의 오른손이、위로 올라갈 뻔한 걸、나는 놓치지 않았다。


「……괜찮아。」

「에?」

「그、그러니까!쓰다듬고 싶으면 쓰다듬어도 괜찮다는 거야!」


「……후훗 고맙습니다。」


다이아 선배의 손이、내 머리에 닿는다。
처음보다 더、손놀림이 부드럽다。


「감사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다니、이상한 기분이네요。」

「나、난 다이아 선배다 쓰다듬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예、굉장히 쓰다듬고 싶은 머리를 하고 계십니다。」

「그게 무슨 머리야……」


다이아 선배의 손이 나를 어루만질 때마다、마음이 채워져 가는、그런 느낌。
이 온화한 시간에 몸을 맡기고 싶어져、나는 눈을 감았다。
……루비가、조금 부러워。
나도 언니가 있었으면、어땠을까……。


슥하고 손이 떨어진다。


「아……」


아쉬움을 느끼며、나는 눈을 뜬다。


「자、요시코 씨。계속하죠。」

「응……。」


그런 나의 모습이、상당히 안쓰러워 보였는지。
다이아 선배가 말했다。


「또 정답을 맞히시면、네?」

「……!응!」


문제를 푸는 속도가 빨라진 건、말할 것도 없다。

 


「슬슬、휴식을 취할까요。」

「지쳤다아……。」


단숨에 집중력이 빠져、그대로 공책에 쓰러진다。


바스락바스락。
어디선가、비닐봉지를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이아 선배인가。다이아 선배 밖에 없으니 당연하겠지。


「요시코 씨。」

「왜?다이아 선배。요하네는 지금、어둠의 몸을 맡기고 잠시 휴식을……」


고개를 들어、다이아 선배를 바라보니、그곳엔……。


「자요、간식인 푸딩입니다。제가 추천드리는 거예요。」


만면의 미소로、나랑、자기 분의 푸딩을 꺼내는 다이아 선배가 있었다。


「푸딩?정말……?」

「사양하지 마세요。노력한 요시코 씨에 대한、사소한 상입니다。」

「이거、딸기 푸딩?」

「예、전 녹차 푸딩입니다。」


상이라면 충분히 받은 것 같은데……。


「고마워。」

「천만에요。그럼、」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요~。」


다이아 선배가 수저로 푸딩을 떠、입에 넣는다。
정말 맛있게 먹네。
무심코、손이 멈추고 만다。
다이아 선배 미인이니까 cm 같은 거에 나오면 절대로 잘 팔릴 거야。


근데、푸딩을 먹는 다이아 선배……귀여워……。


평소엔 그렇게나 요조숙녀 분위기를 내뿜으면서、좋아하는 음식은 푸딩이라니 진짜 치사해。


「왜 그러시죠?안 드시나요?」

「아、아아!먹을 거야 다이아 선배가 너무 귀여워서……그게……아……。」

「귀、귀엽!?갑자기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아아!지금은、그……다이아 선배가 나쁜 거야!그렇게 행복하게 푸딩을 먹으니까!다이아 선배가 푸딩을 먹는게 귀여워 보이는게 당연하잖아!?」

「제、제가 지금 왜 혼나는 거죠……?」

「몰라!」


부끄러움을 감추며 딸기 푸딩을 한입 크게 먹는다。
……새콤달콤해。


―――


「다이아 선배는、굉장하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니……다이아 선배는、우리들이랑 같은 활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가정교육도 있다고 루비에게 들었는데。그러면서도、공부까지 가르쳐주고、대단하구나 해서。」


다시 생각해 보니、정말 굉장한 것 같아。
사람에게 가르치기 위해선、상대보다 3 배 정도 더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건 유명하다。
어떤 문제를 이해하고、그걸 단순히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그것을 확실히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은、그만큼 깊은 이해가 필요하는 것。
오늘의 다이아 선배를 보고、그저 교과서 대로 가르치는게 아니라、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가르친 다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각종 가정교육을 배우며、그 정도의 학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대체 언제 자는지 묻고 싶어진다。


「딱히、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가정교육은 줄 곳 예전부터 해오던 거고。」


게다가、그건 그렇게 대단한게 아니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역시、다이아 선배는 굉장해。」

「정말、칭찬해도 아무것도 안나온다고요?」


그렇게 말하며、다이아 선배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자、슬슬 시작할까요。」

「에ー、요하네는 좀 더 다이아 선배랑 이야기하고 싶은데。」

「또 다음에、느긋하게 이야기해드릴테니。오늘은 공부를 하는 겁니다。」

「네ー에……다이아 선배는 돌대가리。」

「뭐요?」

「아、아무 말도 안 했어!」


공부회의 후반전은 해가 질 때까지 이어졌다。

 


「오늘은、늦게까지 고마워。」

「아뇨、이것도 학생회장의 임무입니다。」


완전히 해도 떨어졌고、지금、멘션 앞에서 다이아 선배를 배웅하고 있다。


「벌써 이런 시간이 됐는데、괜찮은 거야?」

「걱정 마세요。마중을 불렀습니다。」

「역시 어선 선주의 집……。」


이미 막차 시간은 오래전에 지났고 설마 하던 숙박이 되나 했지만、그런 일은 없었다。


「……요시코 씨、오늘부턴 제대로 해주세요。」

「에?」

「오늘 하루 종일 보면서 알았습니다。요시코 씨는、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건……。」

「아뇨、이해도 빠르셨고。평소에 수업을 어느 정도 듣지 않았다면 더 고생했겠죠。」

「하지만 시험은……。」

「네、그러니까 앞으론 주의해주세요。노는 것도 좋지만、귀가하면 반드시 조금이라도 복습 할 것。1 시간하는 것으로도、꽤 달라진다고요。」

「으、응……。」

「그러면、이제 낙제점 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아……。」


그럼、이제 다이아 선배랑 공부회 못하는 거야……?


――뭘까、이 기분。
――이、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


나、공부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데……?


「요시코 씨……?」


고개 숙인 내게、걱정을 하며 다이아 선배가 말을 건다。
나는……。


「다이아 선배……그……。」

「왜 그러시죠?」

「그게……。」

「또 다음엔……가르쳐 줘……공부……。안 그러면……。」
「나、타천사니까……내버려 두면……복습 같은 거……안 할지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보니、다이아 선배가 멍하게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역시、민폐였던 걸까……。


으으、왜 그런 말을……。


굉장한 후회가 솟구쳐 오를 때쯤、다이아 선배가 훗하고 웃었다。


「……예、좋습니다。」

「……정말!?」

「확실히、요시코 씨만으론 불안하죠。당분간은 제가 감시하겠습니다。」


다시 함께 공부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뺨이 느슨해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용기 내서 다행이다……!


「다만。」


검지를 세우며、다이아 선배는 말을 이어갔다。


「아주 힘들 겁니다。제가 가르치는 만큼、노리는 건 학년 톱이니까요。」

「에에!?」

「당연하죠。그 대신、」


머리 위에、그 따스함。


「힘내시면 제대로、상을 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쓰다듬는 다이아 선배의 손은、오늘 중 제일、따스하게 느껴졌다。


오늘 마지막 상에 황홀한 기분에 졌어 있자、도로 쪽에서、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마중이 온 것 같네요。그럼 요시코 씨、실례하겠습니다。」

「응……또 보자。」

「예、또 다음 기회에。」


마중 온 차로 걸어가는 다이아 씨의 뒷모습 배웅한다。


――외로움은 더 이상 없었다。


이제부턴、공부도 즐거워 질지 몰라。
“다음 기회”에 더、칭찬받을 수 있도록。
좀 더、힘내볼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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